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노조·임직원 조원태 지지 전 현대그룹 최필규 홍보상무로 판세 뒤집기 성공할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다투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가족, 노조, 임직원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사진은 조현아 전 부사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무협 소설의 대가 진융(金庸·김용)이 쓴 작품을 보면 걸작일수록 선악을 나누기 애매합니다. 선인으로 불리지만 실은 위선자인 경우가 있습니다. 악인으로 손가락질받으나 호탕한 기질을 갖춘 영웅호걸도 있죠.

진융 소설에서 선악보다 중요한 건 인심입니다. 선인이든 악인이든 진융 소설 주인공들은 친구를 아끼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내줄 줄 알며 적을 용서하는 포용력을 지녔습니다. 이 때문에 주인공에겐 사람이 모여듭니다. 사람들은 주인공을 대협으로 칭송하기도 하고 교주, 장문인, 대왕 등 지도자로 추대하기도 합니다.

인심의 중요성은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기업 경영권 분쟁을 예로 들어 보죠. 지난 몇 년 사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효성그룹 경영권 다툼이 있었습니다. 신동빈 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이겼죠. 두 사람은 임직원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신임을 기반으로 승리했습니다. 

최근 재계의 핫 이슈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도 마찬가집니다. 인심을 모은 사람이 이깁니다. 이리 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조원태 한진 회장보다 불리합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외엔 같은 편이 없습니다.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조원태 회장을 택했습니다. 대한항공, (주)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3사 노조와 한진 임직원들도 조현아 전 부사장을 비토(거부)합니다.

심지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는데 떠난 이도 있습니다.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입니다. 그는 지난 17일 후보 자리를 사퇴한다고 했습니다.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말과 함께요.

조현아 전 부사장은 어쩌다 이런 옹색한 처지가 됐을까요. 노조가 정답을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며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들을 핍박해 한진을 조롱거리로 전락시켜놓고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땅콩 회항 등을 저질러 회사에 큰 피해를 끼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명분도 없이 무리한 욕심을 낸다는 일침입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국면 전환을 위해 여론전을 택했습니다. KCGI는 전 현대그룹 홍보 담당 최필규 상무를 홍보수석으로 영입하고 오는 20일 기자회견을 연다고 합니다. 다만 기운 판세가 뒤집어질지는 의문입니다.

과연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내달 25일 한진칼 주주총회 전까지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의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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