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신영준]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각축을 벌였다. 개표 후반에도 유지된 근소한 격차에 두 당선자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결과는 7535만 표(50.5%)로 바이든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며 승리를 확실시 했다.이번 대선에서 많은 기록들이 나왔는데 최고령 대통령, 역대최고 사전투표율, 최다득표 승리·패배, 최초의 여성부통령 등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중에 제일 재미있는 기록은 트럼프가 124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결과에 불복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다.전
[청년칼럼=신영준]요즘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드라마에 빠져 있다. 극 중에 나오는 대사들이 참 마음에 들고 주연 배우들은 찰떡 같은 캐릭터 흡수력을 보여주고 조연들인 정말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줘 미쳐버릴 지경이다. 그 중에서도 자폐를 가진 문상태(오정세 배우) 역이 정말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스스로 문을 닫아 버린 사람. 상태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멀쩡해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람이 많음을 느끼게 한다. 상태의 동생 문강태(김수현 배우)는 어릴적 형만 챙기는 엄마에게 서러움을 겪다가 결국 폭발한다.“형같은 거 죽어버렸으면 좋
[청년칼럼=신영준]그 어느 나라보다 한국에서 잘 발달된 문화를 꼽자면 언제 어디서나 자장면을 비비고 치킨을 뜯을 수 있는 민족, 바로 배달문화라고 생각한다.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만해도 전화주문이 당연했고 현장에서 현금결제가 당연한 일이었다. 듣기로는 15년도쯤 어머니는 떡볶이 집을 하셨는데 배민은 수수료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냥 리스트에 올려주겠다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플 내 바로결제의 편리함은 손님은 물론 배달업계의 패러다임을 아예 바꿔놓았다. 그렇게 착한기업이라는 칭호를 받고 거대하
[청년칼럼=신영준]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쓸며 우리 가슴 속에 태극기를 펄럭이게 했다. 여러 매체에서 본질적인 영화부터 통역 같은 사소한 것까지 찬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나는 ‘봉준호 장르’라는 말이 가장 멋진 말인 것 같다. 예전에 한 글쓰기 스터디에서 좋은 작품은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나의 작품을 넘어서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문장까지도 아닌, ‘봉준호 장르’ 이 한 단어로 설명되고 납득되어진다.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가 빚어낸 영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저는 1991년 겨울 한 여인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예쁘고 커다란 물고기처럼 거침없이 주변을 헤엄쳐다녔죠. 건강하게 돌아다닌 덕에 별 탈 없이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청년이 된 뒤에는 청춘이라는 바다에 뛰어들어 미친 듯이 팔딱대며 온몸이 펄펄 끓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휘젓고 다녔지요.한때 용암 속을 유영한다거나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얼음을 깨부수며 사는 전설 속 용들처럼 살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맞지 않는 신발이 뒤꿈치에 상처를 내는 것처럼, 맞지 않는 삶을 살아가다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도망치듯
[청년칼럼=신영준] 책상 위에 족히 1500장은 되어 보이는 A4용지 더미가 놓여있다.“단 한명에 대한 악플을 모아서 단순 출력한 분량입니다. 이런 감정의 쓰레기더미가 매일 온몸에 끼얹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중략)...당사자는 수 천, 수 만 번의 쓰레기 세례를 언제 그칠지 기약도 없이 견뎌야 하는 겁니다.”한 변호사가 악플에 상처받았을 피해자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는 사진 한 장과 글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했다. 이달 14일, 꽃다운 청춘이 스스로 졌다는 참담한 비보에 대한민국이 악플에 대한 경각심과 분노로 들끓고
[청년칼럼=신영준] 나쁘지만 나쁜 놈들에게만 나쁘고, 나빴지만 사회로 돌아가 선량할 준비가 되어있고, 계속 나쁘지만 양심과 최소한의 정의를 아는 나쁜 녀석들이 뭉쳤다. 돈이면 사람 목숨이고 양심이고 정의고 다 팔아먹는 진짜 악당들을 쓸어버리러 왔다. 얼마 전 개봉한 TV 시리즈 원작의 ‘나쁜 녀석들 : 더 무비’가 그 주인공이다. 애초에 한낱 도박꾼들은 범죄자만 보면 눈 돌아가는 무지막지한 녀석들한테는 무리였을지도 모르겠다.꽤나 매력적인 영화를 만든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마동석이다. 험상궂은 얼굴에 황소 같은 몸, 상대방을 쉽게
*영화 내용에 대한 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문화의 다름과 도덕적 올바름영화 ‘미드소마’는 스웨덴 가상의 마을 공동체 ‘호르가’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존의 공포영화들이 어둠속에 숨은 악령, 암살자들이 주인공을 공포로 몰아간다면 이 영화는 해가 지지 않는 스웨덴의 하지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백두대낮에 초원에서 사냥한 가젤을 피범벅이 되도록 뜯어먹는 사자를 본다면 어떻겠는가? 제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썩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다.‘미드소마’의 공포는 다름에 대한 이질감, 불쾌함을 담담하고 당당하게 노출
“우리나라 건국 이래로 지금처럼 돈 벌기 쉬운 때가 없습니다.” 파격적인 말로 시작하는 이 영상을 보고 필자는 묘한 동기부여가 된 동시에 자괴감에 빠졌다. 돈 벌기 쉽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가? 얼마 전 유투버 리섭이 업로드 한 영상은 100만 뷰를 달성하는 동시에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디지털 노마드라는 용어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말하자면 괴랄하고 오만한 발언이라 생각된다. 일하고 싶을 때 원하는 곳에서 하고 싶은 만큼만 일하는 삶을 생각해보자. 현실과 판타지 어디에 가깝게 느껴지는가? 나는 판타지에 가깝
[청년칼럼=신영준] 어느 날 메일이 한 통 왔다. 오피니언타임스에 자영업자의 삶을 주제로 쓴 칼럼을 보신 tbs 교양프로그램 tv민생연구소 작가님의 인터뷰 요청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가벼운 전화통화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섭외제의를 해주셨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난 뒤 내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약간 주춤했다.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말로 통화가 끝이 났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좋은 기회가 날아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연락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경험이지 하며 그냥 넘겼다.그래도 아쉬움이 남아서 인터넷으로 방송국과
[청년칼럼=신영준] TV조선에서 방영중인 트로트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 지난 18일 전국 시청률 12.9%를 돌파하며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11일 11.9%라는 대기록을 일주일 만에 또 갈아치운 것이다. 연일 화제가 되었던 ‘프로듀스 101’이 결국 시청률 5%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미 방영되었던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어떤 점이 달랐기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먼저 참가자들 중 지원이, 숙행 등 몇 명을 제외하곤 거의
[청년칼럼=신영준] 「Video Killed The Radio Star」 1979년 발표된 영국의 뉴웨이브 듀오 버글즈(The Buggles)의 히트곡 제목이다. 우리에게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의 삽입곡으로 더욱 친근하다. 버글즈는 에서 이 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기술이 모든 것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곡이에요. VTR이 막 나왔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죠....(중략)... 라디오는 과거가 되고 비디오가 미래가 될 것처럼 느껴졌어요. 거대한 변화가 오고 있었죠.”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17일 만에 1100만명을 돌파했다. 물론 작품성과 코미디 영화의 부활이라는 측면으로서 가치도 크지만 개인적으로 더 열렬히 시청한 이유가 있다. 본업은 아마추어 작가라고 주장하는 나는 사실 자영업자다. 칼럼을 연재하고 소설을 쓰고는 있지만 삶을 영위하는데 거의 모든 수입은 운영 중인 치킨 집에서 나온다.“소상공인들, 다 목숨 걸고 하는 사람들이야!”최후의 격투 장면에서 찡하고 짠한 명대사가 터졌다. 극중 마약반 고반장(류승룡)이 경찰이든 위장한 통닭집 사장이든 목숨을 걸고 한다며 언급한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영국의 락밴드 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흥행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10월 31일 개봉한 지 불과 한 달 반만의 일이다.전 세계 흥행 수익도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 영화가 어떻게 한국에서 흥행했는지를 두고 많은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퀸의 음악성,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정신, 싱어롱 문화의 재발견, 스타들의 관람 및 마케팅의 성공, 전기 영화가 아닌 음악 영화로서의 성공. 모든 조건들이 흥행에 영향을 주었다고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1990년대 미국. 정보화 사회가 급물살을 타면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정치, 사회, 경제적 격차가 심화되었다. 이 현상을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라고 칭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정보화의 흐름을 타며 국가 간의 격차도 심화됨으로써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회문제로 인식되었다.2018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곳에서 이상한 학교가 나타났다. 분필가루가 날리고 컴퓨터를 포함한 디지털기기는 단 한 대도 찾아볼 수 없는 곳. 이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선정됐다. 이나영 주연의 이 영화는 탈북여성이 조선족 남성과 매매혼을 하여 낳은 아이가 14년 만에 한국으로 찾아오면서 밝혀지는 숨겨진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원시사회에서 여성은 가족 구성원의 주요한 노동력으로 간주되고 여성이 출가한다는 것은 노동력의 손실로 보았다. 그래서 신랑 측에서 신부나 신부의 집안에다가 그 손실에 대한 일정한 보상을 해야 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매매혼이라 함은 탈북여성들은 중국에 장기 체류하기 위해서 중국 남자와 혼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기록적인 폭염을 강력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더니 이제 반팔로 다니기엔 추운 저녁이 왔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곧 추석이 온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준다. 뉴스에서는 시장 물가 이야기, 지인들과는 긴 휴일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명절증후군이니 제사니 벌초니 자기 집안은 어떤지 토로하게 된다.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던 중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한 주제가 튀어나왔다.“우리 집은 겸상 안 해.” 누구도 정확한 규칙이나 이유는 모르지만 어떤 패턴이 있었다. 남자 어른들은 큰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마케팅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대학시절 들었던 한 강의에서 이름 소개도 건너뛰고 나온 교수님의 첫 질문이었다. 많은 대답들이 나왔지만 교수님께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대학에서 소비자는 누굴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 “학생들이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대학의 소비자는 여러분들의 부모님입니다. 그리고 기업의 채용관계자들이죠. 그래서 나는 여러분들의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시간관념과 수업예절 같은 것에 집착하셨고 취업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주전 몸에 이상한 것들이 나기 시작했다. 피부에 붉고 작은 두드러기들이 생기더니 며칠 지나면서 잠을 자다 참을 수 없는 간지럼에 이불을 제치고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로 온몸을 확인하며 짜증을 냈다. 2주일간은 내일이면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3주가 넘어가며 도저히 그 근질거림을 버틸 수 없었다. 결국 출근 전 피부과에 들러 급성두드러기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약을 먹은 지 이틀 만에 그것들이 마술같이 사라졌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늦은 시간에 일을 마쳐 친
‘아우구스투스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을 니힐리스트(Nihilist)라고 불렀다.’1895년 12월 28일. 뤼미에르 형제는 열차의 도착(L'Arrivée d'un train en gare de La Ciotat)이라는 최초의 영화를 만들어 상영했다. 아무 스토리 없는 50초짜리 흑백영화. 화질도 아주 저급했지만 상영회가 벌어진 카페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참석한 사람들 중 일부는 실제로 기차가 카페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믿어 자리를 박차고 도망갔다. 2018년 현재의 관객들은 어떤가? 스크린 속에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