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항소심서 조현식이 누나 조희원 증인신청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오너가 형제들이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법정에 입장하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앞줄 남성)ⓒ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오너가 3남매가 피고인과 증인으로 법원에 간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최병률 유석동 이관형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횡령과 배임수재 등의 혐의를 심리하는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피고인은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등이다. 두 사람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조현식 부회장이 형, 조현범 사장이 동생이다.

검찰에 의하면 조현식 부회장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누나 조희원 씨가 미국 법인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민 뒤 1억1000만여원을 지급했다. 조현범 사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차명계좌를 통해 협력사로부터 6억1500만여원을 받았다. 그는 한국타이어 계열사 신양관광개발의 회삿돈 2억6300만여원도 따로 챙겼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조현식 부회장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현범 사장은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반성하는 데다 횡령, 배임 금액을 모두 변제한 부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항소했다.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도 맞항소했다

항소심 1차 공판 때 조현식 부회장 측은 조희원 씨와 김재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지원총괄 법무팀장(상무보)을 증인 신청했다. 조현식 부회장이 조카(조희원 씨 아들)의 병 치료를 위해 누나를 도와줬을 뿐 비자금 조성 같은 범죄와 무관하다는 점을 증인신문으로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조희원 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재겸 상무보에 대해선 진술서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조현범 사장 측은 별다른 증거 제출이나 증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현범 사장에 대해 검찰 구형과 변호인 최후변론, 피고인 최후진술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현범 사장에게 징역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구형했다. 조현범 사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챙긴 다음 차명계좌로 이를 숨기려 한 사실에 비춰 1심 판결은 너무 가볍다는 게 검찰 지적이다.

변호인은 죄를 인정하지만 조현범 사장이 회사나 주주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진 않았다고 했다. 조현범 사장은 “분별없는 행동을 반성한다”며 “죗값을 다 못 치렀다고 생각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겠다. 선처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조현범 사장 공판을 종결하고 추후 지정(기일을 나중에 결정한다는 뜻)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조현식 부회장 공판에선 오는 9월 9일 오후4시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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