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잊을 만하면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새롭게 제작된다. 순위 조작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례가 있음에도 시청자 투표를 통해 새로운 아이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돌이 되기란 이렇게나 어려운데,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수 아이돌이 되기란 쉽지 않다. 9~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던 아이돌도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돌은 수명이 짧은 직업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어떻게 해야 마의 7년을 잘 넘길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얼마전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친 레드벨벳으로 살펴보자면, 과거의 레드벨벳과 요즘의 레드벨벳 콘셉트에는 변화가 있다. 2015~2017년쯤 발매된 앨범의 경우 타이틀곡 멜로디가 밝고 빠르며 반복되는 키워드가 있어서 중독성이 강한 편이다. 특히 <Dumb Dumb>과 <Rookie>가 수록된 앨범은 자켓 사진만 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괄량이 삐삐’가 연상될 정도로 동화적인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아티스트의 나이대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전 그대로의 분위기로 승부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사진 MBC 관련영상 화면 캡쳐
사진 MBC 관련영상 화면 캡쳐

그렇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 <The ReVe Festival>이다. Day 1, Day 2, Day 3에 이어서 가장 최신 앨범명은 <The ReVe Festival 2022>일 정도로 장기간 이 콘셉트를 이어왔다. 이는 레드벨벳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프랑스어로 꿈, 공상, 환상, 몽상, 희망, 동경 등을 의미한다. 이전의 동화 같은 이미지에서 한 단계 높은 세련되고 화려한 환상의 페스티벌 느낌을 밀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성공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기존 레드벨벳의 이미지를 버리고 섹시나 사고뭉치, 자아실현 등을 택했다면 이질감이 컸을 게 뻔하다. 또한 만약 그랬다면 현재 인기 있는 4세대 걸그룹들과 분위기가 살짝 겹치게 되기도 한다. 요즘은 워낙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의 걸그룹들이 인기를 끌고 있을뿐더러, 레드벨벳의 후배인 에스파가 여전사 콘셉트로 데뷔했으니 적당히 겹치지 않으면서 레드벨벳의 색깔은 잃지 않는 선택지였다.

콘셉트 변화 방식 외에도 아이돌로 연차가 높아짐에 따라 연기, 뮤지컬, 솔로 활동 등 멤버별 개인 활동이 많아지는데 이때 꾸준히 마음 맞춰 단체 활동에 힘쓴 영향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 시점이 오는데, 이때 서로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단체 활동은 함께하는 등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속사가 달려져도 일정을 조정해 단체 앨범에 참여하고 팬미팅이나 콘서트에는 참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몬스타엑스가 있다. '출장 십오야'와 같은 소속사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에는 소속사가 다른 멤버 아이엠이 등장하지 않지만, 앨범 활동이나 자체 콘텐츠에는 함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몇몇 멤버가 배우 활동에 집중하던 소녀시대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완전체로 컴백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흐름을 보면 정상에 선 아이돌들도 K-POP 시장에서 악담처럼 떠도는 마의 7주년을 부수기 위해 꽤나 노력 중이라는 느낌이 든다.

색안경을 끼고 보던 과거와 달리 가수, 아이돌은 이제 모두가 동경하고 원하는 직업이 되었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아주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곡과 안무를 사고, 아티스트들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연습하며 외모를 가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다시 말해, 마의 7년이라는 괴담에 갇혀 있기에는 너무 많은 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수반된다는 얘기다. 엔터 업계도, 아티스트들도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변화를 도모할 테니, 지켜보는 우리도 조금은 더 넓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봐줘도 괜찮지 않을까. 이미지 변신이 예상을 좀 벗어나더라도, 열린 마인드로 아티스트의 컴백을 기다리는 자세가 이제는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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