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픽사베이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는 엄청난 강제를 낳으며 성과주체를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성과주체는 자가 발전된 강제를 자유라고 여기며 강제를 강제로 인식하는데 실패한다.
「에로스의 종말」(한병철, 2015), 31쪽

한병철 교수에 따르면 나는 범죄자이다. 청년들에게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를 자주 외치며 그들을 선동하고 그들을 오바스럽게 응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청년들이 삶에 희망을 가지고 다양한 도전을 하기 바랬다. 그 뿐이었다.

그.런.데.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는 오히려 성과주체를 파괴시킨단다. 그에 따르면 강제를 강제로 인식조차 못하게 만들어 ‘넌 해야 해’ 보다 더 큰 강제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무서운 문장이다. 그의 말에 동의하기 싫지만 마음이 동요한다. 

‘그래, 어쩌면 내가 나쁜 짓을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밀려오는 회의감을 뿌리치고 다시 생각해본다. 한병철 교수는 책 제목처럼 종말론적 접근으로 사안을 바라봤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로 결국 실패할지언정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리라 생각한다. 또한 실패를 통해 새로운 마주침이 생길 수 있으니 ‘난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매사에 도전해야하지 않을까.

단, 실패의 좌절에서 이기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야한다. 실패는 곧 ‘나락 끝’이라는 공식을 뭉개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배에 가스가 차면 민망한 방귀가 방출되듯, 아름다운 도전 중에 실패의 방귀가 피어날 수 있다.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난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매사에 도전하자. 그리고 실패의 방귀를 겸허하게 방출하자.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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