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이야기야.” 를 본 한 어린 아이가 한 말이다. 이 영화가 왜 인기 있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이 무슨 영화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아이의 대답은 참 간단하고도 명료했다. 는 어른들이 보기엔 단순히 K팝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전 세계 관객에게 울림을 주고 넷플릿스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이유는 명확하다. 주인공 루미는 남들과 다른 비밀을 가진 채 살아가며 스스로 그 사실을 외면하고 감추려 애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결점을
코미디언들의 새 무대, 유튜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되면서 코미디언들의 설 자리가 사라졌다. 다채로운 유행어를 만들어냈던 ‘웃찾사’와 ‘코미디 빅리그’는 한때 큰 인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방영이 중단된 상태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1999년 7월 18일부터 2020년 6월 26일까지 방송되다가 종영했으나, 2023년 11월 12일 약 3년 5개월 만에 다시 방송을 재개했다.이처럼 방송국이라는 제도권 내에서 코미디언이 활동할 기회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코미디 업계가 침체에 빠진 시기 유튜브는 코미디언들에게 새로운 무대
지난 몇 년간 해외여행을 테마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아왔다. ‘짠내투어’, ‘윤식당’, ‘꽃보다 할배’. ‘서진이네’, ‘지구마불 세계여행’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은 힐링을 선사했고 낯선 해외에서 한식당을 열며 고군분투를 겪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리고 어느새 TV 속에는 배우와 예능인, 인플루언서 등 화려한 출연진과 그림 같은 풍경, 감성적인 편집이 더해지며 장르 자체가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장면들이 더 이상 반갑지 않다. 감탄보다는 한숨이,
관계에 집중한 플레이어들, 정작 승부는 어디에 있었을까.흥미롭지만 아쉬웠던 를 돌아보려 한다. 독특한 게임의 규칙과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 감옥동과 생활동이라는 이분화된 구조는 시즌 1과는 또 다른 흥미를 예고했다. 그러나 결승전을 향해 달려갈수록 이 프로그램이 애초에 약속했던 ‘두뇌 게임의 쾌감’과는 조금 멀어지는 전개가 펼쳐졌다. 서바이벌 게임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건 관계일까, 승부일까? 는 이 질문을 남긴다. 예상할 수 없는 게임이 연달아 진행되는 만큼 플레이어 간의 유대 관계를 잘 성립시
#불안한 시대, 흔들리는 노동 물가가 점차 상승하며 컵라면 하나가 천 원을 훌쩍 넘는 시대가 왔다. 폭염과 폭설 같은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채소와 과일값도 급등하고 있다. 각 산업은 환경, 주변 상황에 따라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휘청이곤 한다. 요즘은 조선업 호황에 여러 중공업이 순항 중이지만 약 10년 전만 해도 조선업은 불황이었다. 국내 조선업은 2000년대까지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일감이 끊기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박홍준 감독의 은 딱 그 시절, 한국 조선업이 몰락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
무엇이든 금방 잘 해내면 좋을 텐데, 인생은 왜 늘 좌충우돌이고 우당탕탕일까. 실패와 실수로 낙담하는 이들에게는 응원이 필요하지만, 요즘 세상은 차갑고 매섭다. 완벽한 육각형 인재에게 박수와 찬사가 쏟아질수록 조금 부족한 사람들은 괜히 더 조급해진다. 뒤처진 듯한 공허함은 쉽게 감춰지지 않는다. 이런 시대 속에서 20년 만에 재개봉한 는 재기 발랄 청춘 코미디로 고민 많은 청춘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빛나는 빅 밴드 소녀들의 이야기는 작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방학 어느 날,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말을 실감한다. 새해 초 세운 신년 계획 중 이룬 것은 얼마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지난 1년의 사진첩을 돌아보던 중 영화 포스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비슷한 하루가 반복되는 일상을 담아낸 영화 였다. 이 영화는 2024년에 본 영화 중 top 3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스스로의 가치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도쿄의 공공 화장실 청소부로 등장하는데,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궂은 일을 하는 직업
유명 걸그룹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우리 엄만 매일 내게 말했어, 언제나 남자 조심하라고” 사랑은 원래 불장난 같으니 재치 있는 가사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기차에서 마주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같은 영화를 보고 자랐으니 그럴 법도 했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괜히 정이 깊어지고, 시절인연이라 추억하는 것도 나름 낭만적이었으니까. 어린시절엔 주체 안 되는 감정에 살짝 데이는 것쯤이야 감수할 만해 보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곳곳에서 사건 사고 소식이 들려왔고 낯선 이와의 사랑이 로맨스가 아닌 스릴러가 될 수 있
직장인에게 소중한 점심시간이 끝나갈 때쯤엔 모니터가 있는 자리로 돌아가기가 참 싫다. 그럴 때마다 동료들과 습관처럼 이런 농담을 하곤 한다.“일 안 하고 돈 많았으면 좋겠다”“아무나 인플루언서가 되어줘, 내가 마케팅 맡을게”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 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인플루언서가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삶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평일 한낮, 업무로 복귀하기 미치도록 싫은 우리처럼. 그렇다면 인플루언서의 삶은 실제로 어떨까. 그들은 대중의 관심 속에 존재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8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가장 애정하는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추리물'이라고 답할 수 있다. 미취학아동 시절부터 두려움에 떨면서도 , , 를 보고 자란 아이는 언제 새로운 추리 영화가 개봉할까 기다리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런 내 심장을 간질이는 프로그램이 탄생했으니, 그건 바로 시즌 3까지 성황리에 마친 '여고추리반'이다.개그감, 영리함, 용맹함을 두루 갖춘 출연진들은 매 시즌마다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여고추리반' 방영 시기에만 티빙을 구
누가 내게 한 달 소비 지출 내역 중 어디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옷’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필러, 윤곽 주사 등 미용 목적의 시술이 다양한 요즘이지만, 그것은 모두 일시적이고 혹시 모를 부작용이 두려워 선뜻 시도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스스로를 꾸미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패션을 선택하게 됐다.때와 장소, 분위기에 맞게 입고 외출할 때 느끼는 만족감은 꽤 높은 편이다. 새로운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을 구매할 때는 늘 이미 소장하고 있는 다른 의류와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릴 정도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와, 인파로 가득한 출퇴근의 나날에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운동이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등 신선한 취미로 일상을 환기시키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그냥 뭔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는 없을까? 이런 내게 친구들은 색다른 것을 추천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어 봐", 여기서 좋아하는 사람이란 닿을듯 닿을 수 없는 TV 속 존재들을 의미한다. 30세 전후로 친구들이 이렇게 갈린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 돌보기'와 '우리 아이돌 보기'. 최근 주변
적당히 어울려 노는 척하는 괴롭힘이 늘어났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고 친해진다는 옛말이 좋은 방패막이 되어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교우관계, 학교폭력을 담은 드라마가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바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인 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은 투표를 통해 매달 왕따를 뽑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피라미드처럼 계급을 나눠 F등급인 아이를 학급 전체가 동의 하에 괴롭히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 축이다.지난해 큰 화제가 됐던 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심도 있게 담아냈다면
연애 프로그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진주 PD’가 이번에는 남매의 연애를 담은 를 들고 돌아왔다. 남매와 연애의 조합만으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같은 호적을 쓰는 남매의 연애를 가까이서 지켜봐야 한다는 점은 채널을 고정할 만한 소재이기도 했다.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고 했던가. 사랑에 빠지면 사람은 참 유치해진다. 이는 대중들이 각 방송사의 말 많고 탈 많은 연애 프로그램을 열심히 챙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연애 프로그램이 인플루언서들의 연예인 등용문으로 전락해 버렸
Y2K와 더불어 레트로 감성이 바짝 유행이었다. 옷이란 자고로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유행에 휩쓸리지 않기란 어려웠다.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 옷 몇 벌을 요즘 스타일에 맞춰 사입으니 부모님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어? 그거 우리 때 유행하던 건데"확실히 예전 스타일이 인기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멘트였다. 그런데 과연 옷만 그럴까? 체감하기에는 거의 매일 새로운 곡이 쏟아져 나오는 음악 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샘플링 곡이 사랑받아 온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샘플링이란 표절과 엄연히 다른 개념으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잊을 만하면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새롭게 제작된다. 순위 조작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례가 있음에도 시청자 투표를 통해 새로운 아이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돌이 되기란 이렇게나 어려운데,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수 아이돌이 되기란 쉽지 않다. 9~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던 아이돌도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돌은 수명이 짧은 직업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어떻게 해야 마의 7년을 잘 넘길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얼마전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친 레
[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청년칼럼니스트] K-pop 산업이 부흥할수록 개체수가 늘어가는 집단이 있다. '사생'이라는 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1세대 아이돌부터 시작한다.집안에 침입한 사생팬을 선처해 돌려보낸 게 화근이었을까. 팬이라는 이름 아래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들이 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만행에도 팬의 애정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아티스트들은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이라는 말을 굳게 믿고 유해 물질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 크게 다쳤던 사건도 있기에 팬과 아티스트의 거리는
[ 논댁닷컴= 김연수]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 확진자 수로 인해 2.5단계를 실시할 정도로 외부 출입이 어려워졌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손해를 봤고, 배우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드라마 제작 또한 늦춰지기도 했다. 즉, 각 분야 및 영역에서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2.5 단계를 선포하며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곳곳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에 걱정을 늦출 수 없었다.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여러 회사에서는 무급 휴가에서 갑작스
[청년칼럼=김연수]영화 은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큰 관심을 모았다. 보수적인 미국 방송국 폭스 기업에서 벌어진 실화 성희롱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실제 인물들의 싱크로율을 높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국내외 정치계, 예술계, 체육계 등에서 성희롱, 성폭행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폭로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 유명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 국내 여러 배우 등 연예계에서 높은 신임을 받던 유명인들과 관련된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이
[청년칼럼=김연수]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 집 마련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왜 최선을 다하는데 좀처럼 풍요롭지 못할까. 우리를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에 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존리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존리,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는 부자의 정의를 “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꼭 물질이 넘치도록 많지 않아도 돈에 관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그것 역시 부자라고 말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