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당내 아웃사이더들이다. 국내외 언론은 미국 사회의 불평등의 심화와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한다. 공화당 후보로 선두를 달리던 트럼프는 기독교복음주의 성향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3.3%포인트 차로 뒤져 그간의 인기가 거품이 아니었는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크루즈의 부정선거 탓이라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트럼프의 인기 미스테리
검사의 임무는 범법자를 단죄하는 것이다. 범죄의 증거를 찾아 당사자를 법정에 세우고 치밀한 법리를 제시해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요즘 우리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검찰의 사명은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범죄자는 단죄해야 하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인권침해도 없어야한데 범죄를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흔히 그렇듯이, 스스로 범행을 고백하는 피의자는 찾
지난 15일 75세의 나이로 별세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의 사상과 철학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며 “존귀한 정신을 계승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인생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사상이나 철학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시대의 스승’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고인이 남긴 정신은 무엇일까. 동양고전을 관통하는 사상의 핵심은 ‘관계론’그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한 뒤 1988년 광복절
한·일 외교장관의 12·2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양국 정부는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대학가에서도 합의 폐기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합의 전에 용서 청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잘못보통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법적 책임과 그에 따른 배상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박근혜 정부가 기왕에 내세웠던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어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것은 개인으로서는 실패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성공에 가깝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중앙일보, 리얼미터,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안철수 신당’이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18.6%, 16.5%, 16.4%나 됐다. 안 의원 탈당으로 존재감 확인한국갤럽이 조사한 ‘차기 대선 야권 후보 선호도’ 문항에서도 ‘존재감’이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문재인 대표와 안 의원이 각각 58%와
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일 법무부가 사시 폐지 시한을 4년 더 연장해 2021년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해 타오르는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은 법조인 양성 단일화 약속을 깨고 ‘떼법’을 용인한 것이라며 수업을 거부하고 전원 자퇴를 결의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전국법과대학교수회는 4년 유예안은 미봉책이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사시를 영구적으로 존치토록 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오피니언타임스] 지난달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27일 국가장을 치르기까지 봇물처럼 쏟아진 언론의 보도 중에 마음에 남아 있는 작은 기사가 하나 있다. 김 전 대통령 입관식을 마치고 나온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했다는 말이었다. “구김살 하나도 없이 훤하니 좋더라.”그 기사를 보는 순간 예전에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랬다. YS는 해맑은 얼굴에 구김이 없었다. 40년이 넘는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년 같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인간적 매력이 그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었다. 그는
로빈 윌리엄스의 치매 자살과 한국 노인의 치매 살인[오피니언타임스] 지난해 8월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사망했다는 소식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는 시대에 명배우 반열에 오른 그가 63세라는 나이에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니 안타까웠다. 그의 출연작은 대부분 우리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회성 짙은 영화였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년), 굿윌 헌팅(1997년), 바이센테니얼맨(1999년)을 보고 조금씩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한데 그의 사망 원인이 11
[오피니언타임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잠복해 있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20대 국회의원 ‘공천 전쟁’이 재점화하면서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어떡하든 지역구 공천만은 받아 보려는 현역 의원들의 움직임이 특히 눈에 띈다. 정치개혁이든 민생경제 살리기든 모든 것이 아생연후(我生然後)의 일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 위한 제도인가 현역 기득권 지키기인가현재 여야 할 것 없이 비주류측 의원들이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명분으로 오픈 프라이머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점도 흥
“역사 진실 알리겠다”며칠 전 한 신문이 한국사 국정 교과서 대표집필자인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인터뷰해 실은 기사의 제목의 일부다. 역사의 진실을 알리겠다고? 좋다.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지인(知人)들 ‘잘했다’ 거듭 전화”라는 부제를 보는 순간, 속이 뒤틀렸다. 집필자로 참여하게 된 것을 격려하는 지인이 몇몇 있었다는 이유로 자신을 합리화하는 게 아닌가. 격려한 사실은 침소봉대하고 반대하거나 말린 사실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은 아닌가. 그런 식으로 사실을 호도했다면 역사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역사학자로서의 자질 또한
[오피니언타임스] 이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무산을 기대하는 것은 물 건너 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철벽 같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말미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설명할 때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같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얼굴이 무섭게 느껴졌다는 의원들도 있었다. 박 대통령의 국정화 강행의지, 사실상 대책 없어박 대통령은 정치 투쟁을 잘하는 정치인이라는 평을 듣는다. 박 대통령은 타협의 정치인이라기보다 원칙의 정치인이다. 야당으로서는 고집불통이라고
[오피니언타임스] 20·30대 사이에 번지고 있는 신조어 ‘헬조선’은 우리 사회와 기성 세대에 대한 냉소와 분노, 체념과 자조(自嘲)를 담고 있다. 헬(hell)은 지옥, 조선(朝鮮)은 대한민국이다. 청년층이 헬조선이라고 여기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그 중에서도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극심한 취업난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한 공부와 스펙 쌓기에 매달리느라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해야 하는 ‘5포 세대’,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