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능성을 과신한 탓”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에 등장한 91세 고령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태영건설 회생을 호소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PF 위험성을 한마디로 적시한 것이다.

윤세영 회장은 이날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로 태영건설 회생을 호소했다.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은 “태영이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 ‘태영건설 워크아웃’ 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설명회는 태영건설 측이 현 상황과 자구안을 설명하고 채권단에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승인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비공개 설명회엔 600명이 넘는 채권단이 자리했다.

한겨레는 사설(뼈깎는 자구노력 없이는 시장 신뢰 못 얻을 태영건설)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결정과 향후 매끄러운 개선계획 이행은 한국 경제가 앞으로 계속 터져나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를 잘 수습해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워크아웃 수용에 필요한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태영 대주주가 채권단이 수긍하기에 충분한 자구계획을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그런데 태영 대주주 쪽의 소극적인 태도는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법정관리를 피하고 싶어 하는 정부의 처지를 고리로, 소극적인 자구노력과 과다한 지원을 요구하며 ‘배째라’ 식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도 사설(자구안 기대 못 미친 태영, 기업회생 진정성 보여줘야)에서 “기업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열었지만, 만족할 만한 자구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태영그룹 측은 태영건설 인력 구조조정과 계열사인 에코비트, 블루원 매각 등을 제시했지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아, 자구 노력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했다”고 언급했다.

사설은 “워크아웃이 무산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될 경우 수분양자와 협력업체, 금융회사 손실이 커진다”며 “그 책임은 온전히 태영그룹에 돌아갈 것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도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면서 경제·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겨레]

..채권단의 채무 만기 연장 등 유동성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손실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대주주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는 4천억원가량으로,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에스비에스(SBS) 매각이나 지분 담보 제공 가능성은 처음부터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채권단이 수긍할 만한 규모가 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태영그룹은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약속도 어겼다. 티와이홀딩스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를 사모펀드에 팔았는데, 산업은행은 이날 “매각 대금 1500억원 중 400억원밖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부결되면 모든 채권이 동결되는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과 협력업체 등에 미치는 파장이 커진다. 그렇다고 이를 피하기 위해 태영그룹 쪽의 부실한 자구계획을 눈감으면 워크아웃이 진행 도중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다른 부실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도 있다. 뒷감당이 훨씬 힘들어진다. 채권단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태영 대주주는 정치권력의 도움에 기대지 말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

[매일경제]

...태영그룹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TY홀딩스가 보증한 채무를 갚는 데 우선 사용함으로써 태영건설보다는 SBS를 보유한 TY홀딩스를 살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 역시 채권단의 반발을 샀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알짜 자산 매각과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200억원 규모의 사재를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태영 오너 일가가 3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 직후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 노력인 만큼 태영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 협조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추가 자구안을 요청했다.

지난달 구순의 나이로 최고경영자(CEO)에 복귀한 윤세영 창업회장은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는 눈물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으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사재 출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핵심 계열사를 지키려고 한다면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한 워크아웃은 불가능하다.

[신문 사설제목](4일)

▲ 경향신문 = 여성 고용 안정돼야 출산율 높아진다는 국회 보고서/공익제보자 색출 혈안이 된 '류희림 방심위', 적반하장이다/적대화·악마화하는 극단적 진영 정치와 말 일신해야

▲ 국민일보 = 이화영 측 재판 지연 '사법 방해'… 법원이 차단해야/김여정 신년 담화 목표는 우리 사회의 혼란·분열이다/李 대표 피습, '증오 정치' 청산하는 계기 삼아야

▲ 동아일보 = 정치꾼들의 후벼파는 폭력적 언사가 테러 조장한다/中 BYD 테슬라 제치고 판매 1위… 韓 ‘전기차 대전’ 준비돼 있나/초중생 시속 100km 운전 생중계조차 방치하는 빅테크들

▲ 서울신문 = 무전공 입학 확대, 방향 맞지만 완급 조절을/판검사 총선 직행 막을 방안 고민할 때다/'李대표 피습'에 네 탓 하는 정치인부터 퇴출해야

▲ 세계일보 = 또 '총선용' 금투세 폐지, 세수펑크 나라 곳간은 어찌 채우나/文정부 통계조작 의혹 첫 영장, 윗선까지 철저히 수사해야/이재명 피습 가짜뉴스·음모론 난무, 지금 이럴 때인가

▲ 조선일보 = 광란 질주 SNS로 생중계한 초등생, 이러다 큰일 날 것/노후 아파트 방화 장비 보강하고 대피 교육 해야 할 때/4월 총선에 특별 경호 대책 필요하다

▲ 중앙일보 = 백화점식 나열 말고 실행 가능한 저출산 대책 내놔야/이재명 피습에 음모론·혐오 발언 봇물 … 테러만큼 부끄럽다

▲ 한겨레 = '민생토론회' 업무보고로 '신년 회견' 대체해선 안 된다/뼈깎는 자구노력 없이는 시장 신뢰 못 얻을 태영건설/초등학교 신입생 첫 30만명대, 인구소멸 향하는 저출생

▲ 한국일보 = 덜컥 '무전공 입학' 추진… 인기학과 쏠림 방지책부터/민생·내수 살린다며 소득 양극화 외면한 당정/이재명 피습 음모론, 극단 정치의 또 다른 폐해

▲ 매일경제 = 자구안 기대 못 미친 태영, 기업회생 진정성 보여줘야/공무원 급여 상한 폐지, 탁월한 외국인재도 영입해보라/김여정 또 억지주장 … 北 적반하장에 이젠 대꾸도 말자

▲ 서울경제 = 北 연일 협박·막말…모든 도발 가능성에 '압도적 대응' 준비하라/초등 입학생 30만명대 추락, 교육재정교부금 수술 시급하다/노동·규제 개혁과 수출 회복 전력투구해 '역동 경제' 구현하라

▲ 한국경제 = 워크아웃 불발 위기 태영, 책임있는 자구안 필요하다/문화는 삶이자 산업 … 글로벌 선도국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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