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건축비만 조금 낮춰 매입하는 방식으론 혈세낭비 못막아"
"윤석열 정부, 건설원가 이하로 주택매입 가격기준 다시 세워야 "

경실련이 건설업자를 살리기 위한 매입임대 '세금 퍼주기'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건축비만 조금 낮춰 매입하는 방식은 혈세낭비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건설원가 이하로 주택매입 가격기준을 다시 세우라"고 주문했다.

LH는 최근 매입임대주택 관련 업무체계를 개선하고 올해 총 27,553호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장 중요한 가격기준의 경우, 매입유형별로 합리적 시장가격 매입을 위해 사업방식별로 가격체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감정가 기준 매입임대주택 매입은 혈세를 낭비할 뿐 아니라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비판한 바 있다.이에 LH는 경실련의 비판을 일부 수용해 매입가격 기준을 건설원가로 낮추었다. 그러나 매입가격이 낮아지자 업자들이 매입임대 사업을 외면했고 2023년 매입임대주택 매입실적은 목표치 2만476호의 23% 수준인 4610호에 그쳤다.

사진 경실련 홈피 캡쳐
사진 경실련 홈피 캡쳐

올들어 윤석열 정부는 4월 총선을 의식한 듯 토건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국토부와 LH도 지난달부터 매입임대주택 가격 기준을 다시 감정가 수준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약정매입주택의 경우 물량의 약 83%는 감정평가금액을 매입가격으로 산정하지만 수도권 100호 이상 지구에 한해 토지비는 감정가액, 건축비는 민간업체 사업비를 가격체계에 적정 반영해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준공형 주택의 경우 토지는 감정가액, 건물은 재조달원가의 90%로 매입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실련은 "토지비는 감정가로 하면서도 건축비를 일부 낮추는 방식은 감정가 기준 매입가격 책정이 혈세낭비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건축비를 조금 낮춘다고 해서 혈세낭비 논란은 결코 해소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이루어지는데 건축비보다 토지비의 비중이 훨씬 크다"며 "토지비가 아닌 건축비를 낮춘 것은 업자들에게 매입가격을 최대한 높게 보장해주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약정매입임대주택의 경우 기존의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다세대주택을 짓는 방식으로 공급된다"며 "개발업자들이 기존에 매입한 토지매입비용은 저금리 부동산 활황기의 고전세, 고분양가를 기준으로 매입한 가격이다.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모두 토지비에 반영되기 때문에 토지비는 더욱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국토부와 LH는 지금 당장 매입임대 가격기준 완화를 철회하고,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가격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매입가격 거품이 빠지고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된 시장가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매입절차와 감정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매입임대주택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저렴하게 매입하고 절약된 비용은 영구국민50년장기전세 등 진짜 장기공공주택을 확충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LH 등 공기업들은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에도 시세(=감정가)대로 주택을 매입해 혈세를 낭비하고 집값을 자극했다"면서 "공기업들이 부동산 시장 자율적 조정을 통해 토지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방해하고 부동산 가격폭등기의 높은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토지감정가격을 산정해 비싼 가격에 집을 사들인다면 이제 겨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집값도 또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주거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소수 건설업자와 부동산 부자를 위한 정책을 계속 펼친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