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문제없다지만 불편한 사이 뒷말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긴장 관계라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사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그는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 고객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건 등으로 흔들리는 우리은행을 안정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의 호흡도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업계 일각에선 권광석 내정자가 손태승 회장과 긴장 관계라고 전합니다. 근거 없는 소린 아닙니다. 손태승 회장은 권광석 내정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차기 행장으로 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이죠. 손태승 회장은 행장이 못 된 김정기 부문장을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으로 임명해 변함없는 신임을 보여줬습니다.

권광석 내정자가 우리금융을 떠난 시기도 미묘했습니다. 그는 2018년 2월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 대표를 그만두고 새마을금고로 옮겼습니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장에 오른 지 석 달도 안 된 때였죠.

한발 더 나아가 권광석 내정자와 손태승 회장이 대놓고 충돌할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에 대한 입장차 때문입니다. DLF 사태로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손태승 회장은 연임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직 바깥에 있다 돌아온 권광석 내정자는 당국과 대립할 이유가 없죠. 오히려 회장 유고 시 자기가 대신하면 된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손태승 회장만 해도 채용 비리로 전격 사임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빈자리를 메웠으니까요.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 1조9041억원을 거두고 총자산 474조3000억원을 보유한 우리금융. 이 거인이 여러 악재에 가쁜 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거인이 맞이할 결말은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내정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두 사람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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