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차기회장 선거 '서유석·황성엽·이현승' 3파전
역대 처음 연임 도전 서 회장…"리더십 연속성 절실"
"그간 쌓아온 대관능력 한번쓰고 버리기 아까운 자산"
공정성 논란은 변수로…'핵심정보 독점' 불공정 시비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금투협)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금투협)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진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와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공식적인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역으로는 처음으로 서유석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내달 중 회원사의 투표를 통해 선출될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지, 아니면 역대 최초 '연임 성공'이라는 새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 서유석 회장의 연임 도전을 둘러싸고 선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핵심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현직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될 수밖에 없어 애초부터 공정한 선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차기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전날 오전 출마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직 서유석 회장과 황성엽 대표, 이현승 전 대표 등 3명이 지원서를 냈다.

당초 업계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전 NH투자증권 사장)은 장고 끝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신영증권)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신영증권)

황성엽 대표는 신영증권에서 40년 가깝게 근무한 '신영맨'이자, 증권업계 '정통파'로 평가받는다.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자산운용 법인사업, IB, 경영총괄 등을 두루 걸쳐 금투업계 전반의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금융 시스템의 중심이 바뀌는 현시점에서 증시와 연금시장의 비약적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은행 중심의 금융 체제를 투자은행 중심 구로로 전환해야 한다는 포부와 함께 중소형사 발행어음 사업 인가, 금융당국과의 상시 정책협의체 신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전 대표는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해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이후 공직을 떠나 SK증권 사장 등 금투업계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거치며 민·관을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당국과 소통 능력을 내세운 이 대표는 금융당국과 회원사간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가칭) 등을 설립해 회원사의 신사업 진출을 실질적으로 돕고 당국의 심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서유석 회장은 2009년 협회 설립 이후 최초로 연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마켓 프렌들리(시장 친화) 정책으로 큰 변화를 맞는 지금은 골든타임으로, 리더십의 연속성이 절실하다"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또한 "다른 후보보다 업계와 자본시장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코스피 5000 시대, 또 이를 넘는 발전의 시대의 적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금융투자협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서 회장은 "입장 발표가 늦어져 죄송했지만 심사숙고가 필요했다"며 "회원사 대표들에게서 의견을 듣고 큰 용기를 얻어 확신을 갖게 됐고 회원사의 '청지기'로서 다시 3년 동안 실질적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금융당국, 정부, 여야 국회의원, 여러 유관 기관, 유력 인사와 관계를 맺었고 이는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회원사의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금투협 전임 회장의 과잉 예우 문제와 관련해선 "이는 일회성 결재로 결정한 사안으로, 제도화한 예우는 아니다"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나는 퇴임 뒤 금투협과 어떤 고문 계약도 맺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현 '사천피'(코스피 4000) 증시 호황의 지원,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인가 성사, 토큰증권 등 디지털 입법 진전, 디딤펀드(노후자금 펀드) 출시 등을 재임 중 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만간 이번 선거와 관련해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투협 후추위는 오는 12월 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을 발표하고, 같은 달 중순 열리는 금투협 총회 때 회원사 투표로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될 제7대 협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총 3년이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의 규모와 회비 납부액 등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해 주어진다. 이 때문에 대형 회원사들의 의중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 회장의 연임 도전을 둘러싸고도 업계에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핵심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만큼 선거운동 시작부터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는 모습이다.

현직 회장은 어느 회원사가 얼마나 많은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또 수백개에 달하는 회원사의 주소와 대표의 연락처 등을 확보하고 있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반면 이러한 정보에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다른 후보들은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운동을 치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 후보가 일찌감치 차기 회장 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금투협회는 지난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가 통합해 출범한 금융단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정회원 규모만 399개사다. 여기에 투자자문과 종금, 증권금융 등 준회원과 채권평가사, 신용평가사를 비롯한 특별회원까지 합치면 총 580개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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