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주변의 친구들이 가만있다가도 줄곧 ‘아버지!’를 외치곤 했다. 이들이 애타게 아버지를 찾은 이유는 송민호의 ‘겁’이라는 노래 때문이었다. 인기 힙합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노래 겁의 한 소절이 마치 유행어처럼 청년들 사이에서 번졌다.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어른이 되기엔 어리고 여렸던 그를 보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이 세상의 모든 어른이 떠올랐다. 얼마나 어릴 때였을까. ‘너도 늙는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들과의 차이는 어린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도
평범하지 않은 평범함아침에 일어나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직장에 출근해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저녁 먹고 여가시간을 갖는 것. 어릴 때의 난 이 교과서적인 평범한 일과가 진정 평범한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이 일과가 평범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처절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깨닫는다.작년 서울대생이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저녁이 있는 삶’을 지원 계기로 밝혀 화제가 된 바가 있다.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최고 대학을 다닌 수재라도 저녁이 있는, ‘교과서적인 평범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