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사회적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 모 대선후보가 외치는 ‘공정사회’의 구현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어쩌면 그곳은 루소(Jean-Jacques Rousseau)가 이야기한 타자의 고통에 자연스레 반감을 갖는 연민의 공간인지도 모른다.그곳은 존재 자체 그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노인은 노인의 모습이며 청년은 청년이다.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키 작은 인간인 것이다. 간혹 등짝이나 팔뚝에 벽화를 그린 사람들이 사회적 지배구조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그곳의 모든
휴대폰으로 직접 찍은 자신의 사진을 뜻하는 셀피(selfie), 한국식 용어로 셀카사진이 전시장에 모였다. 그것도 광고인 출신의 미술품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운영하는 영국 유명 갤러리에서 셀피전이 열리고 있다.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5월말까지 열리는 ‘셀피에서 자기표현까지’(From Selfie To Self-Expression)전이 그것이다.서구 언론이 ‘예술로서 셀피’, ’셀피가 예술인가?’, ‘최초의 셀피전’ 등의 제목으로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 거장의 자화상과 한 흐름에서, 현대 셀피를 ‘21세기 자화상’으로 주목하고 있
지금부터 온 나라가 힘을 합쳐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앞으로 20~30년 내에 우리나라에 닥칠 가장 암울하고 무서운 상황은 어떤 것에 의해 발생할까? 국가 안보상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소위 ‘인구절벽’ 현상의 결과일 것이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저출산 문제를 방치할 경우 정말로 극단적으로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7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의 인구수를 유지하려면 합계 출
[오피니언타임스=스테판 쿠랄레] 지난주 나는 잠시 서울을 다녀왔다. 벚꽃이 만발하고 온갖 나무들이 꽃을 피우느라 바쁜 한국의 봄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나는 가족과 함께 서울의 한가운데 위치한 평화의 안식처, 국립묘지에 들렀다. 작은 사잇길을 거닐면서 전장에서 스러져간 군인들의 얼굴을 상상해보며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 보기도 했다. 한국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그런데 오늘날 겉모습에 그토록 정성을 들이는 한국 젊은이들은 ‘가죽을 남기기로’ 작심이라도 한 것일까? 이
혁명일까 아닐까.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집회 말이다. 많은 기사나 칼럼들이 ‘촛불혁명’이란 표현을 썼는데, 맞는 걸까? 엄밀히 말해 촛불은 사전적 개념의 혁명이 아니다. 혁명은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정치적, 경제적 체제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항용 혁명에 수반되는 유혈사태도 없었다.그럼에도 ‘촛불혁명’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종의 은유다. 옛것을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고 싶은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역사적으론 피를 흘리지 않은 영국 명예혁명도 있었다. 또 중요한 한 가지, 그것이 이룬 엄
한 달의 휴가를 받은 아들로부터 가족여행 제안을 받아 25박26일간 뉴질랜드 트레킹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자연(동물)생태 투어, 뉴질랜드 국립공원 트레킹, 공기 좋은 자연에서의 힐링이었다. 25박 26일의 여행일정25박 26일의 여행일정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로토루아로 이동, 호수지역을 트레킹하고 로토루아 하무라나 스프링, 매 훈련장 체험, 마우리족 마을 탐방, 민속공연과 향토음식(항이) 등을 즐겼다.4일차에는 와이오타프 온천지대, 후카폭포
1최근 우리 사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들이 활발하다.타성(惰性)과 고정관념에 젖어서 고치기 힘든 것들이 어디 한두 가지이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만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로 잡아야 하는 것들로는 정치, 경제, 교육, 관습, 역사, 문학사, 봉건적 잔재, 식민지의 유습, 성 편견과 차별 등등 이루 헤아릴 길이 없다. 이 가운데서 우리는 오늘 가요와 관련된 문제점 하나를 이 자리에서 제기하고자 한다.다정한 사람들과 삼삼오오 어울려서 노래방을 가보지 않은 분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가라
얼마 전 퇴근길 전동차 안에서의 일입니다.지하철 전동차가 독립문 역에 정차한 뒤 발차하기 위해 막 문이 닫히는 순간이었습니다. 꼬마와 같이 승차했던 한 할머니가 닫히는 문틈과 스크린도어를 헤집고 갑자기 전동차 밖으로 뛰쳐나갑니다.아차! 싶었습니다. 나이드신 분이 문에 끼여 사고라도 나면?다행히 할머니가 빠져나간 뒤에 문이 닫혔습니다.그러나 그것도 잠시, 차 안에 남게 된 꼬마가 “할머니~할머니~ ”하면서 발을 동동 구릅니다. 할머니가 자기만 남겨두고 전동차 밖으로 나가자 놀라 당황한 겁니다. 전동차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에 일어난,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벤처기업에 몸 담은지 3년이 되어간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올 때의 의기양양함이 서서히 겸손함으로 변해가는 것을 멍하니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유없이 나를 나무랐던 대머리 부장님이 그립기만 하다.과거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맡겨진 일을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기계적 삶이 오히려 더 자유로웠던 것은 아닐까. 벤처의 옷을 입고 무슨 일부터 할지 아무 것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밤낮 답도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능력을 갈구하다 어느덧 혼돈의 섬에 갇혀버렸다. 출퇴근의 경계가 없어지고,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통합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이하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북한 실권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은 우려했던 대로 영구미제 사건으로 향하고 있다. 사건의 주범으로 보이는 4명의 북한인 리재남, 오종길, 홍송학, 리지현이 사건현장에서 암살공작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평양으로 도주했을 때부터 그런 예감이 들었다.말레이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에 나섰던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관에 은신 중이던 외교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의 신병마저 말레이-북한 간의 인질협상에 따라 평양으로 넘겨
올 봄도 미세먼지가 화두입니다. 눈을 어디에 두어도 뿌연 먼지. 피어나는 꽃조차 무색할 정도입니다. 얼마나 극성인지 서울의 공기 질이 스모그로 유명한 베이징보다 나쁘다는 뉴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때는 저 같은 여행자들도 난감해집니다.어느 지방도시에 들렀던 길. 점심을 간단하게 때울까 싶어, 엉성하게 둘러친 포장마차에 들어가다가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튀김이나 핫도그, 도넛, 꼬치어묵 등을 파는 집이었는데, 좌판 위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었습니다. 닦아도 닦아도 게릴라처럼 숨어드는 먼지를 당할 방법이 없었겠지요. 그 먼지
세상은 영웅을 기다린다. 난세(亂世)일수록, 막막한 세상일수록, 정의가 점점 힘을 잃을수록 더욱 간절하다. 보통사람들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상을 영웅이 바꾸어주길 바란다.인류역사에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했고 인류를 구원했다. 그들의 존재야말로 인류에게는 큰 위안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가 원할 때마다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따금 그리울 때, 필요할 때, 역사 속의 잠든 그들이라도 다시 불러내는 것이다. 이미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나왔는데,
건국일 하루 전인 1949년 9월30일, 중국 공산당에 의한 중앙 인민 정부는 새로운 중화인민공화국을 끌어갈 정부의 주석과 부주석 명단을 발표했다. 주석에 마오쩌둥(毛澤東), 부주석에 주더(朱德), 류샤오치(劉少奇), 쑹칭링(宋慶齡), 리지션(李濟深), 장란(張瀾), 가오강(高崗) 등이 그들이었다. 공산당 혁명의 실질적인 설계사이며 지금도 중국인민의 추앙을 받고 있는 영원한 2인자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다음날인 10월1일 정무원 총리 겸 외무부 장관에 임명됐다.여기에서 눈에 띄는 사람이 쑹칭링(宋慶齡)이다. 그녀는 중국의 국부(國父
각 정당들이 5월 9일 19대 대선일을 앞두고 당내 경선을 위한 TV토론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당에 따라서는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 등에서 이미 몇 차례나 TV토론을 벌인 곳도 있다. 가장 늦게 모습을 드러낸 자유한국당이 26일 처음으로 KBS-TV에서 경선토론회를 가졌다.대통령 선거에서 TV토론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후보 검증이다. 토론을 통해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인식과 해결방안, 역사의식, 지도자로서의 소통능력, 더 나아가 인간적인 이해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토론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후보가 타인과의 소통에 대
오늘날 정보의 중요성은 상식이다. 과거에도 정보는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숲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을 때 이것이 포식자의 발자국 소리인지, 아니면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인지 즉각적으로 파악해 적절히 대처한 사람들은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포식자에게 희생됐을 것이다. 이른바 ‘싸움 아니면 도주(fight or flight)’는 정보의 문제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류는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 무엇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방법을 강구해왔다고 할 수 있다.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에 얽힌 재판의 항소심이 지난주 시작됐다. 1심에서는 “왜구가 약탈해 간 것이 분명하니 소유권은 우리에게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부석사가 승소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이 불상은 한국인 절도단이 지난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 간논지(觀音寺)에서 훔쳐온 것이다.이 불상을 일본에 돌려줘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학계의 판단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했을 것이다. 비(非)전문가 그룹인 법원에 판단을 떠넘긴 것 자체가 수긍하기 어렵다. 정부가 불상을 일본에 보낼 움직임을 보이자 부석사는 어
박근혜 대통령 파면 직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요격장치)’를 주제로 100초짜리 브리핑영상을 만들었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눈-비-바람-먼지바람이 부는 날 사드의 성능은 크게 저하한다’는 미 국방부의 보고서를 직접 인용한 것이다. 미 펜타곤조차 사드성능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회수 20만건과 4000여개의 공유를 기록했고, 네티즌들은 100개가 넘는 댓글을 주고받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6개월여 동안 만든 영상콘텐츠 반응 중 단연 으뜸이었다. 아래 링크를 누르면 영상으로 넘
명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병원을 개업한 스티브 요르라는 친구는 뉴욕에서 ‘사랑씨 뿌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택시운전사에게는 운전을 아주 침착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무자에게는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해준다. 식당에서는 하다못해 맹물 맛이 좋다는 인사까지 건넨다.물론 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건네는 친절한 말 한마디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그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옛 소련과 함께 세계를 지배해온 초강대국이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옛 소련이 붕괴해 15개 독립공화국으로 해체되면서 러시아의 힘이 약화되자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해 왔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력이 급신장한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면서 대항마로 부상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경제·군사·기술력에서 월등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지도력에 의문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자신의 판단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카피가 있었다. 올해엔 실로 많은 직장인들이 해외로 떠날 듯하다. 5월과 10월초 긴 연휴가 생긴 까닭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도 국내에선 개인의 해외관광여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해외 근무도 흔하지 않았다. 외교관 등 공무원을 제외하고 해외근무가 가능한 직장은 종합상사나 은행, 대규모 건설회사 정도였다.그러다보니 은행의 해외근무는 대단한 빽을 갖고 있거나 핵심인재로 알려진 소수만이 누리는 특권으로 여겨졌다. 종합상사 해외근무자의 경우 판매실적에 따른 결과가 투명하게 드러나 스트레스가 심했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