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심리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외로움’과 ‘공허함’에는 차이가 있다. 외로움은 아는 맛의 무서움에 빗댈 수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결핍 또한 느끼게 된다. 때론 외로움을 채워줄 상대를 갈망하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에서 마음 씁쓸하던 주인공이 진짜 사랑을 만난 뒤 마음 한 켠 한 켠을 물들여 가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외로움이 회복의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공허함은 꽉 막힌 유리병 속 진공상태와도 같다. 사랑을 모르거나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조차 느끼지 않는다. 진공 속에서
[청년칼럼=곽예지]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글들을 여러 편 쓰게 된다. 내 또래의 대학생들 중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가끔 마음 가는대로 적는 일기 몇 편과 더 가끔 쓰게 되는 편지 몇 통을 빼고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쥐게 하는 글은 대부분 ‘써야 해서’ 쓰는 것들로 구겨지듯 남는다. 나도 다르지 않다.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의 모습이라 부끄러운 상황이지만, 내향적으로 파고드는 일기나 때때로 자폐적인 글들을 남들에게 안보이게 블로그에 끄적이는 게 전부
[청년칼럼=곽예지] 인스타그램이 재밌다. 중독자는 아니다. 그럼 인플루언서라도 되나? 그건 더더욱 아니다. 팔로워 백 명 남짓의 평범한 사용자일 뿐이다. 하지만 내게 ‘인스타그램’은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채널이다.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해서 얻은 이득과 재미도 많다.가장 먼저, 피드를 꾸며 나를 표현하는 것이 흥미롭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지, 무슨 일을 해왔는지 등. 피드를 통해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다.‘보여준다’는 단어로 인해 과시라는 부정적 면모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청년칼럼=곽예지] 재미있는 이력서를 우연히 발견했다.인스타그램을 넘기다가, 에디터를 뽑는다는 공고 게시물을 따라 타고 링크까지 가서 클릭해 보았다.‘내가 만약 이런 곳에서 일하려면 어떤 식으로 서류를 작성해야 할까?’라는 가벼운 호기심만 가지고 여유롭게 첫 번째 서류를 열어보았다.그리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름과 생일 같은 아주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몇 자 적은 뒤 – 별자리를 쓰는 칸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 이라는 간결하면서도 철학적인, 깊은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우리오파(于里烏播)/개귀여어(凱歸蠡魚)/하고풍거(河鼓風去)/삭다해라(削多海蘿)’‘언니는 경마장 출입금지라면서요? 언니 미모에 말이 안 나와서....’위와 같은 ‘주접’이 밈(meme)이 되어 퍼져나가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유심히 둘러보면 연예인·유명인·인플루언서들의 sns나 유튜브 댓글창에 주르륵 달린 ‘주접 댓글’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할 수 있다. 너무 오바스러운 건 아닌가 싶다가도, 다양한 언어유희와 재치들을 보고 있자면 결국 웃음이 피식 새어나온다. 이런 댓글들은 악플을 정화하는 효과를 내기도 하며, 셀럽들이
[청년칼럼=곽예지] 집. 우리는 집에 ‘머문다’. 언젠가 떠날 수도 있겠지만, 살고 있는 그 동안은. 집에 들어오면 밖에서 잔뜩 웅크리던 내 마음이 가장 먼저 풀썩 누워 머물고, 떠오르는 생각들도 집에서만큼은 조금씩 더 머무르고, 맛보는 음식조차도 휙휙 움직이는 식당의 접시들과는 다르게 느긋이 머금어지다 사라진다. 한 철학자는 그런 집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집이란 풍경보다도 ‘한 영혼의 상태’이다.”눈을 돌리자마자 야속하게 슥슥 지나가는 풍경과 다르게, 영혼이 머무는 곳도 결국, 집이다.1인 가구 비율이 늘고 있다는 말은,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