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차면 사람 달라진다’는 말이 어김이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허구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74)가 모델 케이스다. 그는 30여년간의 야구 해설위원직을 관두고 2022년 3월 취임했다. 정지택 총재가 갑자기 사퇴한 덕분에 벼락 감투를 써 잔여 임기를 마친뒤 2024년 1월 연임에 성공, 임기 만료를 1년 1개월 앞두고 있다. 사실, 해설위원이 ‘야구 대통령’인 KBO 총재 신분으로 수직상승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최고 인기 스포츠의 수장으로, 해설만 하던 사람이 낙점된 것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10개 구단 사장(K
올시즌 한국시리즈가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의 장쾌한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5차전에 걸친 한화 이글스와의 승부는 얼핏 드라마틱하게 보였지만 4승 1패의 결과가 말해주듯 LG의 일방적인 승리였다.공격-수비-주루에 걸쳐 완벽 무장한 LG에게 삼성과 PO(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한화는 상대가 되질 못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피로감이 쌓인 한화 투수진이 4사구 9개를 내주며 자멸하다시피해 포스트시즌 경기방식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LG는 페넌트레이스 종료이후 24일간의 휴식기를 가졌고 한화는 PO에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 한화와 준PO(플레이오프) 승자인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PO 대결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올해 연 관중이 사상 최다인 1200만명을 돌파한 만큼 팬들의 가을 야구 관심도 끝없이 달아 오른다. 젊은이들은 길을 걸으면서도 프로야구를 화제로 삼을 정도다.그런데, 가을야구(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팀들은 마무리훈련에 한창이다. 먼저 롯데 자이언츠-.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롯데는 8년만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높았으나 뜻밖의 12연패를 당해 아쉽게 7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8년부터 ‘7-10-7-
지난해말 FA(자유계약선수)로 계약, 새 유니폼을 입은 삼성 우완투수 최원태(28)와 한화 사이드암스로 엄상백(29)은 팀의 아픈 손가락이다.4년 총액 70억원을 받은 최원태는 기대치보다 못한 8승(7패)에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이하 기록은 9월 22일 현재). 최원태가 위기때 2~3승만 보탰다면 팀은 3위를 넘볼 수 있는데, 그의 부진으로 팀은 4~5위를 넘나들어 준플레이오프 직행이 안정권은 아니다.최원태보다 더 많은 78억원을 받은 엄상백은 한술 더 뜬다. 겨우 2승(7패)에 자책점은 무려 6.61. 9월 들어 호투를
검찰개혁을 놓고 야권의 반발과 법원내부에서의 비판이 적지 않은데, 정부와 여당은 끝까지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다 알다시피, 검사의 힘을 빼는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반쪽 검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시절,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4가지 혐의의 재판을 받은데 대한 보복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검찰의 행태는 마찬가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체포를 완강히 거부하자 특검이 너무 지나치게 반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사들 힘으로 안되니까 젊은 사
좀 지난 이야기지만, 문제가 많은 사안이라 뒤늦게나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태 타이거즈(현 KIA)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LG 트윈스 감독을 지낸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65)이 경기중 선수의 부진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지난 7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롯데전. 8회초 롯데 구원 투수인 정철원(26)이 마운드에 오르자 정우영 캐스터가 “정선수는 홈-원정 경기의 성적차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순철 해설위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차이가 있다면 야구외 다른
빌딩 화장실에 가면 세면대옆 종이 타월통에 대체로 두가지 구호가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한장이면 충분! 절약합시다!”이고 또 하나는 “지구를 살리자!”입니다. “한장이면 충분, 절약~”은 뜻을 알겠는데, “지구를 살리자?” 종이 타월 한장 아껴 지구를 어떻게 살리지? 종이 타월 한장으로 당장 지구를 살릴 순 없지만 종이 타월 한 장, 한 장을 아껴 쓰면 지구를 살릴수 있다는 말입니다.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사상 유례가 없는 폭염의 연속, 정말 하루 하루가 죽을 맛입니다. 땡볕에 300m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기진맥진하니,
*PGA(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 US 오픈은 125년 역사를 가진 메이저대회중 가장 명성있는 메이저대회다. 우승 상금도 엄청나 최정상급 선수들의 눈부신 샷 경연이 펼쳐진다(올해는 433만 달러, 약 59억 7000만원). 최근 10년간 브라이슨 디셈보(32), 브룩스 캡카(35), 더스틴 존슨(41, 이상 미국), 욘 람(31, 스페인) 등 최상위급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하지만 매튜 피츠패트릭(31·영국/2022년)처럼 가끔 무명급의 선수들이 깜짝 챔피언에 올라 뜨거운 화제를 몰기도 했다. 지난 6월 16일(한국 시각)
안녕하세요. 이번호부터는 ‘세상만사’라는 문패로 독자님들을 찾아 뵙겠습니다.첫번째 주제로 제 주전공인 야구 관련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를듯 합니다. 지난해, 출범 43시즌만에 처음으로 연간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1200만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말 경기는 거의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죠.제가 프로야구를 취재하던 1980년대에 비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되다)’입니다. 지역 라이벌인 롯데-해태의 주말 경기말고는 관중석이 꽉차는 경우가 없었고 경기당 평균 관중은
나는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즐겨 마셨다. 처음 마신 게 고 2때인 1971년 여름이니 이제 ‘술 나이’로는 54세다.천성적으로 술이 세지는 않아 1980년 1월 사회에 진출했을 때 회사 회식말고는 크게 취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게 1981년 8월 신문기자가 되면서 술이 늘기 시작했다. 대부분 취재원이 운동선수 아니면 코치, 감독이니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남아 기사꺼리를 하나라도 더 챙기려면 취한 척을 하면 안됐다. 남자의 자존심 아닌가. 한창 때는 ‘양폭(양주+맥주)’을 하룻밤에 열몇잔씩 마신 적도 있으니 위가 견뎌
대선 기간중 민주당에서는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여론이 안 좋으니 일단 철회한바 있다. 하지만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은 ‘꺼지지않는 불씨’로 새 정부 출범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1,2심을 거쳐 올라온 사건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대법관은 법 체계를 모르면 판결을 제대로 내리기가 어렵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법을 모르니 여론 재판을 할 공산이 크다. 아니면 여당 추천으로 같이 임명된 다른 대법관의 견해를 참조할 게 뻔하다.이를 골프에 빗대보자. ‘비법조인 대법관’은 룰과 매너를 모르고 시작한 골퍼와
야구에서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볼을 두고, 투수는 스트라이크라고 하고 타자는 볼이라고 한다. 날카로운 식칼이지만 요리사에게는 맛난 음식을 만드는 도구, 범죄자에게는 흉기로 여겨진다. 관점이 다른 탓이다.산속에 홀로 서있는 웅장한 소나무를 보는 화가와 목수의 시선도 다르다. 그림의 소재인 멋진 노송(老松)을 무참히 베는 목수가 화가의 눈에는 ‘악(惡)’이지만 목수에겐 튼튼한 집의 기둥이 되는 것이 ‘선(善)’이다. 관점이 다르니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 말할 순 없는 것이다.고려말의 명장(名將)인 최 영 장군이 말한 ‘황금
70대 초반 고교 동기들의 골프모임. 지난해 다들 고희(古稀)를 맞으며 티오프를 화이트티 아닌 시니어티로 옮겨 비거리 스트레스 덜 받고 재미나게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한 친구의 제안으로 모두 ‘첫홀 올파’를 적용하는 건 ‘옥의 티’다. 물론 대부분 나이든 이들의 골프 모임에서 ‘첫홀 올파’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는 골프 종주국 영국 사람들이 알면 비웃음을 살지 모른다. ‘골프 후진국’ 사람들이라고 경멸할지도 모른다. ‘첫홀 올파’는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보기 이상의 실수를 저지르는 걸 보상해주자는, 어떻게 보면 따뜻한 배려다
오늘은 특이하게 4월 5일 딸을 결혼시킨 소감과 축의금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무남독녀 외동딸이어서 그런지, 아내가 엄청 허전함과 상대적 박탈감(사위로부터)을 느껴 며칠을 힘들어 하더군요. 이건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인데 먼저 자녀를 결혼시킨 언니와 동생이 이런저런 위로의 말을 해주고, 또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니 열흘 정도 지나 웬만큼 안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딸이 출근하면서, 점심 식사 후, 퇴근 때 빠짐없이 안부 전화를 해주니 우울증 느낄 새가 없나 봅니다^^그럼, 딸 바보인 저는? 역시 허전함과 외로움을 느꼈는데 아내의
4시간반 남짓 18홀을 돌며 온갖 희로애락을 느끼는 골프는 인생과 닮은 게 많다고들 말한다. 골프 라운딩에서 배우는 교훈도 적지 않다. 최근 일어난 사례를 살펴보자.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던 찰리 헐(잉글랜드)이 라운드전에 수행한 엄청난 운동량으로 화제에 올랐었다. 헐은 대회 1라운드가 열린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오전 2시 30분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영국에 사는 가족과 통화를 하려고 영국 시각에 맞춰 알람을 설정해놨기 때문이다.그뿐 아니라 헐은 체육관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지난해 매출 41조 2901억원(302억 68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쿠팡의 매출은 2021년 20조원을 돌파하고, 2023년 3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작년에 처음으로 40조원의 벽도 뛰어넘었다.쿠팡의 매출은 국내 백화점 소매판매액(40조 6595억원)과 대형마트 판매액(37조 1779억원)보다 많았다. 작년 쿠팡의 매출 가운데 90% 가까이가 국내 시장에서 나오는 만큼 국내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독주가 확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해 영업 이익은 6000억원대로, 3년전인 2022
목생도사(木生道死)를 알고 계십니까? 뜻은 ‘나무에 맞으면 살고 도로에 맞으면 죽는다’는 것인데 골프에서 유래됐지만 인생살이에서도 통하니 꼭 새겨야 할것 같습니다.먼저 골프-. 지난 2월 24일(한국 시각) 멕시코의 비단타월드 바야르타에서 열린 멕시코 오픈(총상금 70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브라이언 캠벨(31·미국)이 1타를 줄여 올드리치 포트기터(20․남아공)와 나란히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했습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캠벨과 포트기터는 함께 파를 기록했지만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은 캠벨이
“재물이 행복을 안겨줄까?” 이는 다소 진부한 물음입니다. 수천년간 수많은 철학자와 명상가, 성직자들이 이에 관해 무수한 질문과 설명을 하며 이야기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답도 정해진 건 없죠. 재물이 어떤 이에게는 엄청난 행복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형제간 재산 다툼으로 불행의 싹을 틔우기도 하죠.멀리 갈 것도 없이 제가 사는 동네의 00막국수집 사장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이 막국수집은 이름만 들으면 강원도 춘천의 오래된 막국수집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는 이름만 따 왔더군요. 그리고 국내산 메밀로 만든 막국수가
“누구에게나 때는 있다” 언젠가 길거리에서 판촉용으로 나누어주던 연두색 때수건에 새겨진 문구다. 사람에겐 피할 수 없는 두가지 ‘때’가 있다. 하나는 시간, 다른 하나는 더러움을 의미하는 때다.주말 골퍼(아마추어)들에겐 2월이 개인 훈련에 들어가는 적절한 ‘때’다. 물론, 1월 초중순부터 부지런히 연습장엘 나가는 이들도 있고, 라운딩 직전에 겨우 한두번 연습 시늉을 내는 이들이 있지만, 평균적인 골퍼들의 시즌 준비 기간은 2월이다.2월 중순이면 겨울의 추위는 어느 정도 물러가기 때문에 서서히 워밍업을 해야 된다. 대부분 3월 중순
“가진 게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행 매슬로가 한 말이다. 이는 친숙한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일어나는 인지편향을 가리킨다.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 아니었으면, 어처구니없는 ‘비상계엄 사태’ 선포는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평생을 검사로 살아왔으면 뭇사람들을 모두 피의자로 본다고 한다. 그러니 동창회 나가서도 동창생들을 피의자 대하듯이 한다. “야, 00야!” 피의자 대하듯이 하는 호칭에 ‘검사 동창생’을 기피하고, ‘검사 동창생’은 ‘영감’으로 떠받들지 않는 동창생들이 싫어 동창회에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