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재무 등 역량은 턱없이 부족... 메리츠금융, 담보에도 채권 회수 불투명
노조 반발 등 담보권 강제처분도 어려운 입장…회생계획 확정까지 손실만 불어날 듯
[논객]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에 빌려준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회수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출금을 떼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금융은 사모펀드 MBK가 법원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먹튀’ 비난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담보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채권 회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법원의 매각작업이 교착상태에 채권회수 전망이 어두워지는 형국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약 1조 2,166억 원을 대출하면서 국내 대형마트 62개 점포를 신탁 담보로 확보했다. 담보 평가액(2조 8,174억 원)을 고려하면 법리상 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홈플러스 공개 예비입찰이 진행되면서 메리츠금융의 대출금 회수 전망은 다소 밝아졌다. 그러나 후보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팔릴 가능성이 낮아지면 채권확보 기대치도 떨어졌다.
인수의사를 보인 참여사들이 고래를 삼키기에는 인수역량이 너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매각 불발과 회생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메리츠금융의 홈플러스 대출금 회수에 다시 적신호가 올랐다.
지난 10월 말 진행된 홈플러스 공개 예비입찰에는 하렉스인포텍(Hares Infotech)과 스노마드(Snomad) 단 두 곳만 LOI(매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이 두 후보는 자산규모가 크지 않고 자금 조달능력도 의문시돼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올라있는 거대 부실기업을 인수, 과연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지를 의심했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이들을 우선협상자로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렉스인포텍 (AI 핀테크)은 매출액이 수억 원대에 불과하과 자본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 경험이 전무 할 뿐만 아니라, 수조 원대 채무를 안고 있는 대형 마트를 인수할 재무적 기반이 전무하다는 평가다.
스노마드 (부동산 임대·개발) 역시 유통업 경험이 없으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 업체가 홈플러스의 유통 사업 정상화보다는, 잠재력이 있는 대형 마트 점포들의 부동산 자산 가치(개발, 임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이로 미루어 홈플러스가 이들에게 매각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매각입찰이 불발로 끝날 공산이 짙어지면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증권·화재·캐피탈)은 1조 3,028억 원 규모의 채권을 회수할 길이 점처 멀어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의 대출금 회수를 어렵게하는 요인은 이 말고도 많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 침체의 지속이다. 홈플러스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처분하더라도,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거래 절벽으로 인해 제값을 받고 매각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원매자를 물색 중이지만 최근 공개예비입찰에서 확인되듯 인수능력을 갖춘 후보를 찾기가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회생 절차 장기화와 매각이 난항이 예상된다. 홈플러스의 매각 절차가 지연되거나 불발될 경우 회생 절차가 장기화되어 채무 조정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메리츠금융이 담보권 실행을 강행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담보권 실행하기 위해 점포 정리나 폐점을 강행할 경우 일자리를 잃게되는 노조로서는 강력히 반발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정치권에는 고용 불안과 지역사권 침체를 우려해 무리한 담보권 행사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물론 메리츠금융은 신탁 재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더라도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대출 계약에 기한이익 상실(EOD) 조건이 있어 담보 처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도 있다. 그렇지만 이로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담보권을 쉽게 행사할 수 없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사안은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사회적 사안으로 확대됐다"며 "회생이 장기화될 경우 메리츠금융의 채권 회수 일정과 이자 수익에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결국 메리츠금융은 매각 성사 또는 회생계획 확정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고 이로 인해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손실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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