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예탁원 일산센터 매입특혜의혹으로 발생한 임차료 '도로유지보수비'로 지불
회계와 예산집행 투명성 흐려 논란 …이재명 정부의 공정경제와는 '역주행' 행보

[논객]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수도권 신사옥 용으로 매입한 일산의 건물이 특혜 의혹으로 이전공사가 어렵게 되자  인근에 마련한 임시사무실 임차료 7억원을 도로  유지보수비에서 지급해 예산을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함 사장이  옛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매입 특혜의혹으로 신사옥 이전이 어렵게되면서 발생한 임차료를 업무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도로유지보수 예산 항목에서 지불한 것은 회계 원칙과 공기업 예산 운용 지침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함사장이 경영실책으로 발생한 비용을 예산전용으로 메워  불투명 경영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국도로공사(도공)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한겨레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도공은 지난해 수도권 서부지역 관할 본부 신사옥을 마련하기 위해 특수 목적 건물인 한국예탁결제원(예탁결제원) 일산센터를 약 620억 원에 사들여 올해 초 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 센터는 지하에 금고시설 등을 갖춘 특수건물로 오랜 동안 팔리지가 않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는데 도공이 덜썩, 그것도 비싼 값으로 사들이면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다.이에 국토교통부가 감사에 착수하면서 도공은 리모델링 공사 등 신사옥 이전 관련 모든 작업을 중단한 건물을 8개월 동안 방치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함진규 사장 . (사진=도로공사/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 함진규 사장 . (사진=도로공사/연합뉴스)

시민단체는 이 의혹으로 함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 이 센터 개보수를 통한 수도권 신사옥 마련과 입주가 지연되자 인근 상가건물을 임차해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임대인에게 14개월 간  임차료로 7억원 이상을 지불했다. 

신영대 의원에 대한 도공 제출 자료에 따르면 도공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상가건물 8층을 임차해 임시사옥을 마련하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4개월치 임차료로 7억73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상 만기 종료 통보가 없으면 3개월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조건이어서, 입주 지연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임차료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공이 이 임차료를 도로관리사업비 항목에서 지출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도공은 졸속 매입에 의한 경영실책으로 발생한 비용을 엉뚱한 예산 항목에서 조달하고 나아가 예산을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도로 현장의 제반 관리에 사용해야 할  예산을 임시사무실 운영비로 전용한 때문에  앞으로 도공의 도로 유지·보수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예산을 항목에 맞게 집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의 예산전용은 이번 만이 아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23년 12월 고속도로 건설사업 관련 국가재정사업비 중 용도가 제한된 보상비와 시설부대비 예산 약 599억 원(당시 최근 4년간)을 기획재정부 등의 사전 협의나 승인 없이 직원 인건비 등으로 불법 전용한 사실이 권익위 조사에서 확인된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이는 국고를 유용한 행위로, 임직원들이 더 많은 성과급을 받으려는 의도아래 사익을 도모하기 위한 구조화된 부패 관행이라고 지적하고 관련내용을 수사기관에 이첩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도공은 이에 대해 해당 예산 집행이 회계원칙 및 공기업 예산 운용지침에 따라 검토 후 집행된 것으로, 불법 전용이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함 사장은 예산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게다가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산 특혜의혹으로 불신을 받고 있는 터에 예산까지 전용해 정도경영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경제를 강조하는 이 재명 정부에서 과연 신임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한편 도공의 옛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매입 의혹은 약 620억 원 규모의 사옥 매입 과정에서 특혜 및 혈세 낭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이 고가매입 특혜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감사를, 경찰은 수사를 진행중이다.

옛 한국예탹결제원 일산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옛 한국예탹결제원 일산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도로공사는 지난해 수도권 서부본부 신설을 위해 사옥을 물색하면서, 지하에 대형 금고 시설이 있어 일반 건물로 사용하기 어렵고, 배관 등이 낡아 200억 원 이상의 추가 리모델링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지하에 금고시설이 있는 등 일종의 '특수 매물'로 분류돼 잘 팔리지 않았는데 도공이 그것도 비싼 값으로 덜컥 사들여 특혜의혹이 일었다. 도공은 자체 분석에서도 김포나 인천 등 접근성과 가격 효율성이 더 우수한 후보지들이 있었으나 배제되고, 특수성을 가진 일산센터 매입을 강행한 것이 빌미가 됐다.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인 DS네트웍스가 지난 2020년 예탁결제원으로부터 597억 원에 매입했던 이 건물을, 도공이 불과 몇 년 뒤인 올해 1월 이보다 20억원 남짓 더준 620억 원에 사들였다. 여기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국토부가 감사에 착수하면서 도공은 신사옥으로의 이전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 등 모든 작업을 중단한 상태로 현재까지  방치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도공이 임차료를 도로 유지보수 등 현장 관리에 쓰여야 할 '도로관리사업비' 항목에서 집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산 집행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논객닷컴= 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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