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목동에서보도교양프로그램 심의를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입주하고 있는 목동 방송회관으로 화요일마다 간다. 이곳이 지난 1월 중순경부터 시끄러워졌다.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PC 보도를 조작했다며 이를 심의하라고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시위 때문이다. 이들은 한때 1층 로비도 점거했다가 물러나 지금은 건물 밖에서 시위 중이다. 목동 주민들도 조용하던 동네가 시끄러워지니까 신기하다고 한다. 경찰이 건물 출입을 통제해 드나들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는데 심의위가 임시출입증을 발급해줘 요즘은 사정이 나아졌다.
“누군지 모르지만 논리전개를 그럴 듯 하게 했네요… 그러나 그런 권력에 아부하고 기생하는 나팔수 방송과 언론매체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됩니다. 그들이 떠드는 것들은 이미 신뢰와 공정성을 상실했으니 쓰레기나 다름없지요.…… 백성은 참된 진실만 원합니다. …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그림자를 청소해야 민족의 미래가 밝아집니다”우파논객의 글에 대한 어느 열혈남의 댓글이다. 여기에서 거론된 진실과 청소, 두개의 키워드를 다뤄보고자 한다. 일단 청소문제부터 살펴보자.
얼마 전 우연히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에 들르게 됐다. 스튜디오 서가엔 국내외 자동차관련 전문서적이 가득했다. 어떤 걸 꺼내볼까 둘러보던 중 자동차 관련기술의 과거와 미래에 관한 책에 눈길이 갔다.미래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 그리 새삼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1900년 전후, 그러니까 100여년 전 자동차산업의 초창기 역사를 읽으며 크게 놀랐다. 그동안 환경오염에 민감해진 최근에야 전기자동차가 개발된 줄 알았다. 그런데 실은 가솔린차 등장 이전에 이미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는
개그콘서트 ‘불상사’ 코너에서 부장이 말끝마다 꼰-대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이 코너뿐이 아니라 꼰대라는 말은 일상에서도 자주 쓰여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구분짓는 말이 되고 있음을 수시로 확인한다. 꼰대! 먼 옛날 말 같았는데…… 젊은 층들이 자신들과 기성세대를 가르는 잔인한 칼로 이 말을 쓰다니 좀 착잡하다. 우리도 예전에 특정 선생님은 꼰대라고 불렀었다. 모든 선생님을 다 꼰대라고 부른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꼰대가 누구인지 알았다. 꼰대와 등대꼰대는
는 묻는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흙먼지 휘날리는 어지러운 세상, 티끌처럼 허망한 인생.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같구나.’우리나라 첫 대중가요는 이렇게 일장춘몽인 인생과 혼탁한 세상에 대한 자조적이고 애잔한 타령이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인 1923년쯤부터 사람들이 부르기 시작했고, 가수이자 배우인 전영록의 고모부로 국내 최초 음반취입 가수인 채규엽이 불러 크게 유행시킨 노래 .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선 와인을 만드는 포도원 혹은 양조장을 뜻하는 샤토가 신개념 복합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샤토들이 와인 시음회 등의 미각프로그램 외에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유명 건축가들이 건립한 ‘포도밭 속 미술관’은 독특한 나들이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북으로 약 15km거리에 위치한 ‘샤토 라 코스트’(Chateau La Coste)다. 이곳은 얼마전만해도 와인 브랜드로서 그닥 주목받지
루마니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귀에 쏙 들어왔다. 나라밖 뉴스가 평소보다 각별하게 들린 건 감정이입 탓 같다. 시민 수십만 명이 참가했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목하 진행 중인 촛불집회와 겹쳐보였다. 시위의 발단은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부패사범 사면에 관한 행정명령이었다. 시민들은 그 철회를 요구했다. 시위가 연일 이어지자 정부는 굴복해 행정명령을 폐지키로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내각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이번 시위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을 귄좌에서 몰아
한국은 가히 성형 천국이다. 서울 신사동에 가보면 성형외과 병원 간판이 건물 밖에 그야말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성형하는 이들이 그렇게도 많다는 뜻이다. 이제는 성형을 한 사람이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학생들도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졸업 선물이 성형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더구나 이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까지 한국에 와서 성형을 하고 간다니 가히 한국이 성형 천국, 성형 선진국임에 틀림이 없다.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 밝혀진 것은 성형이 코나 눈이나 얼굴모양, 가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꽤 지난 일이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세계화 시대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난 며칠 후 필자는 뜻밖에도 강의를 주관한 담당자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그는 필자에게 혹시 강의 중 ‘독도를 지키지 말라’고 했냐고 물었다. 본말은 이랬다. 당시 TV에서 어느 연예인이 대여섯살 된 아들과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필자는 글로벌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잘못되었다거나 독도를 지키지 말라는 뜻이 아님을 분명히 얘
살다보면 참 야릇한 일도 겪게 됩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뜻밖에 꾸지람이나 질책을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를 일컬어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하지요. 무슨 뚜렷한 잘못을 범하고 호통을 당한다면 그것은 마땅히 수긍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2017년 1월17일자 한겨레신문 사설(社說)을 보다가 소스라쳐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도 문화파괴적이고 오만방자하며 집필자 개인의 치졸한 견해가 바탕이 된 논조(論調)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설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공범관계임을 입증하기 위한 특검의 조바심은 이해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그것은 무리다. 특검은 삼성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최순실의 개인회사 코레스포츠컨설팅,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지원했거나 지원 약속한 430억원은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와준 것에 대한 뇌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특검은 지난달 이 같은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
설 연휴에 친구를 만나 등산을 다녀왔다. 부모님 모시고 살겠다면서 서울 근교 신도시에 새 집을 지어 이사했던 친구다. 신도시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그곳에 살던 이주자의 택지를 사서 5층 건물을 지어 아래층은 세를 주고 4·5층에 산다고 했다.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모델이라며 신도시가 살기 좋다고 은근 자랑도 했다.설명을 듣고 보니 신도시에 가서 새로 집을 짓고 산다는 친구들이 여럿이었다. 한때는 근교에 나가 전원주택을 짓는 게 유행이더니 이제는 신도시 주택이 새 유행인 모양이다. 서울 아파트를 팔고 일부 자금은 대출했다고 하
쿠바를 여행하다 보면 한낮에도 고등학생들과 마주치는 일이 잦습니다. 우리 같으면 학교에서 졸린 눈을 부릅뜨고 앉아있거나 학원으로 달려가야 할 시간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나라 학생들은 거리에 있기 일쑤입니다. 누구는 한국에도 그런 아이들이 많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근본적인 ‘다름’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쿠바 아이들은 우리처럼 ‘결박당한 청춘’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쿠바의 학생들도 교복을 입습니다. 초등학생은 R
미국 신문과 한국 신문의 뉴스를 물량적으로 비교해보자.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한국 신문에는 정치인 동정 기사가 많다. 권력을 중심으로 권력 안팎의 동정,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관한 내용이다. 총선이니 대선이니 하는 특정한 시기가 아니라도 많다. 선거철이 아니라도 국민들의 관심이 거기에 있으니 그것이 반영되는 것이다.한국 정치뉴스는 주로 정치인 중심이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관련된 회동이라든지, 모임, 정당의 세력 판도가 어떠하든지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단히 권력지향적 판단에 의한 뉴스들인 것이다. 반면에 미국신문에는 법원의
조기 대통령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야권에서 결선(決選)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지난 6일 대선 결선투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결선투표제란 3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첫 개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 즉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제도를 말한다. 미국 같은 양당제 국가에서는 해당되지 않지만 다당제 하에서 후보가 난립할 경우에는 적절한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후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한 마디로 대답하기란 불가능하다. 인간은 매우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맹자(孟子)는 성선설을 주장했고, 순자(荀子)는 성악설을 주장했다는 식으로 배웠다. 당시의 지식수준으로는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양자역학의 용어를 조금 남용하자면 인간에게는 선한 본성과 악한 본성이 중첩(重疊, superposition)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선함과 동시에 악한 존재라는 의미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본성이 개개인의 내면에 중첩
얼마 전 CNN방송은 주한미군 가족 수십명이 짐을 싸든 채 커다란 치누크헬기에 오르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방송은 ‘김정은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헬기와 수송기를 동원해 4박5일에 걸쳐 서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가족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시키는 훈련과정을 소개했다. 비전투원 대피훈련이지만 참가자들을 실제 한반도 밖 주일 미군기지까지 이동시킨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이례적인 일이다.과거부터 ‘미군이 어린아이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면 전쟁이 임박했다는 걸 의미한다’는 얘기가 있었던 터라 필자에겐 예사롭지 않게
‘골든 에이지’라고 했다. 16세기 말 영국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구교의 대립을 명분으로 자국의 세력 확장을 위해 벌인 종교전쟁에서 절대 약세였던 영국이 최강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침몰시키고 유럽의 패권을 차지했으니 그럴 만하다. 그 황금시대(Golden Age)를 연 주인공이 여왕 엘리자베스 1세(1533~1603)이다. 스물다섯에 왕위에 올라 대영제국을 건설한 그녀는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심심하면 등장했다. 영광의 역사를 통해 지혜를 얻자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영국의 자부심과 향수가 배어있음을 숨길 수 없다. 10년 전에 나
기독교에 대한 생각을 밝힌 글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성서연구가가 계시다. 필자가 불교 문화 유산에 관한 이야기를 적지 않게 써서 그런지 불교 친화적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아마도 기독교 친화적인 인간으로 ‘개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은가 보다. 어쨌든 기독교 교리의 핵심을 나름대로 해석한 장문의 글을 보내오는데 가끔 읽을만한 것이 있다.최근에 보내온 글은 ‘지옥은 정말 뜨거운 곳인가’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종교적 확신과 열의에 가득찬 글은 “종교마다 약간 다른 묘사를 하지만 지옥불에 대한 교리가 없는 종교는 거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야 할 새해이지만 희망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따른 국정 공백 속에 정치는 제 기능을 못한 지 오래고 계속되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 역시 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정세도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7일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동시에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발표했다. 오는 20일에는 어디로 튈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마침내 대통령으로 취임해 백악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