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 평사리 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길목의 섬진강변@사진 동이
경남 하동 평사리 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길목의 섬진강변@사진 동이

놀멍 쉬멍하며,멍 때려 본 적이 있는가?

나이 지긋할수록 이같은 물음에 ‘없다’고 답할 확률이 매우 높다.  “멍~할 새가 어디 있나. 정신없이 달려온 인생인데...”   대체로 이런 반응 나온다.

‘멍’이란 말이 다가온 건 캠핑 덕이다. SNS 핫 검색어인 불멍이나 물멍, 좀 더 세분하면 호수멍 바다멍  노을멍 산멍 들멍 논멍 밭멍 등등... 불 보며~ 물 보며~

사실 '본다'기 보다는, 그냥 '있는' 부작위'라고 해야 맞다.  어떤 이는 '멍한 눈'을  ‘홍채나 동공을 식별할 수 없는 텅빈 눈’이라고  다소 현학적으로 정의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하릴없이,생각없이, 때론 의식조차 없어야 하는 게  ‘멍 룰’이다. 그러니 일상생활에선 언감생심이다.

일상의 행동양식과 동떨어진 ‘멍’이 캠핑이랍시고 몇번 다녀보니 좀 더 가까워졌다.

이즈음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노라면  생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불기둥을 만들며 활활 타다가 사그라드는 모양새가 꼭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열기는 심장처럼 느껴지고...

아궁이 함실이나 벽난로 장작불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야외캠핑하며 넋놓고 바라보는 모닥불은 정감 있어 더 좋다.

얼마 전 경남 하동 평사리공원의 오토캠핑장에서 강변과 연초록 산기슭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오토캠핑장에서 본 평사리 강변@사진 동이
오토캠핑장에서 본 평사리 강변@사진 동이

이른바 ‘물멍’ ‘산멍’이었다.

산수유 매화 벚꽃이 지나간 자리엔 초록 향연이 한창이었다. 강변 십리벚꽃길 벚나무들은 꽃잎을 떨구고 버찌를 달기 시작했고, 파릇해진 공원잔디밭 아래 강변에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광활한 모래강변을 건너 불어오는 살랑바람엔 봄향기가 묻어왔다. 

강변 캠핑장 탁자에 걸터앉아 모래사장과 파릇해지는 강변,산기슭을 한동안 바라봤다.그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듯했다.

세월이 익어가서 그런가, 물멍이든,불멍이든,놀멍 쉬멍이든 이젠 다 좋다.

그도 저도 재미 없어지면  '옆지기 멍’이라도 해볼 생각이다.

#평사리공원 오토캠핑장

평일 인데도 사이트가 절반 이상이나 찼다.이곳 캠핑장은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자동차 야영장과 카라반 야영장이 각 58개,텐트 야영장 29개 사이트로 돼있다.군이 운영해서인지 이용료가 저렴하다.1박 기준 자동차 야영장 2만 4천원,카라반 캠핑카 3만원,텐트야영장 2만원이다.

넓디넓은 섬진강변 평사리공원을 오토캠핑장으로 개조해 경관부터가 시원하다. 공원 앞에 펼쳐지는 평사리 강변 모래밭은 곡식만 자리지 않을 뿐 드넓은 평야다.강 상류에서 휩쓸려 내려온 토사들이 세월을 지내오며 모래벌판을 만들어놓았다.평사리라는 이름답게 광활하게 펼쳐진 평평한 모래사장이다.

평사리 오토캡핑장@사진 동이
평사리 오토캡핑장@사진 동이

오토캠핑장은 섬진강 강변 전망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경관 뛰어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성비 '갑'이다.

홈피에도 사이트별 장단점 등이 잘 소개돼있다.그러나 실제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기어려운 것들도 숨어 있다.

동이는 자동차야영장 46번 사이트를 예약했다.가보니 강뷰에 탁자까지 있다.화장실 세면장 샤워실이 가까이 있어 편했다.이곳은 4월 초인데도 개수대에 따뜻한 물이 나온다.화장실 관리도 비교적 잘 돼있다.관리하는 분이 자전거를 타고 부지런히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살핀다.

캠핑장 한바퀴 돌아본 바로는 자동차야영장의 경우 46번 외에 47 48 50 51번 사이트를 추천할 만하다. 49번 사이트는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 강뷰가 막혀있었다. 비가 올 때는 파고라가 쳐져있는 40번 사이트가 좋아보였다.41 42 43번도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으나 편의시설이 다소 멀었다.

캠핑 사이트들은 당초 공원잔디밭을 개조한 것이어서 상태는 좋지만 간혹 경사진 곳들이 있어 사이트를 선택할 때 염두에 두는 게 좋겠다. 가볼 요량이면 반드시 '평사리공원 오토캠핑장' 홈페이지를 검색해보시라...

캠핑장 입구에는 차와 녹차아이스크림 등을 파는,야외 카페분위기의 푸드트럭도 한대 있다.

기회되면 또 가고 싶은 곳이다.

평사리 오토캡핑장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들@사진 동이
평사리 오토캡핑장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들@사진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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