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환경운동연합,“전주시장,전주 시민의 자부심 잘라낸 것" 성토

전주천 아름드리 버드나무 누가 베었나?

“지난 2월 29일, 전주시(시장 우범기)는 새벽 야음을 틈타 전주천 남천교 일대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한그루도 남김없이 잘라냈습니다.

삼천 삼천교 일대에서도 40여 그루의 버드나무를 베어냈습니다. 이번에 잘려 나간 버드나무는 지난해 무차별적인 하천 벌목에서 시민들의 항의로 지켜냈던 나무들입니다. 이른 봄 가장 빨리 초록의 새잎을 틔우던 버드나무가 잘린 남천교 청연루 일대의 풍경은 쓸쓸하고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전북환경운동연합)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캡쳐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캡쳐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3월, 전주시는 홍수 예방을 이유로 크고 작은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잘라내면서 남천교 일대 반듯하고 곧게 자란 아름드리 버드나무 23그루도 함께 베어졌다”며 “이에 전주시의원 8인과 시민단체, 분노한 시민들이 서명 운동, 35일간의 일인시위, 버드나무 문화제, 현수막 걸기를 추진하면서 35그루 가량이 남은 상태에서 추가 벌목이 중단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후, 시는 조례에 명시된 대로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협의 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천정비 소위원회를 구성해 벌목은 존치를 기본으로 하고 불가피할 경우 최소화하는 것에 합의했는데 시장이 그 약속을 어기고 아무런 협의 없이 그나마 남아있던 나무마저 모두 잘랐다”고 성토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주시 물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 지원 조례’는 전주시 하천 관련 정책 시행과 사업추진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자문 및 협의 활동을 시장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무 협의도 없이 남은 나무도 몽땅 자른 것은 조례를 준수해야 할 시장이  이를 무시하고, 책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주시는 홍수 방지와 통수 단면적 확보를 위해 버드나무를 베고, 하도 준설을 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며 “버드나무가 계획 홍수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홍수 배제 속도는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하도 내 낙차공과 수변 체육시설 등 다른 홍수 발생 위협요인과 비교해서 버드나무 벌목이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가를 물어도 묵묵부답이다”고 말했다.

“또한 전주시가 2023년 2월에 수립한 삼천하천환경관리계획 수목 관리방안에도 ‘정기적인 번성 범위, 높이, 밀생 상황을 조사해 홍수에 지장을 주는 수목은 벌채 등 조처하고 그렇지 않은 수목은 생태서식처로서 보전이 잘되도록 유지ㆍ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그렇지만 어떤 조사가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하천법 27조 2항에 따르면 하천공사 시행계획은 하천기본계획의 범위 안에서 수립돼야 한다”며 “그런데 하천정비계획의 근거가 되는 전주천권역 하천기본계획 어디에도 버드나무가 홍수를 일으킨다는 말이 없다. 하천 내 수목 제거는 거론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습지의 현 상태를 유지토록 계획하고 자연의 천이 현상에 순응하도록 계획을 세우라고 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 캡쳐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 캡쳐

전북환경운동연합 문지현 사무처장은 “전주시가 추진 중인 전주천 하천종합정비계획은 하천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는 위법한 행위”라며 “전주 시민이 누릴 하천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고, 공공재를 파괴하고 훼손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지현 사무처장은 “전주천의 생물다양성과 경관은 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여울과 소를 조성하고 갯버들과 물억새, 수크령 등을 심는 과정에 전문가와 환경단체, 시의회와 전주 시민이 함께 노력해 얻은 결과”라며 “그동안 자연하천 복원의 전국적인 성공 모델로 인정받은 전주천을 배우기 위한 시군 공무원과 환경단체의 발걸음이 이어져 왔다”고 덧붙였다.

“전주천 버드나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습니다. 한옥마을과 전주를 더 빛나게 하는 존재였습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며 자연경관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한복을 차려입고 징검다리 위에서 버드나무 숲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명소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버드나무 노란 꽃과 이파리, 씨앗은 일찍 깨어난 꿀벌과 곤충들의 먹이가 됩니다. 또한, 곤충과 애벌레를 먹는 새들의 먹이터이자 은신처가 됩니다.

법적 보호종인 수달, 원앙, 삵이 처음 자리 잡은 곳이자, 버드나무 그늘 물속에서 쉬리와 꺽지 등 여러 물살이의 서식처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유속을 완화하여 하류 범람을 막아주고, 바람이 실려와 자연적으로 뿌리를 내린 버드나무숲은 자연성을 회복한 전주천의 선물이었습니다”

문지현 사무처장은 “자연성을 회복하고 풍부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주천은 시민의 자부심이었다”며 “자연이 심고 시민이 가꾼 버드나무는 수달과 함께 민관 협치의 상징이었는데 이러한 전주천 버드나무를 싹쓸이로 벌목한 것은 전주 시민의 자부심을 잘라낸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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