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에 빠졌다. 공천잡음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이 대표 손에 피 칠갑…” 내전으로 치닫는 민주당 내홍)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이제는 내전 수준으로 접어들었다”며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하자 같은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사설은 “당이 둘로 쪼개질 현 위기를 극복하려면 ‘비명’에만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이 대표는 물론 친명 핵심들도 대거 불출마를 선언해 스스로 희생하고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나도 허위보고에 속았다’는 전직 당 선거관리위원장의 폭로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 급격히 돌아서는 민심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붙들어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파국 치닫는 공천 갈등, 이재명 책임 크다)에서 “공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재명 대표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결과”라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엄존한 상황인데 검찰 기소 등을 이유로 현역의원을 컷오프하는 것은 내로남불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설은 “당을 친명 중심으로 물갈이하더라도 공천 시기만 지나친다면 총선에서 정권심판 여론이 민주당으로 결집될 것이라는 인식이 엿보인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공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이미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총선에서 돌아온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총에 참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연합뉴스
의총에 참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연합뉴스

[중앙일보]

...의원총회에선 비명 중진 홍영표 의원이 “이재명 대표가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 하더니 자기 가죽이 아닌 남의 가죽을 벗기고 있다. 자기 손에 피칠갑을 했다”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친명-친문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지금 공천 파동은 근본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여러 정파를 껴안고 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의 당권,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미리 굳히려는, 당내 계파 정리용 공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 세력은 잠재적으로 이 대표의 당권과 대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해선 평가 하위 10%, 컷오프 등으로 철저히 배제하고 이 대표 주변의 호위무사들을 대거 발탁했다. 어제 당 원로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 전 실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을 왜 공천에서 제외했느냐 따지자는 게 아니다. 임 전 실장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의 온갖 잘못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에게 밀리지 않았던 임 전 실장을 공천 탈락시킨 이유가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진정성으로만 결정한 것이냐는 의문에 있다.

게다가 이 대표는 공천 보복을 당한 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해도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하기는커녕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하더라”며 조롱 섞인 웃음을 보였다. 당의 통합을 이루려는 자세로는 볼 수 없다. 제1당 지도자로는 매우 부적절한 자세였다.

총선 때마다 공천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4년 전 총선에선 민주당에 이런 ‘사당화’ 논란은 없었다. 당시도 하위 20% 통보가 있었지만, 이해찬 당시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하고 사심을 스스로 제거했다. 그래서 반발의 강도가 크지 않았다. 반면에 지금 많은 이가 ‘이재명 사천’이라 혹평하는 결정적 이유는 이 대표의 헌신·희생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공정성 시비를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어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와 현역의원 하위평가 통보를 받은 비명 의원의 탈당이 이어졌다. 지도부에선 공천 불신 해소를 요구해 온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의원총회에서는 친명·비명 간 감정싸움이 폭발하는 등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친명 김성환 의원은 현역 하위평가 통보가 비명에 집중된 것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이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실토한 것과 다름없다.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이 대표의 관리 역량은 그야말로 낙제 수준이다.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컷오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당대표나 주류의 희생과 같은 명분이 필요하다.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 갈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친명 현역은 찾아볼 수 없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용퇴 촉구도 '세대교체' 등이 아니라 느닷없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을 명분으로 제기했고 지도부 임의로 서울 송파갑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망신 주기로 일관했다. '차기 당권과 대권 가도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은 이 대표가 자초한 셈이다.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당원 불신을 넘어 국민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공천 잡음에 따른 일시적 지지율 하락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신문 사설제목](28일)

▲ 경향신문 = 한국에 경고장 날린 반도체 '슈퍼 을' 기업의 탈원전 선언/윤 대통령 풍자 영상 막은 경찰·방심위, '디지털 입틀막'인가/전세사기 1년, 굼뜬 정부·국회 특별법 개정하라

▲ 국민일보 = 고위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 존재 이유는 거수기인가/의료공백 사태, 무조건 대형병원 찾는 풍토부터 바꿔야/임종석 공천 배제한 민주당, '이재명 사당화'가 목표인가

▲ 동아일보 = ‘성장 발목 잡기’ 韓, 대기업 일자리 비중 OECD 꼴찌/전세사기 공포에 月 100만 원 주거비 부담 떠안은 청년들/“최후통첩” “총궐기”… 사경 헤매는 환자 안 보이나

▲ 서울신문 = 中 이커머스 불법·편법 대책 서둘러야/민주당, '사천 논란' 안고 총선 치를 셈인가/간호사 진료보조 허용 맞춰 병원 인력도 손질을

▲ 세계일보 = 청소년 유해품 '무방비' 中 이커머스, 규제 대책 시급하다/'29일 복귀' 최후 통첩, 전공의들 마지막 기회 놓쳐선 안 돼/임종석 컷오프로 정점 치닫는 '명문' 갈등, 李대표 책임져야

▲ 조선일보 = 러시아가 北에 보낸 9000개 컨테이너에 무엇이 들었나/사람 생명을 투쟁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다/매일 분란 민주당 공천, 보는 국민이 피곤할 지경

▲ 중앙일보 = 의료계와 정부, 파국 피하려면 무조건 마주 앉아야/"이 대표 손에 피 칠갑…" 내전으로 치닫는 민주당 내홍

▲ 한겨레 = '비리·돈봉투 의혹'도 그냥 공천, 국힘은 혁신 운운 말라/중대재해 1심 선고까지 2년, '지연된 정의' 피해야/파국 막을 협상 개시도 못해, 정부와 전공의 대화 나서야

▲ 한국일보 = 나홀로 추락한 제주 경제… 위기의 K관광 현주소다/필수의료 '괴담' 퍼뜨리는 의사들, 정부 단호히 대응해야/파국 치닫는 공천 갈등, 이재명 책임 크다

▲ 매일경제 = 대기업 고용비중 선진국중 꼴찌, 규제풀어 中企 규모 키워야/외국인 가사도우미 6월 첫발, 최저임금 차등적용 해법 찾길/의사수 10년후 겨우 7.5% 느는데 국민 생명 담보로 파업이라니

▲ 서울경제 = 스웨덴 나토 가입, ‘힘에 의한 지속 가능한 평화’ 교훈 되새겨야/기업 활력 높여 양질의 일자리 늘리는 게 ‘고용 미스매치’ 해법/의료대란 속 비대면 진료 급증…의사 기득권 혁파 계기 삼아라

▲ 한국경제 = 전세사기 특별법·최저생계비 계좌, 또 도진 野의 포퓰리즘/주목되는 서울시 '서남권 대개조 구상' … 중앙정부도 협력해야/中企 지원으론 대기업 일자리 못 늘린다는 KDI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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