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한국일보 신년특집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 인식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76%가 자녀를 원하지 않는단다. 특히 여성은 89%가 출산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는데 결혼과 출산보다는 차라리 동거를 하고 싶다는 응답.나는 세상을 살면서 두 가지 종류의 사랑을 맛보았다. 첫 번째는 평생 나누어도 아깝지 않은 친구를 만나 ‘우정이라는 사랑’을 경험했고, 두 번째는 지금 아내를 만나 이성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경험했다. 이게 끝인 줄 알았다. 새로운 사랑의 경험이
‘작가님이세요?’‘우아, 책도 출간하셨구나!’‘인세는 얼마나 받으세요?’책을 출간한 뒤 사람들은 나를 작가라 호칭한다. 어설픈 글 솜씨로 막무가내로 출간한 책이 과연 작가를 증명하는 인증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을 출간한 건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출간 경험기를 바탕으로 작가 문턱을 조금이나마 낮추기 위해서이다. 물론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김훈 작가나 유시민 작가처럼 될 순 없지만 내가 쓴 문장이 책이 되는 과정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일주일만에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는 엄청난 강제를 낳으며 성과주체를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성과주체는 자가 발전된 강제를 자유라고 여기며 강제를 강제로 인식하는데 실패한다.「에로스의 종말」(한병철, 2015), 31쪽한병철 교수에 따르면 나는 범죄자이다. 청년들에게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를 자주 외치며 그들을 선동하고 그들을 오바스럽게 응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청년들이 삶에 희망을 가지고 다양한 도전을 하기 바랬다. 그 뿐이었다.그.런.데. ‘넌 할 수 있어’라는 구호는 오히려 성과주체를 파괴시킨단다. 그에 따르면 강제를 강제로 인식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오랜만에 보는 얼굴.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팔씨름을 이기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 그는 내 부축이 필요하다. 당뇨에 중풍이 겹쳐 다리는 절고 양쪽 뺨가죽이 말라붙었다. 얼마 전 환갑이었는데 고희는 족히 되어 보인다.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냈을 때가 있었는가 하면 연을 끊고 살아간 날도 있다. 그렇게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아버지는 골방의 나그네가 되었다.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를 회상하고 오늘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힘없는 그의 웃음에 내 심장의 맥이 풀려버렸다.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니, 함께
평일 낮에 찾아간 아파트 인근 카페.대부분 여성이고 일부 아기들이 있다. 대부분 미소를 띠고 있고 일부 이어폰을 꽂고 있는 이가 있다. 평온 그 자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여유 속에 내 몸을 맡겨버렸다. 쌓여 있는 일을 하려고 분잡스럽게 타자를 두드렸지만 이내 손가락 운동을 멈추었다.그리고 관찰, 또 관찰.알 수 없는 팝송이 흘러나온다. ‘fly away from here ♬’영어를 하기에 부족한 귀를 타고 났지만 ‘날아간다’ 는 이상적 동사(verb)는 귀에 박힌다.이곳에 있는 이들은 어디로부터 날아왔을까. 나는 앞으로 어디로 날
[청년칼럼=하늘은] 노인의학 전문의인 페리시노토Carla M. Perissinotto 박사 연구에 따르면 기혼자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이 62.5%에 이른다고 한다. 오히려 혼자 사는 사람 중에서 외롭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6.7%에 불과하단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옆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덜 외로운 것도 아니며, 혼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외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지 이제 3년. 그 시간 동안 외로울 틈이 전혀 없었다. 페리시노트 박사의 연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매순간 행복을 맛보며 살았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할 말이 많았다. 눈만 감으면 생각나는 구슬픈 멜로디. 멜로디 속 ‘과거의 나’는 생각이 많았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을 때 책이 되었고, 그 책은 몇 몇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넌 행복하니”나의 첫 책인 『어른동화(부크크, 2017)』에는 문학적 정교함은 없지만 아마추어가 전달하는 진심은 있다. 돼지편육처럼 얇은 내 소설책을 보고 누군가는 독립영화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느와르(noir) 독백 같다고 했다.불행했던 내 과거, 그리고 오늘의 아픔을 말이 아닌 글로 표현했더니 작품이 되었다. 감히 작품이
“각하의 용안에 흠집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장혁수 役 손병호)“각하, 면도를 하겠습니다” (성한모 役 송강호)영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 2014)』에서 배우 송강호는 얼떨결에 대통령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되었고 그의 눈으로 4.19 혁명, 제5공화국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볼 수 있다.나 또한 군대에서 얼떨결에 ‘깍새’가 되었는데, 소질이 없는데도 후임부터 고참까지 많은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어떤 날은 곧 전역을 앞둔 병장의 머리를 정리하다가 ‘오발탄(이범선 作)의
“파시즘은 윤리적, 법적인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다(『파시즘』, 교양인, 487쪽).”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파시즘은 첨예한 위기상황을 등장배경으로 한다. 아베는 헌법 개정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지난 선거에서 한국에 경제 보복이라는 폭력을 행사했다. ‘한국 때리기’라는 무리수를 통해 원하는 의석수를 확보하려 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 하지만 164석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 지난 선거는 아베의 승리로 점쳐지고 있다.자민당 당 규약에 따르면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고향이 부산이지만 생선을 잘 먹지 않는다. 간혹 귀한 손님을 만나는 날이면 회를 대접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입에는 육류가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서른을 훌쩍 넘겼지만 생선 가시를 잘 발라내지 못한다. 스스로 생선의 미세한 뼈를 헤치고, 부드러운 살코기를 발라먹는 일은 거의 없다. 환갑을 바라보는 어머니, 아이 둘을 키우는 아내가 생선을 발라줄 때만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나와 다르게 세 살배기 아들은 육류보다 생선을 좋아한다. 삼겹살은 먹지 않지만 ‘고등어’는 좋아하며 소고기는 등한시하지만 ‘갈치’에는 환장한
[청년칼럼=하늘은] 90년대 초, 모방송사 TV쇼를 통해서 몰래카메라(몰카)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설정된 상황에 당사자만 모르게 촬영했더니 그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감없이 볼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런 반응의 이면에는 ‘누군가를 속이는 순간’이 주는 짜릿함도 있었을 것이다.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린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몰카를 방송하고 있다.‘xxx에게 죽은 척 하는 몰카’‘사기 당했다며 500만원 빌리는 몰카’‘여자친구에게 속이 안 좋다며 방귀 몰카’‘재벌3세 흉내 내기 몰카’‘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26살.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문’했지만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나에게 총을 겨누었고 나 또한 명사수가 되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러다 어느 날 머리끝까지 답답함이 차올랐다.그래서 배가 아프다고 거짓말했다. 쉬고 싶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점심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후를 살아낼 ‘산소’가 공급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자파가 내리 쬐는 모니터 앞에 팔을 괴고 머리를 박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해야 할 일이 생각났고 혼나는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일의 악령에 갇혀 영혼
[청년칼럼=하늘은] 영화 기생충(봉준호, 2019)은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대상격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의 위대함에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박수를 보냈다. 나 또한 박수를 보태기 위해 얼마 전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관람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부자와 빈자의 일상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낸 드라마다. 빈자의 움직임, 표정, 냄새, 그리고 부자의 걸음걸이, 말투, 소품. 131분간 쏟아진 콘텐츠의 핵심은 ‘디테일’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땅의 모든 관람객들을 만족시키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던 것일까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주중에 산더미 같이 쌓인 일을 하고 주말에 등산을 하던 때가 있었다. 부서장의 취미가 등산이었고 내 특기는 충성이었다. 힘들게 산을 올라 더 힘들게 산을 내려와야 하는 ‘등산’의 의미를 전혀 모를 당시, 나는 최고급 등산화를 구매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산을 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먹지도 않는 오이를 부지런히 챙겨 다녔다.주말에 산을 타고 주중에 출근하면 책상 위 산더미 같은 일들이 희미하게 보이기 일쑤였다. 피곤을 충전하고 맞이한 월요일은 곧 금요일이 되었고 마치 일주일 내내 산을 타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청년칼럼=심규진] 평생 원망했던 아버지. 어린 시절, 좋은 기억보다는 무수한 안 좋은 기억 속에 가려진 나의 아버지. 술을 드셨고, 가정을 내팽겨 치셨고, 결국 경제적 능력까지 상실한 육신의 아버지. 이제 그는 노인의 되어 거동이 불편하다. 연(緣)을 끊고 지낸 세월이 후회될 때도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분노의 앙금이 부모-자식 간 관계의 줄기를 연하게 만든다.내 자식이 태어나고 부모의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할 때쯤, 다시 손을 내밀어 왕래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버이날을 맞이했다. 빠듯한 살림에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었다. 오히려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반짝이는 모래 빛, 낭만적인 가랑잎. 시인 김소월이 살고 싶어 했던 강변의 풍경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중에도 강변에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어쩌면 원룸만이라도 탈출하고 싶은 것이 꿈일지도 모르겠다.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고시촌 탈옥을 원하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고시촌에 도착한 뒤 그에게 한 첫 질문은 ‘숙면은 취하느냐’ 였다. 그의 답변은 ‘숙면 따위 중요치 않다’는 말로 일축됐
[청년칼럼=하늘은]“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나경원은 이 말을 뱉고 어떤 반응을 기대했던 것일까. 이내 한국당은 박수를 쳤고 민주당은 야유했다. 잠시 후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았고 나경원은 웃으며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누군가는 나경원을 향해 따봉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경원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일까.대한민국 정치사를 돌아보면 양당은 끊임없이 논쟁을 반복해왔다. 더 정확히 말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조현아 동영상’ 검색어가 연일 화두다. 이번엔 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나 또한 인기몰이에 동참했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그냥 화가 났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고함 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아이가 불쌍해서. 부모의 다툼을 목격하는 아이는 전쟁을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충격이라는데, 영상 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만 밖으로 구출하고 싶었다.조 전 부사장은 과거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하기(下機)시킨 사건(일명 ‘땅콩 회항’)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세 번째 회사에서 이상한 고용구조를 경험했다. 회사 차원에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을 했다. 그렇게 입사한 사람들은 6개월에서 2년간의 기간을 두고 일을 했다. 근무기간 동안 “잘 만 하면 정규직 시켜준다”라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 그리고 내가 퇴사할 때까지는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아직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후문에 따르면 드디어 정규직이 된 사람이 있단다. 이게 좋아해야 할 일인지. 애초부터 사람들을 왜 그렇게 채용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2
[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질적 연구란 자료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려는 연구방법이다. 그래서 통계를 통한 계량화를 지양하고 현장에 직접 들어가 관찰하고 심층면담하고 문헌을 연구한다. 박사논문을 포기한 지 오래지만 나름 질적 연구자랍시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직접 체험해보고 대화를 통해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30대 초입에 대기업을 퇴사하면서 나 같은 또라이가 있을까 의문을 품으며 ‘대기업 청년퇴사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었다. 얼마 전 우연히 검색하다가 이미 질적 연구로 잘 정리된 논문(『대기업 청년 퇴사자의 진정성과 자기계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