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감치 석방 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재판장에게 욕설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1일 "감치 재판을 받은 변호사들이 재판장을 상대로 욕설 등 인신공격적 발언을 한 것은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법관의 독립과 재판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위법부당한 행위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조인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품위와 책임을 저버린 이들에 대해 향후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의 변호인들에게 감치 15일을 선고했지만, 이들은 같은 날 집행 불능으로 석방했다.

당시 김 전 장관 변호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가 한 전 총리 공판에서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거부했고, 두 변호사는 '직권남용'이라며 법정에서 소리쳤다. 이에 재판부는 퇴정을 명령하며 감치하겠다고 밝혔다.이후 재판부는 별도의 감치 재판을 열어 두 변호사에게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이들 변호사는 감치재판에서 인적사항을 묻는 재판장 질의에 진술을 거부했고, 재판장은 통상의 방법에 따라 확인가능한 범위에서 이들의 이름과 직업, 용모 등을 감치재판서에 기재했다고 한다.그러나 감치 장소인 서울구치소는 같은 날 두 변호사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청했고, 법원은 감치 집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집행명령을 정지했다.

석방 뒤 두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재판부를 향해 '주접떨지 말고 재판이나 잘해라','여러분이 재판장이 벌벌 떠는 걸 봤어야 한다'며 재판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 사태와 관련,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유승수 변호사는 이날 같은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공판 말미에 "저희가 형사사건 피고인 지위에 있는 김 전 장관 변호인으로서 다른 사건을 조력하러 갔는데, 주장을 펼치기도 전에 법관이란 자가 감치 명령을 내렸다"며 "심각하게 변론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사설(김용현 변호인의 법정 모독 사태, 대법원은 방관할 건가)에서 “재판부가 이들에게 감치 15일을 선고한 것은 당연한 조처였지만, 서울구치소는 4시간 뒤 이들의 인적 사항을 모른다며 풀어줬다”며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도 감치자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이렇게 풀어줄 것인가. 재판부는 이·권 변호사 감치를 재집행하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들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도 사설(모독당하는 내란 재판, 법원은 단호한 단죄 의지 보여야)에서 “내란이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심판하는 법정을 어지럽히고 법질서를 농락하는 변호사들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라며 “법원은 즉시 단호한 조처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사설은 “법원은 고발이나 징계 요청을 검토 중이라는데, 즉각 실행에 나서야 한다‘며 ”이런 사태를 수수방관한다면 법원의 권위는 설 곳이 없고 사법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 2차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가 공개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 2차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가 공개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경향신문]

....내란 세력의 법정 모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재판을 정치화하려는 윤석열 일당에 책임이 있지만, 이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사법부도 문제다. 특히 시간 단위 계산법으로 윤석열에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지귀연 부장판사의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재판 진행은 사법부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한다. 한덕수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법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도 국민의 건전한 법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법원노조가 실시한 전국 법원장 평가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78%가 “대법원장으로서 직무 수행이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내란 재판이 늘어지면서 국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재구속된 윤석열의 1심 구속 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그 전에 선고가 나오지 않으면 윤석열이 다시 석방될 수도 있다. 조 대법원장은 내란 사범에 대한 재판이 엄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지휘해야 한다. 이번 이·권 변호사의 법정 모독에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조 원장 개인과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한겨레]

...이하상 변호사는 함께 감치 명령을 받았던 권우현 변호사와 함께 유튜브 방송에서 이 재판장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은 것도 모자라 21일 김용현 전 장관 재판(재판장 지귀연)에서도 막말을 이어갔다. 이 변호사는 재판 도중 본안과 무관한 감치 처분을 언급하며 “법원에서 우리 인적 사항을 불법 활용해서 (감치를) 집행하겠다는 얘기가 있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그런 짓 하면 안 된단 말씀 드린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인인 유승수 변호사는 “(저희도) 감치당했는데 검사도 감치해달라”는 말도 했다. 이들은 가뜩이나 황당한 언행으로 재판을 희화화하고 지연시켜왔는데, 감치 처분 이후 되레 개선장군이라도 된 양 더욱 법정을 농락하고 있다.

...지귀연 재판부는 이런 변호인들에게 끌려다니며 재판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게다가 재판이 한없이 늘어지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재판은 구속 만료 기한을 넘기게 됐다. 지난 8월29일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가 1월26일 기소된 윤 전 대통령보다 먼저 나올 예정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던 대법원은 이런 비상식적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법원은 내란범들에 대한 단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에 단호함으로 응답해야 한다.

[신문 사설제목](24일)

▲ 경향신문 = 김용현 변호인의 법정 모독 사태, 대법원은 방관할 건가/다자무역질서 회복 다짐한 G20, 실천으로 이어지길/'화석 퇴출 로드맵' 빠진 기후총회, 글로벌 리더십 복원 절실

▲ 국민일보 = 매매도 전세도 뜀박질, 한 달 만에 약발 잃은 10·15 대책/'응급실 뺑뺑이' 비극, 언제까지 되풀이 할 건가

▲ 동아일보 = 49개 내란TF 출범… '실적 무리수' '편향적 잣대' 우려 씻어야/국민연금 '환율 소방수' 동원 안 된다/독감 10년來 최악 확산세… '12월 대유행' 대비를

▲ 서울신문 = 분열의 G20 정상회의… 절실해지는 '탄력적 실용외교'/집값 못 잡고 전세 폭등… 10·15 대책 보완에 실기 말아야/권리당원 비중 늘리는 與野… 정치 양극화 더 부추길 것

▲ 세계일보 = 고삐 풀린 환율… 고물가 등 실물경제 충격 차단해야/친여 일색 '내란 TF'로 공정한 조사 가능하겠나/장외투쟁 나선 국힘, 尹 절연 없이 민심 얻을 수 없다

▲ 조선일보 = 항소 포기 독재에도 與로 기운 민심, 野 역주행 때문/대통령도 지시했는데 공정위원장은 "금산 분리 완화 안 돼"/맹탕으로 끝난 기후 총회, 우리만 급발진한 뒷감당 걱정된다

▲ 중앙일보 = 가덕도 신공항 '고무줄 공기' … 안전성 원점 재검토 마땅/'법정 농락' 김용현 변호인들, 엄중한 책임 물어야

▲ 한겨레 = 모독당하는 내란 재판, 법원은 단호한 단죄 의지 보여야/'격노·외압' 확인한 채 상병 특검, 역사의 교훈 새겨야/'AI 투자 명분' 금산분리 완화 요구, 신중한 접근을

▲ 한국일보 = 내란 TF 활동 시작… 투서 조장, 공직 길들이기는 금물/중도층 외면하는데 또 거리로 나간 국민의힘/10·15 후 전셋값 급등, 세입자 주거 안정 우려된다

▲ 매일경제 = 정권마다 청년일자리 대책만 요란… 실패 원인부터 살펴야/文 정부때 실패한 주택공급 카드, 그대로 또 꺼내나/첨단산업 경쟁 격해지는데 금산분리 고집하는 공정위

▲ 서울경제 = 공정위 "금산분리" 집착은 AI산업 성장 가로막는 '몽니'/새마을금고 '감독 사각지대' 고질병 계속 키울 셈인가/美日 원전 사고 '트라우마' 탈출…韓도 '脫탈원전' 속도 내야

▲ 한국경제 = 보조금 더 타내겠다고 '유령차'까지 동원한 서울마을버스/환율 안정 중요하더라도 국민연금 과도한 압박은 곤란/시중은행 주담대까지 중단 … 실수요자 구제 방안 병행해야

(정리=권혁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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