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 받지 아니한다.’(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과연 그러한가. ‘3년 간 운전기사 61명 갈아치워… 기소 의견 송치’. 운전기사 매뉴얼이 A4 140여장에 이르고,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욕설과 폭행도 서슴지않았다는 모 회사 사장에 대한 경찰 조사결과를 다룬 기사의 제목이다. 통신사를 비롯, 수많은 매체가 같은 단어를 썼다. ‘운전기사 61명 갈아치워’가 그것이다. 극히 일부만 ‘교체’라고 썼다.
아버지란 말은 고향마을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 고향마을 동구 밖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입니다. 근간의 화제작이었던 영화 ‘국제시장’은 험난한 세월을 살아온 이 땅의 아버지와 그 존재성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을 갖게 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에 젖노라니 눈물이 핑 돌고 그리움이 왈칵 치밀어 올라 망연히 먼 하늘만 바라보았습니다. 어머니가 전쟁 중 피난지에서 나를 낳으시고 출산 직후 병을 얻어 열 달 만에 이승을 뜨실 때 아버지 심정은 어떠하셨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린 핏덩이를 포대기에 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에 대선 레이스가 지난 달 열린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11월 8일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트럼프는 최초의 민간 기업인 출신의 대통령이고 클린턴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바로 이 ‘최초’라는 수식어 속에 이번 미국 대선의 시대정신이 들어 있다. 트럼프와 클린턴…당선하면 최초 민간기업인 출신 대 최초 여성 대통령2차 세계대전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에서 공직을
‘앞집 색시 믿고 장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앞집 예쁜이가 당연히 내 마누라가 되어 주리라 잔뜩 기대하며 살았는데, 예쁜이는 훌쩍 딴 데로 시집을 가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노총각 신세로 떨어지고 말았다. 앞집 예쁜이가 내 팔자를 고쳐주려니 하고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자기 운명은 자기가 적극적으로 개척하라는 말이리라. 민족의 갈 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선 미국 흑인들의 경우가 생각난다. 아브라함 링컨은 흑인들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준 위대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헌법재판소가 지난 28일 공직자의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한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의 정서와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진경준 검사장과 홍만표 변호사의 뇌물 수수와 변호사법 위반 사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잇단 비리 의혹은 공직자 부패 척결이 국정의 최고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국민의 분노와 좌절감도 어느 때보다 컸다. 새누리당을 이끄는 유력 정치인들이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갑질 탓에 국민의 분노가 폭발 직전에 있다고 표현할 정도다. 고용노동부
한여름 무더위에 강남 한복판에 미국 햄버거 가게가 문을 열어 몇 시간 전부터 수백 명 이상 기다렸다는 소식이다. 지난 7월 22일 오전 11시 개점인데 전날 밤부터 줄을 섰다고 한다. 매일 수천개의 햄버거가 팔릴 정도로 북새통인 모양이다.쉐이크쉑은 2001년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 사업가가 매디슨 스퀘어 공원 복구 사업에 참여하며 핫도그를 한시적으로 판매한 게 시초다. 이후 큰 호응을 얻어 미국의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13개 국가에 진출했는데 한국에서는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스쿠치 등을 운영하는 SP
벌써 2년 가까이 지난 ‘옛 이야기’가 됐습니다. 신문사에서 퇴직하고 소위 프리랜서 작가가 된 뒤, 처음 맡게 된 일이 경상북도 지역을 다니며 취재를 하고 책을 한 권 쓰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가본 적 없는 낯선 도시를 찾아가 낯선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는 건 제법 고된 과정이었습니다.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마음 보여준 흑백사진어느 도시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길을 가다 잠시 차를 세우고 물을 사기 위해 길 옆 가게에 들렀을 때입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시선이 자연스럽게 벽
50여년 전이니까, 벌써 옛날이야기다. 도시라고 가난이 너그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시골에는 먹을 것이 더 귀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보릿고개가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미국이 구호물자라고 보내준 요즘으로 말하면 가축사료인 강냉이가루와 우유가루를 아이들에게 나눠주었고, 점심을 굶는 게 예사인 시대였다.그래서 아이들은 하루 종일 들판과 야산, 논과 밭, 개울과 시내에서 살았다. 그곳에 ‘먹을 것’이 있었다. 아직은 어려서 포획에 서툴렀던 나는 형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온갖 것들을 얻어먹었
“저는 지금까지 중국의 겉모습만 보았던 것 같아요. 중국은 역시 무서운 사회주의 국가였습니다.”술자리에서 사소한 시비에 말려 공안국(경찰서)에 끌려갔던 한 한국인 사업가가 혀를 내 두르며 나에게 한 말이다.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차단된 컴컴한 골방에서, 들어서자마자 사람 취급은 고사하고 다짜고짜 주먹이 날아들더라는 것이다. 그들의 고압적인 자세와 분위기에 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고 그는 실토했다. 중국의 ‘다른 얼굴’에 놀라는 사례 많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건 무지의 소치“정말 대단해요
홍만표 변호사법 위반, 진경준 뇌물 비리,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잇달아 터지자 야(野) 3당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자는 데 3당이 공조키로 합의한 것이다. 7월21일 정의당의 노회찬 의원(창원 성산)이 3당을 대표해서 ‘공수처 설치에 관한 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홍만표, 진경준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공직 기강 해이, 우병우는?고위 공직자들의 비리가 박근혜 정부 하에서만 나온 건 아니다. 문민정부 이후에도 간단없이 터져 나왔다. 그
검찰의 사명을 얘기할 때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한데 요즘 검찰을 보면 거악을 척결하기보다 자기 조직 내의 악을 비호하는 데 급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거악을 키우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내부 자정 기능은 찾아볼 수 없다. 검찰 스스로 거악 키워… 진경준 사건이 단적인 예현직 검사장으로 첫 구속자가 된 진경준 사건이 단적인 예다. 진경준에 대한 가장 적절한 평가는 강도에게 칼을 쥐어준 격이라는 비유가 아닐까. 그는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할 때그가 말년에 음악과 춤을 배웠고또 아주 만족스러워했다는 것보다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없다.한국인의 DNA에는 음주가무기질이 배어있다. 중국 후한서(後漢書) 동이전(東夷傳)을 비롯 고대 중국 문헌들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은 (제사를 지낸 후) 즐겁게 술 마시며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한다…”는 구절이 수없이 나온다. 그런 기질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면면히 이어져 신바람, 한류, 노래방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인구 대비 술 소비량으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나라도 한국이다.
요즘 들어 부쩍 우리 사회에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인상을 받는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는 이런저런 사건들뿐만 아니라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낀다고 말하면 필자의 과민반응일까? 어쨌든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다보니 여러 분야에서 탐욕이 과잉 분출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동시에 비판의 화살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탐욕스런 사람 크게 늘어… ‘탐욕은 파멸’이라는 경고, 효력 다했나예부터 고등종교에서는 예
회사 동료들과 냉면집을 찾을 때면 장난삼아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냉면이 어느 계절 음식인지 아느냐”고…. 시인 백석의 표현처럼 ’슴슴한’ 평양식 냉면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라면 의아해하며 십중팔구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당연히 여름음식일 텐데 굳이 묻는 이유가 있겠지’하며 슬금슬금 눈치를 살핀다. 간혹 “냉면은 추운 밤 뜨끈한 방에 앉아 시원하게 먹는 맛이 최고”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사람은 “겨울이 아니냐”며 동의를 구하기도 한다. ‘겨울음식’ 냉면의 추억그
나이들면서 잃어버리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입맛이 아닌가 싶다. 식사 때가 되어 뭐든 먹긴 먹어야 할 텐데 정작 먹고 싶은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때가 많다. 모처럼 외식을 나가려 해도 꼭 찾아 먹고 싶은 음식이 없어서 궁리만 하다가 “그냥 찬밥에 물이나 말아 먹지”하고 눌러 앉은 적도 여러 번 있다.어렸을 때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뿐만 아니라 짬뽕이나 군만두까지도 먹고 싶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던 때나 닥치는 대로 먹었던 대학시절과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것이니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캐나다 위
지난 5일과 6일 이틀 연속 미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흑인 남성 2명이 연이어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미국 내 흑인 사회는 경찰의 시각이 “흑인의 목숨은 하찮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25살의 마이카 존슨이라는 흑인 남성은 지난 7일 흑인들의 잇딴 사망에 항의하는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의 시위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백인 경찰들을 겨냥한 조준 사격으로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부상시켰다. 존슨은 백인 경찰들에게 흑인
결국 파면될 모양이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얘기다. 민중은 개, 돼지 발언이 있기 전까지 그의 존재를 몰랐으나 말 한마디에 짐을 싸게 됐다. 보도에 의하면,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 정권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니 엘리트코스를 밟은 유망주였다.그런 그가 이런 엄청난 말을 기자들 앞에서 떠든 것을 보면, 상당히 경솔하고 가벼운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으나 그래도 의문이 생겼다.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거기까지 올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47)이 사석에서 한 일간지 기자들에게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가 파면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정말 잘못했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울먹이며 사과했다. 술김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이 취중 진담이라고 본다. 나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까지 개돼지 취급받는 것이 분하기는 하지만, 우리 현실에 대한 솔직한 진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소득 격차와 빈부 세습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스스로 정당하게 돈을 벌어 재산을 모으거나 상류층에 오르는 길은 점점 막
이번에 새로운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만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 것을 표절했다고 한다. 야당의 모 의원이 그것을 폭로하는 방식이 감정적이고 정쟁적이어서 또 도마에 올랐다.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한 것이 창조경제인데 창조가 영어로 크리에이티브니 신 브랜드 추진 팀 입장에서는 대안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한국이 기존의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로 옮기자는 주장은 진일보한 것이나 문제는 대중의 입장에서 창조(Creative)의 정체가 무엇인지 계속 아리송하다는 것이다. 쉽게
“정말 돈이면 다 되는 거니?” OCN 드라마 ‘38사기동대’에서 세무공무원 백성일 과장(마동석)은 사기꾼 양정도(서인국)에게 이렇게 묻는다. ‘38사기동대’는 고지식하던 세무공무원이 돈으로 윗선을 주무르고 못된 짓을 일삼는 악덕 세금체납자에게 사기를 쳐 세금을 받아낸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법 위에서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케이블TV 드라마인데도 평균시청률 4%를 넘기고 있는 히트작이다.백성일 과장뿐이랴. 우리 모두 묻고 싶다. “정말 돈이면 다 되는 거니?” “정말 든든한 줄만 있으면, 힘 쓰는 자리에만 있으면 다 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