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오후 강원 고성의  통일전망대 근처 군검문소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무리하게 통과하려는 남성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초병이 공포탄을 발사했다고 한다.

한반도 허리에서 동해 북쪽으로 쭉 올라가는 최북단 접경지, 고성.  이곳은 이렇게 긴장감이 늘 팽팽하다.  

6.25 전쟁 발발 73주년. 전쟁은 멈췄지만 북한과 지척인 고성은 여전히  '전쟁이 진행형'이다.

고성 통일전망대@사진 동이
고성 통일전망대@사진 동이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 탓에  고성엔  안보관련 볼거리들이 많은 편이다.통일전망대, 6.25전쟁체험관 ,DMZ생태박물관,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 등등...

다시 본 통일전망대는 우람한 모습으로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금강산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와 있었다.

저 멀리 수평선 쪽 해안가로 뻗어져나온 금강산맥과 작은 섬들로 돼있는 해금강이 보인다@사진 동이
저 멀리 수평선 쪽 해안가로 뻗어져나온 금강산맥과 작은 섬들로 돼있는 해금강이 보인다@사진 동이

동해 바닷물에 잠길듯 떠오를듯 일렁이는 해금강은 멀리서 봐도 절경이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바라 본 해금강쪽 해변은 군사분계선 아래 위로의 철책과 DMZ 모래사장을 적막하게 보여준다.그곳엔 시간마저 멈춰 있다. 모래사장을 질주하는 청춘들이 소리지르며 바닷물에 풍덩~풍덩~ 빠지는 데자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바로 옆에 들어선 전쟁체험관. 6.25전쟁 발발부터 인천상륙작전,서울수복,1.4후퇴,정전협정에 이르기 까지 당시 전황이 사진과 영상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익히 보고 들은 내용이지만 여전히 새롭다.

사진 동이
사진 동이

사진은 전쟁 중 인민군의 포로가 돼 결박당한 채 거리로 끌려나온 미군 병사의 모습이다. 

군중들 앞에 선 병사의 눈빛은 질리다 못해 초점마저 잃었다. 그는 어쩌다 한국전쟁까지 왔을까.무얼 위해?... 인민재판을 받는 병사의 모습이 내내 잔상으로 남는다.

정전협정문@사진 동이
정전협정문@사진 동이

정전협정문.

그런데 협정문에 정작 있어야 할 전쟁당사국 군통수권자인 이승만 대통령의 서명이 안보인다.그럼에도 휴전협정은 발효됐다니...

어찌된 걸까.

사진 동이
사진 동이

유엔군사령부 대표단의 수석대표였던 미 윌리엄해리슨 육군중장의 서명으로 효력이 발휘된 아픈 역사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중공군 철수와 북한의 무장해제,유엔 감시하의 총선거 등을 내세워 휴전협정에 반대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대통령의 결기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백척간두에서의 단호함은 후일 한미동맹을 끌어내는 동인이 됐을 것이다. 전쟁발발 후 한강을 건넌 뒤 한강대교를 폭파하고는 서울시민들에게 "함께 서울을 지킬 것"이라고 운운했던,‘도망자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일성은 정전협정문에 선명하게 자필서명을 남겼다.남침을 했지만 전황이 불리하다 판단했지 싶다.전상자수만 봐도 남한보다 더 많았으니(군인과 민간피해는 사망,부상,실종자를 포함해  남한이 160만명,북한이 350만명)...

모택동 뱃지@사진 동이
모택동 뱃지@사진 동이

왼쪽 위 사진은 DMZ( Demilitarized Zone)유물 발굴 중 출토됐다는 모택동 뱃지다.

뱃지는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했다는 '빼박증거'.자기로 만든 걸 보면 뱃지 하나에도 인민들에게 더 오래 기억되게 하려는,공산지도자의 미세통치술이 보인다.

전쟁박물관 근처엔 DMZ생태박물관이 있다.비무장지대 생태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박물관은 진기한 생태보전이라는 '미래의 꿈'(Dream making Zone)을 만드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고성 화진포엔 이승만 별장과 김일성 별장도 있다. 김일성 별장은 6.25전쟁 전까지,이승만 별장은 전쟁 후에 사용된 곳으로 풍광이 아주 뛰어나다.  6.25전쟁 당시 남북 군통수권자의 자취를 만나볼 수 있으니 근처에 갈 일 있으면 꼭! 들러보시라~

이승만 별장@사진 고성군청 홈피 캡쳐
이승만 별장@사진 고성군청 홈피 캡쳐
김일성 별장@사진 고성군청 홈피 캡쳐
김일성 별장@사진 고성군청 홈피 캡쳐
이승만 별장 앞에서 본 화진포 풍경 @사진 동이
이승만 별장 앞에서 본 화진포 풍경 @사진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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