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대곡역을 지날 때다. 대곡역에서 내리려는 한 중년여성이 출입구쪽에 있던 내게 갑자기 묻는다."김포공항 가려면 뭘 타야 하나요?"대곡역에 정차한 전동차 문이 막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찰나의 순간'에 입에서 바로 답이 나오질 않았다. '서해선'이란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음에도...그러다 엉겁결에 "일단 여기서 내리세요~~~그리고 물어보세요"라고만 건넸다.여성은 듣는 둥 마는 둥 내리고...중년여성은 아마 내 대답이 '싸~~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이지...내려서 물어보라구
전남 구례 산수유 마을은 벌써 봄이다.여울 물이 소리 내 흐르고 이끼들이 파릇파릇해졌다.봄을 재촉하듯 물오른 산수유 나무들이 하나둘 몽실몽실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오는 9일부터 산수유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그때 쯤이면 활~짝~ 필 것같다.
소 풀 뜯고 실개천 흐르던 고향 떠올리는 독미나리!산형과의 여러해살이 유독식물. 학명은 Cicuta virosa L.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렇습니다. 누렁이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들과, 그 한편에 유유히 흐르는 실개천에서 ‘차마 꿈엔들 잊힐 리’ 없는 고향이 순식간에 떠올랐습니다. 몇 해 전 백두산 인근의 특별할 것도 없는 한 농촌 마을의 정경에서 켜켜이 먼지가 쌓인 채 잊혀 가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불현듯 되
어둑해지는 도시의 밤. 한 중년 남성이 걸어가며 스피커 폰으로 전화를 받는다.“네! 대리입니다~~!”“어디세요? 왜 이렇게 늦어요!!!~~~”(대리기사 부른 상대남인듯.짜증섞인 목소리가 스마트폰 너머까지 들린다)“아~~~제가 말씀드렸잖아요.한 10분 걸린다고...지금 뛰어가는 중이니까, 7분 정도 후면 도착할 겁니다...”“아~~~~빨리 와~~~요...”중년 남성은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그는 뛰고있지 않음에도,손님을 안심시키려는 듯 ‘뛰어가는 중’이라고 둘러댔다.전화를 받고 그의 걸음은 조금 빨라졌다.그러나 여전히 뛰지는 않았다.
[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여야는 다가오는 4․10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그야말로 건곤일척(乾坤一擲, 천하의 흥망을 걸고 마지막으로 결행하는 단판 승부)의 대접전을 벼르고 있다.출마자들은 저마다 뛰어난 전략과 지역 발전책, 엄청난 열정을 바탕으로 골목 골목을 누비고 있지만, 출마자 본인 혹은 운동원들의 자그마한 실수로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제14대 김영삼 대통령(YS, 1928~2015)은 “선거에서 이기는 경우의 70~80%는 상대방의 실수 덕분이다”라고 선거 운동의 핵심을 일찍이 짚
청라 신도시 길가에 내걸린 GTX 노선확정 축하 현수막이다.청라에서 강남까지 30분 내로 주파한다 하니 이곳 주민들로선 가히 GTX 교통혁명을 기대해도 좋겠다.집값도 영향받을 것같다.문제는?‘언제 개통되는 거냐’는 거다.GTX-A를 제외하고는 아직 첫삽도 못떴다.C 노선만 착공식을 가졌을 뿐이다.진척속도가 비교적 빠른 GTX-A노선 만해도 당초 계획(2022년 착공,2027년 개통)보다 늦어지고, 그것도 일부 노선만 개통될 예정이다.사업 초기엔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까지 한번에 쫙 뚤릴 것 같았지만 동탄-수서,운정~서울역 구간개통
요즘은 어딜 가나 볼거리가 풍족한 편이다.자치단체들이 관광객이 올만한 곳엔 너나없이 꽃단장하고 있다.사진은 충남 당진 삽교호 바다공원의 야경이다. 형형색색으로 점등해놓은 공원의 밤 풍경이 멋스럽다. 저 멀리 삽교호 놀이동산의 대관람차가 오색빛깔을 뿜어내고 있다.
봄,목련...그리고 메가서울.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뜬금없이 '목련과 메가서울'을 연계 소환했다."목련 피는 봄 오면 김포는 서울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시민들에게 '메가서울의 봄꿈'을 꾸게 했다. 싯구인지,정책인지,공약인지...애매한 미사여구로 '목련 꽃을 기다리는 춘심'에 서울편입을 바라는 지역민심을 갖다붙였다.그의 발언으로 김포, 구리, 하남, 과천, 의정부, 고양 등지 주민들은 꺼져가는 듯 했던 서울편입의 꿈을 다시 꾸지 않을까 싶다.그러나 그의 '목련꽃 메가서울' 구상이 현실화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동창 모임에서의 일이다. 이제 칠순이 되는 친구가 나를 보며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나이 먹는 게 뭐가 좋다는 거지? 나는 그 말이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언젠가 내가 “나는 나이 먹는 게 너무 좋다”고 했던 데 대한 반박이다.“나이 먹어갈수록 더 행복해지니까 좋은 거지…”서드에이지가 시작되는 60대 초반부터 늘 그렇게 생각했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를 맞았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10년 나의 행복감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곡선을 그려왔다.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래전 어디선가 짤막한 기사 하나를 봤
요즘 어느 곳이나 둘레길 산책로들이 잘 조성돼있다.산이든,바다든,강이든...그러나 만들어 놓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유지관리 보수다. 부실관리가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들은 고양시 대장동 대장천 변에 조성된 습지공원 데크길 모습이다.데크를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곳곳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데크 난간이 없어지거나 바닥에 구멍이 뚫렸는가 하면, 곳곳이 파손되고 군데군데 버섯까지 피어있다.밤낮으로 걷는 이들이 제법 많은 곳인데 유지보수의 손길은 보이지 않는다.예산 때문인지 모르겠의되, 물가인데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가자전쟁은 중동의 풍경은 물론 세계 지도마저 바꾸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 지역의 국경선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매스컴에는 그 전쟁을 둘러싸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지역과 하마스를 지지하는 지역을 색깔로 표시하는 세계지도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그런 지도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그 색깔과 함께 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인류에게 비친 유대인의 인상이다. 그것이 날로 험상궂게 바뀌고 있다.그래서 되돌아보면 인류에게 비친 유대인들의 모습은 명(明)과 암(暗) 그리고 선(善)과 악(惡)의
누구일까?한국영화의 메카로 불리는 충무로. 메카답게 지하철 충무로역사 안 회랑 벽면엔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배우들의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다.그러나 배우 나름의 캐릭터를 살려 그린 것이자만 몇몇을 빼고는 쉽게 분간하기 어렵다.그럼에도 위 사진의 주인공처럼 배우의 특장을 함께 그려넣은 캐리커쳐는 바로 "아하~이 분~" 하게 돼있다.'도시어부'에 나오는 '프로낚시러' 이덕화님이군요~~~ㅎㅎ
통장을 재발급받기 위해 은행창구를 찾았다.번호표를 뽑으려 하니 '디지털 서포터스'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직원이 "뭐하러 오셨냐?"고 묻는다.통장 재발급받으려고 한다고 하자 "통장 재발급하는 기계가 있다"며 안내해준다.'통장 재발급 기계?' 의아해하며 직원 안내대로 시도해보니 통장발급에 2~3분이 채 안걸린다. 기계에서 나온 새 통장은 창구 안쪽에서 바로 인장처리해 준다. 통장을 재발급받을 때마다 창구에서 마냥 기다려야 했는데,편리하기 이를 데 없다.신기하기도 해서 "이 기계가 언제 나왔냐"고 물어봤다. "한 4년 됐다"는 대답이다
‘절멸 위기의 금자씨’ 금산자주난초!난초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 착생난초. 학명은 Gastrochilus matsuran (Makino) Schltr.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통상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 지역으로 분류하지만,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따듯한 남쪽 나라’ 제주도는 분명 예외 지역입니다.미국인 지리학자 글렌 트레와다(Glenn T. Trewartha)의 구분법에 따르면 월 평균 기온이 섭씨 10도가 넘는 달이 1년 중 최소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 기후로 정의하는데, 제주도는 4월부터
[임종건 드라이펜]1월 13일 치러진 대만의 총통선거에서 민진당(民進黨·DPP)의 뢰청덕(賴淸德:라이칭더)후보가 당선됐다. 전체 유권자 2,100여만 명 중 1,394만 명이 투표해 투표율 71.86%를 기록한 이 선거에서 뢰 후보는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국민당(國民黨·KMT) 후우의(候友宜 허우유이)후보가 33.49%, 민중당(民衆黨·TPP) 가문철(柯文哲·고원저) 후보가 26.45%를 득표해 뒤를 이었다. 1996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국민당과 민진당 양당제로 운영돼 온 대만에서 처음으로 3당
PF부실 여파로 생사를 넘나들던 태영건설이 어렵사리 워크아웃 개시에 들어가 회생의 단초를 마련했지만 여타 중소 건설업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공고 건수는 581건으로 전년보다 219건이나 늘었다.2005년 629건 이래 가장 많다. 종합건설기업 폐업은 2020년 327건,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등 300건 대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여파로 급증한 것이다.매달 50개 업체가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최근 지방에 있는 H건설은 4개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예비입주
집 근처에 안보이던 시설물이 지하차도 입구에 우뚝 섰다.빗물침수 등 비상시에 지하차도 차량출입을 막는 차단시설이다.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지하차도 사고가 계기가 돼 인명피해 예방차원에서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이 이즘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런 외양간들은 늦었어도 자꾸 고쳐야 할 일이다.세월호,이태원 참사도 우리사회라는 외양간이 부실했던 탓 아닌가?생명에 관한 한 그저 유비무환,만사 불여튼튼이다.
[논객닷컴=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희망찬 한해가 밝은지, 어느덧 10여일-. 새해 결심을 얼마나 실천하고 계신가요. 대부분 작심삼일(作心三日, 결심을 해보지만 사흘을 못간다)이신가요? 그래도 실망을 마십시오. 가다가 중지 곧하면 간만큼 이익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잖습니까.계획을 실천못하는 분들은 대개 목표치가 너무 높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20년 피운 담배를 하루 아침에 싹 끊겠다든지, 새해부터는 술을 한방울도 안 마시겠다든지, 체중 감량을 한꺼번에 20kg이나 하겠다는 것도 과욕 아닐까요. 그것보다 하루 한갑 피우던 담배를 절
[임종건 드라이펜]나에겐 대학에 입학해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1966년에 입학했으므로 58년이나 된 인연입니다. 그의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그와 나는 음악을 좋아했고, 당대를 풍미했던 영국의 팝가수 클리프 리처드와 록밴드 비틀스의 노래를 특히 좋아했습니다.그와는 내가 제주도에 갈 일이 있거나, 그가 서울에 오면 연락해서 만나고, 궁금할 때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고, 가끔은 선물도 주고받던 평범한 사이였습니다. 그러던 그와 나는 지난해 삶과 죽음, 환희와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을 보냈습니다.그 친구는 스스로 ‘걸어다니는 병원’이라고
1979년 '12.12 군사 쿠테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관람객 120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서울의 봄'이 회자되며 대통령 당선 후 12.12 쿠테타의 핵심이었던 군부내 '하나회'를 척결한 김영삼 대통령(YS)도 새삼 평가되고 있다.사진은 거제도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에서 만난 YS 조깅화. 기록전시관에는 YS가 하나회를 척결하게 된 과정과 금융실명제,일제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 기록,재임 중 입었던 양복과 조깅화등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