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넘어서', 서울과 삼척서 동시 기자회견 열고 증권사에 탈석탄 금융 요구
"증권사, 탈석탄 선언 이후 우대 조건으로 판촉하고 높은 수수료로 수익 늘려"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서울과 삼척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6 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삼척석탄화력발전소(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기자회견에 앞서 각 증권사에 서한을 보내 기후위기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중단해달라고 주문했다.6개 증권사는 NH 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 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석탄을 넘어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 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4 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먼저 △삼척블루파워는 상업운전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포스코그룹을 비롯한 관련 기업,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 정부, 국회는 삼척석발전소가 지역사회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운영 중단 방안을 마련하고, △6 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와의 총액인수확약 계약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포함한 신규 석탄채권 발행을 중단해야 하며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논의를 중단하고  △6 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 등의 일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배슬기 에너지기후팀 활동가는 “다음달 19 일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30 년간 우리나라의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3 억 6000 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며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첫 번째 해결책은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 중단"이라고 강조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6 개 증권사와 삼척블루파워가 석탄발전으로 기후위기를 악화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키움증권을 제외한 5 개 증권사는 석탄 투자 배제 방침, 즉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놓고도 국내 마지막 신규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의 사업을 완성케 하는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탈석탄 선언 이전인 2018 년 1 조원 규모로 체결한 총액인수확약이라는 논리로 지금까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에서 주관을 맡아오며 석탄금융 업무를 지속해왔다.

탈석탄 선언 후에도 증권사들의 행보는 달라지지 않았다. 탈석탄 기조가 무르익은 2022년부터 0.15%이던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은 0.2%로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주관사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수수료로 거둔 수익은 오히려 30%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연 4 회로 지급되던 이자 지급 주기를 12 회로 조정했고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리테일에 적극 나서는 등 기후리스크를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 캡쳐
사진 환경운동연합 홈피 캡쳐

[기자회견 전문]

삼척석탄발전소 상업운전과 기후위험 팔아 배불린 6개 증권사의 삼척블루파워의 추가 회사채 인수와 판매 중단하라 

국내에서 건설 중인 마지막 석탄발전소, 삼척블루파워의 삼척석탄발전소는 오는 4월 19일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는 기후위기 대응에 걸림돌인 석탄발전소를 건설 중인 삼척블루파워를 규탄하고, 석탄발전소 건설을 도우며 석탄 금융을 지속중인 금융기관들에게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중단과 총액인수확약 신규계약논의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건설 당시부터 기후/환경적 위험은 물론이고, 재무적 타당성의 하락,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 등으로 시민사회, 국회, 관계 당국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인 1,050MW 터빈 2개를 갖춰, 최대 출력을 가정했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1,282만t으로 202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2%, 2030년 감축 목표 배출량의 3%에 해당하는 양이 배출된다. 2030년까지 연간 4%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있어 삼척화력발전소가 내뿜을 온실가스는 우리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에 중대한 걸림돌이다. 

또한 동해안 지역의 송전제약으로 인근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은 30%에 불과해 당초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금융기관에 제시한 대로 85%에 달하는 이용률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지역사회의 반대와 거듭된 환경 문제 등으로 상업운전은 2023년 7월에서 수개월 미뤄진 이달 말에야 진행될 예정으로, 막대한 공사비 증가와 운영자금 손실을 발생시켜왔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는 연이은 폭염과 가뭄, 홍수 피해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된 시대에 살고있다. 국제사회는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게 2030년 탈석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선진국들은 2030년 전후 탈석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러한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합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과학자들은 한국이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해왔으며, 2022년 9월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 이 시민 5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회부되어 2023년 8월 법안이 발의되었다. 3월 중 삼척 주민을 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 주민 66%가 석탄화력발전소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69%가 발전소의 조기폐쇄에 동의한다고 답하는 등 석탄발전소 건설에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국민, 지역사회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척블루파워가 초래할 기후재앙과 당면한 지역사회의 반대, 환경 파괴, 재무적 위험성에 비해 보낼 곳도 마땅치 않은 전력 생산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는 극히 미미하다. 이에 삼척블루파워와 재무적, 전략적 출자자인 포스코그룹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즉각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을 중단해야 한다. 

삼척블루파워는 총 4.9조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약 1조 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태로 본 공사에 착수했고,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2019년부터 9회에 걸쳐 총 1조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기후위기에 따른 좌초자산 위험, 재무적 타당성 하락 등은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 하락과 연간 7%에 달하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의 높은 이자율에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 하지만 기후위험을 인식한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투자를 외면해왔으며, 2021년부터 5회에 걸친 9500억 원의 채권 발행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왔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6개 증권사가 이 회사채 발행의 대부분을 도맡아왔다. 석탄을 넘어서는 ESG, 기후금융을 내세우며, 탈석탄을 선언하고서도 석탄 금융을 지속하는 것을 규탄하고, 보다 전면적인 금융중단 조치를 요구한다.  

삼척블루파워의 ‘석탄채권’이 금융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데도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를 계속해서 주관하고 있다. 이중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저마다 기후금융, 저탄소금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는 탈석탄 선언 이전인 2018년에 체결한 1조원 규모의 총액인수확약을 근거로 석탄 금융 업무를 지속해왔다.  

무엇보다 자본시장의 탈석탄 기조에 따른 투자자의 외면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0.15%이던 인수 수수료율은 0.2%로 급증해 이들 주관사가 석탄 금융으로 얻은 수수료 수익은 오히려 30% 가까이 증가했다. 6개 증권사는 기관투자자로부터 외면이 지속되자 연 4회로 지급되던 이자 지급 주기를 12회로 조정하고, 재무적 위험 요소가 반영된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리테일을 통해 판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기후위험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이 결과로 2021년부터 4회에 걸쳐 대부분 미매각되던 채권은 지난 2023년 9월에 진행된 2,050억원의 채권 중 2,000억 원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언론 등에 알려진 바와 달리 이들 증권사의 계약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의 매입약정과 관련해 이들 증권사의 공시자료 상 우발채무 내역을 확인한 결과, 2019년 이후 진행된 1조 1000억 원의 회사채 인수 이후에도 2~3000억 원가량의 추가 인수가 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 또한 이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이들 증권사들은 기존 계약의 연장임을 고려해 채권 인수 업무를 지속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들 증권사가 석탄발전소 가동 이후에도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석탄금융을 지속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삼척블루파워가 건설 중인 삼척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다. 이 사업의 금융조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내세우는 탈석탄, ESG, 기후금융은 ‘그린워싱’에 불과하다.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 가능한 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 

이에 우리는 기업, 증권사, 그리고 정부와 국회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삼척블루파워는 상업운전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 

하나, 포스코그룹을 비롯한 관련 기업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 그리고 정부와 국회는 삼척석발전소가 지역사회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운영 중단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와의 총액인수확약 계약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포함한 신규 석탄채권 발행을 중단하고,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논의를 중단하라. 

하나,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 등의 일체 행위를 중단하라.

2024년 3월 27일 '석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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