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에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가 홍콩 ELS(주가 연계 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 와 관련, 금융소비자 피해를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5일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  ELS 상품의 총 판매잔액은 19조 3천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올해 약 80%에 해당하는 15조 4천억 원의 만기가 돌아오고 상반기에만 10조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으며,5조 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들 단체는 "홍콩 ELS의 손실액은 지난 2월 12일까지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기준 5천 221억 원이 넘었고, 확정 손실률은 평균 53%"라며 "지난 몇 년간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지속되면서 현 금융시스템의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난 만큼  금융당국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들의 손실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판매 금융회사(판매사)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창구영업이 주로 이루어지는 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등에서도 홍콩 ELS가 대량판매되면서 고객들이 무분별하게 상품을 접하게 됐다는 점이며. 특히 그 과정에서 기초자산의 변동성과 금융상품 구조의 복잡성, 상품 위험성에 대한 제대로 된 안내나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월 발표한 금감원의 현장검사에 따르면, 판매사는 고위험 ELS 판매를 억제했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수수료 수익을 위해 판매한도를 증액했다"며 "이는 경영실태 평가에서 여전히 판매실적이 KPI(핵심 성과지표) 가산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를 금융당국이 방치해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부추긴 모양새"라고 비판했다.금융당국이 경영실태 평가에서 ‘KPI(핵심 성과지표)의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특히 2019년 DLF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위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위험 금융상품 규율체계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대폭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홍콩 ELS’의 대규모 피해를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게 이들 단체의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2018년부터 은행에서 ELS 등 파생 결합상품을 고령층에게 판매한다는 사실을 인지했고(2018.12.18.), 또한 2020년에는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 투자자 측면 평가에서 '성공 사례, 예상수익률만 강조되고 손실 가능성 등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상존하고 최근 시장변동성 확대로 ELS의 쿠폰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리스크는 간과하고 고수익만 강조하는 불완전판매 우려가 점증'(2020.07.31.)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조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DLF 사태 이후 은행의 고위험 금융상품(사모펀드와 신탁 판매도 포함) 판매를 제한했다. 그러나 은행권의 반발과 건의로  ▲ELS상품에 대해 5개 대표지수로 한정하고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강화된 투자자 보호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금융회사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고위험 ELS 상품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다 보니 안정성을 추구하는 예금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일반고객에게 피해가 집중됐다.

이들 단체는 "ELS를 은행권이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정부가 은행권의 자율성 규제만 강조하면서 은행 내 비예금상품위원회가 상품 판매 여부를 전적으로 심의하도록 방치한 것도 문제"라며 "실제로 2021년 초 홍콩 증시 위기상황에서 은행들이 자체 내규에 반해 고위험 ELS 판매 한도를 오히려 증액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상시 감시·감독 강화방안으로 ▲고위험상품에 대한 투자자 리스크 점검회의 정례화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상시 감시 및 현장점검 강화 ▲‘내부통제 실태’를 수시로 점검해 미흡사항에 대한 보완조치를 요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리스크 점검 정례회의는 단 3번(2022년 11월, 2023년 8월과 9월)밖에 열리지 않았다. 상시 감시로 판매 영업행위에 대한 모니터링(미스터리 쇼핑 등)을 강화하고 20년 업무계획을 통해서도 상시 감시(미스터리 쇼핑 등)를 재차 밝혔지만, 실제 금감원이 고위험상품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일명 암행점검)을 실시한 건수는 최근 5년간 한 차례밖에 없고 그나마 시행한 한 건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에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더욱이 이번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정부가 시행한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가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실제 판매사들은 설명의무 등 규정상 절차를 형식적으로 이행하고 있었고, 이는 판매사들의 책임 회피를 위한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따라서 금융당국(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홍콩 ELS 판매 허용과 감독업무에 대한 직무유기 등 책임을 묻기 위해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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