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와, 인파로 가득한 출퇴근의 나날에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운동이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등 신선한 취미로 일상을 환기시키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그냥 뭔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는 없을까? 이런 내게 친구들은 색다른 것을 추천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어 봐", 여기서 좋아하는 사람이란 닿을듯 닿을 수 없는 TV 속 존재들을 의미한다. 30세 전후로 친구들이 이렇게 갈린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 돌보기'와 '우리 아이돌 보기'. 최근 주변
적당히 어울려 노는 척하는 괴롭힘이 늘어났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고 친해진다는 옛말이 좋은 방패막이 되어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교우관계, 학교폭력을 담은 드라마가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바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인 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은 투표를 통해 매달 왕따를 뽑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피라미드처럼 계급을 나눠 F등급인 아이를 학급 전체가 동의 하에 괴롭히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 축이다.지난해 큰 화제가 됐던 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심도 있게 담아냈다면
연애 프로그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진주 PD’가 이번에는 남매의 연애를 담은 를 들고 돌아왔다. 남매와 연애의 조합만으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같은 호적을 쓰는 남매의 연애를 가까이서 지켜봐야 한다는 점은 채널을 고정할 만한 소재이기도 했다.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고 했던가. 사랑에 빠지면 사람은 참 유치해진다. 이는 대중들이 각 방송사의 말 많고 탈 많은 연애 프로그램을 열심히 챙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연애 프로그램이 인플루언서들의 연예인 등용문으로 전락해 버렸
Y2K와 더불어 레트로 감성이 바짝 유행이었다. 옷이란 자고로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유행에 휩쓸리지 않기란 어려웠다.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 옷 몇 벌을 요즘 스타일에 맞춰 사입으니 부모님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어? 그거 우리 때 유행하던 건데"확실히 예전 스타일이 인기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멘트였다. 그런데 과연 옷만 그럴까? 체감하기에는 거의 매일 새로운 곡이 쏟아져 나오는 음악 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샘플링 곡이 사랑받아 온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샘플링이란 표절과 엄연히 다른 개념으
최근 시도적인 전시회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해외 작가를 들여와 전시하는 경우 색감이나 특유의 분위기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예로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Anonymous Project’ 사진전과 물속 혹은 자연을 다뤄 친환경적인 활동에 관심을 생기게 만든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 등이 있다.전시를 관람했을 때 시선을 빼앗는 작품도 분명 있었지만 SNS 업로드용 사진을 건지기 위해 온 방문객이 많은 느낌이 들고 다소 소란스러워서 아쉬움이 남았다.그래서 조금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전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잊을 만하면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새롭게 제작된다. 순위 조작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례가 있음에도 시청자 투표를 통해 새로운 아이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돌이 되기란 이렇게나 어려운데,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수 아이돌이 되기란 쉽지 않다. 9~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던 아이돌도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돌은 수명이 짧은 직업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어떻게 해야 마의 7년을 잘 넘길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얼마전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친 레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K-pop 산업이 부흥할수록 개체수가 늘어가는 집단이 있다. '사생'이라는 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1세대 아이돌부터 시작한다.집안에 침입한 사생팬을 선처해 돌려보낸 게 화근이었을까. 팬이라는 이름 아래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들이 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만행에도 팬의 애정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아티스트들은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이라는 말을 굳게 믿고 유해 물질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 크게 다쳤던 사건도 있기에 팬과 아티스트의 거리는
[ 논댁닷컴= 김연수]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 확진자 수로 인해 2.5단계를 실시할 정도로 외부 출입이 어려워졌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손해를 봤고, 배우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드라마 제작 또한 늦춰지기도 했다. 즉, 각 분야 및 영역에서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2.5 단계를 선포하며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곳곳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에 걱정을 늦출 수 없었다.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여러 회사에서는 무급 휴가에서 갑작스
[청년칼럼=김연수]영화 은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큰 관심을 모았다. 보수적인 미국 방송국 폭스 기업에서 벌어진 실화 성희롱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실제 인물들의 싱크로율을 높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국내외 정치계, 예술계, 체육계 등에서 성희롱, 성폭행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폭로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 유명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 국내 여러 배우 등 연예계에서 높은 신임을 받던 유명인들과 관련된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이
[청년칼럼=김연수]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 집 마련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왜 최선을 다하는데 좀처럼 풍요롭지 못할까. 우리를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에 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존리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존리,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는 부자의 정의를 “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꼭 물질이 넘치도록 많지 않아도 돈에 관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그것 역시 부자라고 말할 수
[청년칼럼=김연수] 태어나서 한 번도 무언가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사람처럼 할머니 손에서는 무럭무럭 자라던 화분을 학교에 가져가기만 하면 열흘을 채 못 넘기고 죽여 버리곤 했다. 무언가에 꾸준히 애정을 쏟고 들여다보는 일에는 영 소질이 없는 편이었다. 그저 혼자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노는 게 훨씬 재밌었다. 어린 시절, 그 흔한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는 투정 한 번 부린 적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아무리 귀여운 동물이라도 키우기 위해서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필요하다
[청년칼럼=김연수]삶을 사계절로 나눈다면 나는 지금 분명 겨울일 것이다.해가 바뀌고 꽃이 피며 햇살이 가득한 시기가 왔다. 창밖처럼 몸과 마음도 그런 시기라면 좋으련만 놀랍게도 난 기나긴 겨울을 이어가고 있었다. 내게 내리는 비를 가려준다고 믿었던 사람이 결국 나를 젖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아~ 이번에도 아니구나’ 싶었다. 이제는 조금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하며 새롭게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갔다. 가족, 연인, 친구라는 존재는 가까운데 왜 계속 서로를 잘 모르고 하지
[청년칼럼=김연수]취업이 유독 어려워져서일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었다. 적당히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했거나 해당 학과에 비전이 없다고 느낀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무원 시험을 장기적으로 대비할 형편이 안 되는 경우는 공기업 입사로 진로를 바꾸기도 했다. 고루하고 따분한 직업으로 여겨질지라도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만큼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았다. 평생 글을 쓰고 살 줄 알았던 언니도 공기업 입사를 위해 자격증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녀가 각종
[청년칼럼=김연수] 대학생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학기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신입생 시절은 이미 빛이 바랜 지 오래였다. 내게 있어 2019년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도 더 스펙을 쌓을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해였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정말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이미 도가 텄다고 생각한 수강 신청을 잘 해낸 뒤 수강 정정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바람에 전혀 연고가 없는 독일어 수업을 듣게 된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정말 기가 막혔지만 하루빨리 외국어 강의 수를 채워 졸업해야 했기에 일단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누구에게든 익숙한 향이 있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 엄마가 쓰던 화장품 냄새, 목욕 후 즐겨 바르던 베이비 로션, 잔향이 오래 남던 섬유유연제 등의 향은 빛바랜 추억을 꺼내보게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난만큼 기억 속 향을 다시 만나기 어렵다. 우연히 길거리를 걷다가 스친 향기에 발걸음을 멈추지만 출처를 알 수 없기에 또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만다.과거 인기가 없어 단종된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섣부른 단종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지 많은 기업들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청년칼럼=김연수]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정말 평등할까? 말로 하기는 쉽지만 진심을 다해 실천하는 건 어렵다. 특히 유교사상이 오래 머문 한국은 평등과 거리가 멀다. 수평관계, 평등한 조직사회를 꿈꾸는 회사가 느는 추세지만 여전히 수직관계, 상하관계인 곳이 많다. 취업을 위해 관련 직종 경력을 쌓고자 시작한 인턴 생활을 하면서 특히 뼈저리게 느꼈다. 일을 하는 내내 나보다 3~4살 많은 동기 남자는 ‘00씨’로 불렸지만 나는 마지막 날까지 ‘00아’로 불렸다. 그렇게 불린 이유가 사장님이 나를 딸처럼 생각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
[청년칼럼=김연수] 폭력은 꼭 폭력으로 보여야 할까. 몇 해 전부터 , ,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개봉해왔다. 민감한 실제 사건이나 예민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감독들은 영화를 만들 때 조심스러웠다. 영화가 해당 사건의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실제 사건의 문제점이 담긴 영상을 통해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앞서 말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늘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저게 진짜일까? 정말로 저런 상황에서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은 걸까. 이 사건이 영화화됨으로써 과연
[청년칼럼=김연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그 시점과 대상에 따라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인내심이 유한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의 후반부 기택(송강호)이 박 사장(이선균)에게 하는 행동에서 관객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기택이 꼭 그래야만 했냐며 그를 비난하는 입장과 기택에게는 모욕감이 계속해서 축적되었으므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이 대립한다.개인적으로 나는 후자의 입장이다. 기택의 행동은 옳지 않지만 그런 우발적인 행동을 벌
[청년칼럼=김연수] 사람들은 여행 가서 좋은 풍경을 보면 꼭 사진을 찍어온다. ‘남는 건 사진뿐이야’라는 말을 반복하며 순간을 추억한다. 풍경 외에도 가족, 친구, 연인과 사진을 찍어서 좋은 시절, 기쁘고 행복한 날을 기억하려 한다. 특히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가 발달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기 편하다.다양한 카메라 앱이 쏟아지며 셀카를 많이 찍는 추세이기도 하다. 약간의 보정 기능이 탑재된 셀카 모드로 사진을 찍으면 기분이 꽤 좋아진다. 주변 친구들은 “야, 그거 진짜 네 얼굴 아니잖아”라고 말하며 초를 치긴 하지만 상관없다. 무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어른스럽다는 말이 처음부터 칭찬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서글프다기보다 덤덤했다. 아마 나는 애초부터 그 말의 뜻을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그 말을 칭찬으로 들은 척 밝게 웃은 날이 많았고 그렇게 천천히 감정과 기분을 도려내는 일을 반복했다.‘나’를 감추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글을 쓰는 사람이라기엔 감정이 지나치게 무뎌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펜을 들고 있는 한 그것은 계속 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좋은 사람의 도움으로 앞으로 진짜 성숙해지는 연습을 할 예정이다.딱히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