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에서 부산이 사우디의 재력(?)때문에 밀렸다? 

엑스포 개최도시가 결정된 뒤 문뜩 엑스포 유치 PT영상을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부산을 영상에 충분히 담았다면 승산이 있었을 텐데...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들어서다.

세간의 지적대로 최종 PT영상은 부산을 다 담지 못했다.~~% 부족했다.‘촌스럽다'는 평가가 맞았다.

기업총수들이 지구촌을 몇바퀴 돌며 유치전을 벌인 국책사안인데,PT영상은 부실했다.가뜩이나 사우디에 비해 '돈빨'도 약한 부산이...떨어진 게 당연할 정도였다.

53억원 들였다는 PT영상은 '부산 스타일'이 아닌, 언제적 '강남 스타일'에다 연예인 등만 줄줄이 나왔다.부산은 영상 33초 중 9초뿐.

엑스포는 개최도시간 경쟁 아닌가? 

부산 광안리 왼쪽 해변의 야경.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인다@사진 동이
부산 광안리 왼쪽 해변의 야경.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인다@사진 동이

엑스포 개최도시가 결정되고 나서  부산엘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부산 갔다가 졸지에(?)  서울촌놈 됐다.광안리가 필자를 일순 서울촌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부산은 '오륙도, 태종대' 시절의 부산이 아니었다. ‘바뀌어도 너무~ 바뀌어' 있었다.공간이,사람들 삶의 방식이...그 옛날 부산이 아닌,완전히 새로운 시티였다.

엑스포 유치전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알파에서 오메가까기 '지금 부산'을 보여줬어야 했는데...PT영상은 '겉딱지'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부산이 뭐가 변했다는 건가?’라고 묻는다면~

무엇보다 해양도시로서의 밀도와 규모라고 해야겠다. 밀도(용적률 포함)가 빵빵해지고 몸집이 커졌다.단순비만이 아니라 근육질에 덩치까지 커졌다.그것도 멋지게... 고층 빌딩군이 그랬고 항구도시 교통을 신경망처럼 연결시킨 거대 브릿지들이 그랬다.밀도와 외피만 높이고 늘린 게 아니라,부산이란 도시를 해양 국제도시로 새롭게 디자인해놨다.

맨해튼과 홍콩을 가본 적이 있는(물론 꽤 됐지만) 서울촌놈 눈에도 부산은 팽창 중인 거대도시였다.서울은 '고만고만한 빌라촌' 같이 느껴졌으니... 단순 화려/거대가 아니라 산과 땅,바다와 하늘을 ‘전후 좌우 상하’ 다차원으로 공간을 팽창시키고 있었다.교통,도시공학,디자인만으로도 벤치마킹할만한 도시였다.

특히 다리와 도시의 조화가 돋보였다.광안대교,거가대교 등 여러 대교가 어우러져 완연한 브리지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었다.간혹 TV에 부산 마천루와 바다를 관통하는 대교들이 슬쩍슬쩍 보이긴 했지만 실물은 더 웅장/화려했다.

해변 뷰가 멋지다는 광안리 작은 호텔이 들었다가 이튿날 아침 광안대교를 건너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부산을 제대로 보고 싶어서였다.또 다른 부산을 만날 수 있을것 같았다.

실제 그랬다.필자 주관이지만 광안대교가 주는 풍광은 시쳇말로 ‘미쳤다’는 비유가 적절했다.대교에서 시내쪽 해안가의 반짝이는 고층빌딩 숲을 보는 순간,숨이 멋는 듯했다.도시와 함께 바다로 펼쳐지는 대교 풍광은 황홀지경에 빠트렸다.핫플로 떠오른 이유일테다.

부산은 바다와 다리,고가도로와 지하터널을 적절히 활용해 사통팔달 연결시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교통난을 풀어가고 있었다. 

'와인 인 어 글라스'  잔  와인 
'와인 인 어 글라스'  잔  와인 

생기발랄한 광안리 해변, 와인숍에서 만난 ‘잔 와인'은 이방인을 잠시 '멘붕'에 빠지게도 했다.  서울서도 본 적 없는 ‘잔 와인’은  해변과 썩 어울리는 소품 콘텐츠로 부족함이 없었다.

찬 바람속에 2시간이나 꼼짝없이 버스킹하는 무명 가수도 멋졌고,

야경이야 말해 무엇하랴...

토속적인 맛집들도 양념콘텐츠. 해산물도 좋다지만 유명하다는 돼지국밥집에 가봤다.민락동 골목에 자리한 XX국밥집은 줄서서 먹는다는 맛집. 돼지냄새를 없애  아주 담백했다.

 

광안리 오른쪽 해변의 야경울 배경으로 버스킹하는 무명 가수@사진 동이
광안리 오른쪽 해변의 야경울 배경으로 버스킹하는 무명 가수@사진 동이

공간의 한계를 넘어 4차원으로 팽창 중인 부산이 국제적으로 뉴시티 모델이 되기에 부족한가?  

역동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해양도시에서 안 열리면 어디서 열려야 하나?  사막에서?

설령 돈질에 패했다는 분석이 틀린 게 아니라 해도,부산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부산이여~한번 더 도전하라~  해양시티와 시티즌  삶을 제대로 보여줘라~"

당부하고 왔다. 

안 가봤으면 꽤 섭섭했을 부산여행이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