[증도 소금박물관을 가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소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신안 증도에 있는 소금박물관엘 가보라!
도로명 주소 - 전남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 그곳에 가면 ‘소금에 관한 모든 것’이 있습니다. 무엇~무엇이 궁금할 때 박물관에 가면 큰 도움이 되듯, 소금박물관은 소금을 이해하는 데 매우 보탬이 됩니다.
소금박물관(근대문화유산 361호)은 본래 소금창고로 쓰던 건물입니다. 1953년 태평염전을 조성할 때 이 지역 석산에서 발파한 돌로 소금창고를 지었다고 박물관은 전합니다.
소금박물관 앞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맘모스의 형상은 '소금을 찾아 이동하는 맘모스들'입니다.
고대 포유류 맘모스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금’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고대 인류도 자연스럽게 맘모스를 사냥하기 위해 쫓아다녔으니 그 길이 바로 ‘맘모스 스탭’(Mammoth Step), 소금길이었던 겁니다.
프랑스 대혁명에 불을 붙인 것도 소금. 당시 프랑스 정부는 7세 이상의 국민에게 매년 일정량 이상의 소금을 사도록 강제합니다. 그 값이 실제 시세의 10배나 되자 밀수가 성행했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폭동이 일어납니다.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벌인 간디는 1930년 영 제국의 소금세에 반대하며 인도 단디 해안염전까지 360km나 행진합니다. 미국의 독립전쟁도 '소금 독립전쟁'이었고 보면~ 인류의 역사가 소금의 역사라 할만합니다.
우리말 소금도 소(牛)나 금(金)처럼 귀한 물건, 또는 작은 금(金)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죠. 한자인 염(鹽)이 소금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뜻하듯 일찍이 소금의 용처가 커 국가가 관리했습니다.
salt(소금)의 어원은 라틴어의 sal(소금). salary(샐러리/소금으로 지급되던 급여) soldier(솔저/소금으로 급여를 받던 병사) salade(샐러드/야채에 소금을 뿌린 음식)도 소금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짤즈부르크(salzburg) 할슈타트(hallststt)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 염창(鹽倉),염리(鹽里)동도 소금과 관련해 생긴 마을 이름입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지만, 그 길은 비단길(실크로드)보다도 앞선 소금길이었던 겁니다. 소금이 고금동서에 끼친 영향이 지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금하면 천일염이나 공장에서 만드는 정제염 정도 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박물관에 소개된 소금종류를 보고는 아연~했습니다.
먼저 갯벌에서 생산되는 갯벌 천연염. 전 세계 생산량의 0.1%에 해당하는 희귀소금으로 염화나트륨 순도가 80~85%, 다른 소금에 비해 미네럴 함량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으로 육지가 되면서 생긴 암염이란 것도 있습니다. 염화나트륨 순도가 98~99%로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다고 하죠. 정제염(기계염)은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된 소금으로 해수를 전기분해해 미네랄 등을 걸러내 만든 소금(염화나트륨 순도 99% 이상)입니다. 이밖에 재제염(꽃소금=천일염 20%와 수입염 80%를 물에 녹여 만든 소금), 가공염(원료소금을 볶거나 태워서 만든 소금/구운소금이나 죽염 등)이 있습니다.
천일염이 자연의 소금이라면, 정제염은 인공적으로 만든 화학물질인 셈입니다.
소금~하면 대체로 하얀 결정체여서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재래식 굵은 소금(천연염)은 바닷물을 햇빛과 바람에 농축시켜 빚어내기 때문에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망간 유황 등 약 88가지의 천연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고혈압과 뇌졸중 중풍 등의 원인인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 반면 기계염은 99%의 염화나트륨 덩어리다. 우리나라 고혈압과 위암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기계염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박물관 소개)
다소 놀랄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소금 좀 가려 먹어야 겠네...’
잠깐의 소금박물관 탐방이 다지게 한 각오라면, 각오입니다. 매일 먹는 소금이 ‘큰 힘을 가진 작은 결정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여행길이었습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