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황상무 자진사퇴’를 놓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엇박자를 내며 충돌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즉각 귀국', '황상무 자진사퇴'를 촉구했으나 대통령실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사설(대통령-여당 ‘이종섭’ 엇박자, 이러고도 선거 이기겠나)에서 “대통령실이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에 대한 귀국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귀국시키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는데 대통령실만 나홀로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런 불통과 당정 간 엇박자로 어떻게 선거를 이기겠다는 건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짜 민심을 받들겠다면 더는 지체하지 말고 이 대사 논란을 속히 매듭지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세계일보도 사설(이종섭·황상무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게 국민 눈높이다)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의 오만, 불통, 무책임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이번 사안”이라며 “출국금지 상태로 수사 선상에 오른 인사에 대해 속전속결로 이뤄진 해외 공관장 임명, 공수처 약식 조사, 출금 해제, 출국 후 부임 등의 과정이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부합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도 속히 결론이 나야 한다”며 “황 수석은 ‘사과드리며 언행을 조심하겠다’고 했지만 이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는 게 윤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새로운미래 홍영표 상임선대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김종민 공동대표(왼쪽 세 번째) 및 당직자들이 18일 공수처를 방문,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소환 및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새로운미래 홍영표 상임선대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김종민 공동대표(왼쪽 세 번째) 및 당직자들이 18일 공수처를 방문,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소환 및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민일보]

...대통령실은 18일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대사 조사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공관장이 들어오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이 대사 임명은 “방산 수출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기존 입장에서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이번 일로 국민 불만은 날로 커져가고 있고, 여당은 여론 악화에 전전긍긍하는데 대통령실만 문제없다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실은 공수처가 이 대사를 소환하면 그때 귀국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국민들 생각과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국민들은 애초부터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한 것이나 도피시키듯 해외로 내보낸 게 다 잘못이라고 질타한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게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임명도 정당했고 해외에 머무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그렇다면 국민과 여당만 어리석은 건가.

오죽하면 선거가 한창인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등 여당 인사들이 줄줄이 이 대사 귀국을 요구하고 나섰겠는가.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에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면서 민심을 최우선으로 받들겠다고 밝혔다. 당과의 소통 강화도 약속했다. 그런데 국민이 잘못됐다고 하고, 여당까지 문제 있다고 지적한 일을 계속 묵살하면서 국민을 받들고 당과 소통한다고 할 수 있는가.

[세계일보]

...대통령실은 어제 이종섭 주 호주대사 부임 논란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이종섭 즉각 소환·조사’를 촉구했지만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사 논란은 공수처에 책임이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매사를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 공수처가 이 대사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정면 반박해 대통령실의 해명에 의문을 남긴 점도 볼썽사납다. “정당한 인사”라고 강조한 대통령실은 이 대사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 정치는 인식의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은 도피성 대사 임명이라고 느낀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무직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해임”까지 거론한 건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실이 사법적 기준을 앞세우고 사실관계만을 따지며 버틴다면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이 대사의 자진사퇴가 답이다. “이대로면 수도권 참패”라는 국민의힘 출마자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문 사설제목](19일)

▲ 경향신문 = 5선 대통령 된 '차르 푸틴', 혼돈의 다극 질서 대비해야/의·정 대치 한 달, 정치권이 '2000명 논의' 출구 열라/이종섭·황상무 경질 선 그은 대통령실, 민심 안중에도 없나

▲ 국민일보 = 대통령-여당 '이종섭' 엇박자, 이러고도 선거 이기겠나/의사 파업 한 달… 이 고비 넘겨야 악순환 끊어낼 수 있다/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유통업자 사재기 단속하라

▲ 동아일보 = 교수도 시설도 없이 ‘관광실습’… 2000명 증원 여건 갖춰졌나/여야 위성黨에 선거보조금만 25억씩… 뻔뻔한 ‘혈세 빼먹기’/與는 ‘윤육서’, 野는 ‘명오운’… 다양성 외면한 男 중심 낡은 공천

▲ 서울신문 = 먹거리 물가 비상, 사전점검 체계 강화하자/북중러 장기 독재체제가 드리운 동북아 먹구름/'파업' 한 달 의사들, 이젠 돌아와 대화 나서야

▲ 세계일보 = 기후 재난 과학적 예측 없이 사회기반시설 시공해 왔다니/이종섭·황상무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게 국민 눈높이다/5선 성공 푸틴, 북·러 밀착 가속화로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

▲ 조선일보 = 정부·의사들 접촉 시작, 이렇게 실마리 풀어가야/비례대표, 野는 '친북' 그대로, 與는 또 尹·韓 충돌 기류/대통령도 이상하고 공수처도 이상하다

▲ 중앙일보 = 의·정 갈등 한 달 … 대화 바라는 여론 변화에 주목해야/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대통령실의 상황 인식

▲ 한겨레 = 푸틴 압승 신냉전 시대, 불필요한 사태 악화 막아야/'회칼 테러' 언론겁박 황 수석 감싸고도는 대통령실/대통령실 쏙 빼고 공수처에 '대사 소환' 요구한 한동훈

▲ 한국일보 = 접점 없이 갈등만 키운 의료대란 한 달… 파국 보겠다는 건가/스탈린 집권 기록 깨는 푸틴… 한반도 리스크도 커졌다/'이종섭 사태' 공수처 탓하는 대통령실, 앞뒤 안 맞지 않나

▲ 매일경제 = 막말 친명계 후보는 되고 박용진은 안된다는 민주당식 공천/커지는 이종섭 논란, 공수처가 기소 여부 신속하게 결론내라/상속·증여세 폐지로 인구 해법 보여준 싱가포르

▲ 서울경제 = 푸틴 5선 확정된 날 미사일 도발한 北…북중러 밀착 경계하라/공장 건설 수주 반토막, 경기 침체 벗어나려면 기업이 뛰게 해야/용산, '이종섭·황상무 리스크' 국민 시각에서 결자해지하라

▲ 한국경제 = 특허괴물 최우선 사냥감 된 한국, '대항 펀드' 키워야/"한국, 경직적 노동규제 풀어야" 오죽하면 암참까지/푸틴 5선, 北 도발 재개, 美선 핵타협론 … 심상찮은 한반도 안보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