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밤 구속됐다.

2021년 전당대회 때 뿌린 ‘돈봉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은 지 8개월 만의 일이다.서울중앙지법은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송영길 구속, 돈봉투 구태 정치 깨는 전기로)에서 “비록 전직이지만 당대표를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로 사전 구속한 파장은 작지 않다”며 “송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정치 수사’라고 항변했지만, 이제는 영장심사 결과를 자숙하며 받아들이고, 법정에서 유무죄 시비를 철저히 따져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야당의 전 대표(송영길)와 전 대선후보(이재명)에 대해서만 유독 전방위적이고 긴 강압수사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겸허히 경청해야 한다”며 “검찰은 끝까지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각오로 공명정대하게 증거와 법리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도 사설(‘전당대회 돈봉투’ 송영길 구속, 민주당 깊이 자성해야)에서 “이재명 대표의 수사와 재판으로 ‘사법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는데, 직전 당대표마저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며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도 줄소환을 앞두고 있다. 물론 최종 결과는 재판에서 확인되겠으나,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그런데 사과도 반성도 없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 또 사과로 끝낼 일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더 늦기 전에 전면적인 쇄신책을 내놓고, 이번 사건 관련 인사들은 총선 공천에서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 신뢰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게 공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검찰 차량에 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검찰 차량에 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경향신문]

...송 전 대표는 2021년 5·2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의원이 살포할 돈봉투를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외곽 후원조직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입법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 있다. 이 사건과 관련돼 검찰은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한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박모 보좌관을 구속 기소했다. 그밖에 현역 의원 3명이 강제수사 대상이고, 검찰은 돈봉투를 받은 의원 10여명에 대한 수사 확대 의지도 보이고 있다.

현직이 아니더라도, 거대 정당 대표가 ‘검은돈’ 문제로 구속된 것은 경종을 울린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한층 더 높아져 돈봉투 구태 정치가 더 이상 납득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 선거와 달리 정당 내 투표는 그간 ‘집안 잔치’라는 미명하에 암암리에 돈봉투가 오갔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도 돈봉투를 살포한 당시 박희태 대표·김효재 비서실장이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가 탈당했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당내 선거에서 획기적으로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할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겨레]

...송 전 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뒤 돈봉투는 관행에 불과하다며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 관련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는 게 영장 발부 사유다. 혐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전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6600여만원을 받은 뒤, 이 돈을 300만원씩 나눠 현역 의원 20여명에게 전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앞서 중간전달책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관석 의원도 법정에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민주당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그에 상응하는 입장을 내놓는 게 상식적이다. 정당의 최대 행사인 전당대회와 관련해 벌어진 일이고, 소속 의원 20여명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재명 대표가 한차례 사과한 바 있으나,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 사안의 무게가 달라졌다. 당 전체의 도덕성이 의심받을 비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19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송 전 대표가 “탈당한 개인”이라며 “당 공식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탈당했으니 민주당과는 무관하다는 것인가. 민주당은 송 전 대표 등 돈봉투 사건 관련자는 물론 ‘코인 투기’ 의혹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에 대해서도 처음엔 진상조사를 한다며 부산을 떨다가 당사자들이 탈당한 뒤엔 나 몰라라 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신문 사설제목](20일)

▲ 경향신문 = 송영길 구속, 돈봉투 구태 정치 깨는 전기로/'그 나물에 그 밥' 2기 외교안보라인, 국익·실용 외교 펼쳐야/김건희 특검법이 "악법"이라는 한동훈, 호위무사 자처하나

▲ 국민일보 = 폐지든 개정이든 학생인권조례 부작용은 바로잡아야/복합 위기 속 외교안보팀 교체… 긴장감 갖고 쇄신하라/송영길 구속… '86세대' 상징의 몰락

▲ 동아일보 = “미안해 아가야”/정보기관 인사 난맥 속 외교안보라인 ‘회전문’ 교체/‘全大 돈봉투’ 송영길 구속… 부끄러운 前 제1당 대표

▲ 서울신문 = 북핵 앞 국정원 더는 흔들리는 일 없어야/'돈봉투' 송영길 결국 구속… 거짓이 더 참담하다/최상목 사령탑, 尹정부 역동경제 과감히 추진하라

▲ 세계일보 = 또 터진 음대 입시 비리, 대학 신뢰 무너뜨리는 중범죄다/새 외교·안보 라인, 북핵·공급망 위협에 빈틈없는 대처를/'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 받은 의원들 수사도 속도 내야

▲ 조선일보 = '일단 거짓말부터' 李대표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조태용 신임 원장, 국정원 내분만이라도 끝내 달라/민주당 전 대표는 구속, 현 대표 영장은 기각, 대체 무슨 기준인가

▲ 중앙일보 = 북핵 대비, 국정원 안정, 미 대선 … 과제 산적한 2기 안보팀/'86 운동권 세대' 종언 앞당길 송영길 구속

▲ 한겨레 = '전당대회 돈봉투' 송영길 구속, 민주당 깊이 자성해야/명품백 의혹 '답변 거부' 용산, "몰카 공작"이라는 한동훈/교황청 '동성 커플 축복' 공식 승인, 한국 사회도 성찰을

▲ 한국일보 = 또 아비규환 김포골드라인… 대형사고 터져야 움직일 텐가/새 외교안보팀, 한반도 위기 활로 뚫을 책임 막중하다/'송영길 구속'에도 침묵한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

▲ 매일경제 = '돈 봉투' 송영길 구속, 사과 없는 민주당의 몰염치/서초구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전환…서울 전역 확산돼야/HMM 품은 하림, 해운강국 부활 책임 막중하다

▲ 서울경제 = "정치 보복" 운운하며 비리 의혹 덮으려는 시도 더 없어야/대형마트 평일 휴일 확산, 낡은 유통 규제 집착할 때 아니다/압도적 국방력 확보와 국익 외교에 전력 다하고 기강 세워라

▲ 한국경제 = 송영길 구속은 사필귀정, '돈봉투 의원들'도 조속히 걸러내야/中 플랫폼이 국내 시장 장악할 판인데 … 토종 플랫폼 손발 묶는다니/"한국 경제 성적, OECD 2위" … 경제 회복·구조 개혁 박차 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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