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연결되는 몸의 움직임, 요가
연결의 어려움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을 배우던 시절, 선생님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고독해야 한다.”
한때는 그 말을 신조처럼 믿었고, 외로움 속에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대를 지나며 친구들을 만나고, 사람 덕분에 살아남는 경험을 했다. 30대가 되어 혼자가 되었을 때, 팬데믹이 찾아왔다.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고, 나는 비로소 외로움의 무게를 실감했다.
엔데믹 이후에도 관계 맺기가 두려워졌다.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가까워지면 도망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그건 관계 속에서 ‘적절한 거리두기’가 여전히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와의 거리
세상과 적절한 거리두기를 고민하면서 깨달은 건, 내가 ‘나와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사람을 가까이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고,
그게 싫은 이유는 결국 내가 나를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남을 사랑하기 전에 나를 먼저 사랑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나는 몸과 대화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요가를 시작했다.
팬데믹 시기부터 벌써 5년째, 요가는 스스로 얼마나 강한지를 잊곤 하는 나에게 그 힘을 상기시켜 주었다. 힘든 시기마다 내 숨이 얼마나 얕아져 있는지 알아차리게도 했다.
2023년 초, 발리에서 3주간 합숙하며 요가 강사 자격증 과정을 수료했다. 그때 함께 공부한 선생님과 친구들을 통해, 나는 언제나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고 또 계속 연결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배웠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나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졌고, 예전보다 자신을 더 긍정하는 나를 발견했다.
@사진 연합뉴스
알아차리기
산에 정상이 있듯이, 요가에는 ‘피크 포즈(peak pose)’가 있다.
대부분의 요가 시퀀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자,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는 순간이다. 그런 자세들은 하나같이 ‘균형’과 ‘힘’을 필요로 한다.
한 시퀀스를 시작하기 전, 나는 거의 언제나 ‘그 자세는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포즈가 나오면 항상 지레짐작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짓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수련의 흐름을 따라가다 피크 포즈에 이르면, 어느새 그 포즈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때마다 깨닫는다. 또 스스로를 믿지 못했구나.
매번 요가를 할 때마다 스스로를 가장 방해하는 존재가 나 자신임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몸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짧은 시간 안에 마주하고, 작은 목표를 성취하며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그게 바로 요가 수련이다.
분명 마음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지만, 사람은 참 어리석어서 자고 일어나면 그 연결이 다시 끊긴다. 그래서 매일, 짧게라도 요가 수련을 이어가는 게 이롭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요가는 산스크리트어 ‘yuj’에서 유래한 말로, ‘결합’ 또는 ‘연합’을 의미하며 몸과 마음, 영혼의 통합을 추구한다. 요가는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수련이지만, 결코 완전히 개인적인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흡과 정신과 몸을 이어주고, 넓게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그래서 많은 요가 스승(구루)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나 역시 요가를 하며 삶이 많이 변했다. 체형부터 하루의 루틴, 먹는 음식까지 바뀌었다.
그동안 요가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울고 웃으며 마음을 열기도 했다.
나처럼 관계 속에서 ‘적절한 거리두기’에 어려움을 겪거나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 요가를 시도해보면 좋겠다. 기왕이면 유튜브로 접하기보다는 요가원에 가보시기를.
다른 사람과 숨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뜻밖의 기쁨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요가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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