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을 만끽하고 싶다면?  덤으로 따끈한 사우나까지 즐기고 싶다면?

'실버 로망'에 가깝지만 두가지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 정선의 그림바위 마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긴 이름의 이 마을 본래 행정명은 화암(畵巖)면이다.그림바위마을이 한자이름을 우리말로 풀어쓴 것임을 알 수 있다.

몇해 전 여행길에 들렀다가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는 이 마을은 풍광이 뛰어나고 마을벽화로도 유명하다.

@사진 동이
@사진 동이

얼마 전 여행 길에 다시 들러봤다.

마을은 그새 더 멋지게 바뀌어 있었다.정선의 다른 마을도 그렇겠지만 이 마을은 한층 더 멋과 여유가 넘쳐 흘렀다. 청량한 공기에 맑은 하늘,강원 소금강으로 불리는 바위계곡은 변함없이 여행객 피로를 한순간에 날려줬다.

무엇보다 나그네에게 고즈넉한 쉼터까지 내주고 있어 새삼 정겨웠다. 마을 앞 계곡 둔치엔 캠핑하는 이들이 많았고 이들을 배려한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놓고 있었다.

@사진 동이
@사진 동이

그 중에서도 필자 눈을 끈 것이 마을목욕탕이다.

외지인도 이용할 수 있는 마을목욕탕은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사우나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TV 체중계 냉온수음료기 선풍기 빗소독기 드라이기 공기청정기 등등 목욕탕이면 갖춰야 할 것들을 모두 갖춘데다 관리도 웬만한 도회지 목욕탕 못지 않게 깔끔했다.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안전손잡이가 곳곳에 설치돼있어 실버들이 이용하기에 제격이었다.욕탕 안엔 플라스틱 앉은뱅이 의자말고도 나무의자에 걸터 앉아 씻을 수 있게 한 샤워기까지, '어르신'을 생각하는 보살핌이 배어있었다.

마을목욕탕의 안전손잡이@사진 동이 
마을목욕탕의 안전손잡이@사진 동이 

놀라운 건 이용요금. 성인이 3500원이고,어른신(경로우대)은 2500원이다.이 요금으로 운영이 될까 싶었다.

안내문을 보니 정선읍엔 이같은 마을목욕탕들이 면마다 있다.

이용객 중엔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마을목욕탕과 주차장,야영장 개수대 등 차박러들이 다시 찾고 싶은 시설이 함께 있었다. 필자가 가던 길을 멈추고 하룻밤 차박행렬에 동참했던 까닭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유튜버 등을 통해 이곳이 많이 알려지면서 행락질서를 어지럽히는 차박족이 늘어 주민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음식물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화장실에 버리는 등 민폐행위가 부쩍 늘고 있다는 것.

‘공유지 비극’이라 했나. 어지럽혀지는 건 시간문제다. 쓰레기 되가져가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나? 

같이 지켜야 오래 함께 누릴 수 있는 법.

이즈음 민폐 차박족이 적지 않아 곳곳에서 차박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림바위마을에서 또 다시 멋진 날을 보낼 수 있을지...무탈을 기원하며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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