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함으로써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목표로 해온 국제사회의 북핵 대응에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1970년 발효된 핵비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존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13일 러시아 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28일에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미사일도발에 대한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임기연장에 반대함으
[임종건 드라이펜]1월 13일 치러진 대만의 총통선거에서 민진당(民進黨·DPP)의 뢰청덕(賴淸德:라이칭더)후보가 당선됐다. 전체 유권자 2,100여만 명 중 1,394만 명이 투표해 투표율 71.86%를 기록한 이 선거에서 뢰 후보는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국민당(國民黨·KMT) 후우의(候友宜 허우유이)후보가 33.49%, 민중당(民衆黨·TPP) 가문철(柯文哲·고원저) 후보가 26.45%를 득표해 뒤를 이었다. 1996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국민당과 민진당 양당제로 운영돼 온 대만에서 처음으로 3당
[임종건 드라이펜]나에겐 대학에 입학해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1966년에 입학했으므로 58년이나 된 인연입니다. 그의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그와 나는 음악을 좋아했고, 당대를 풍미했던 영국의 팝가수 클리프 리처드와 록밴드 비틀스의 노래를 특히 좋아했습니다.그와는 내가 제주도에 갈 일이 있거나, 그가 서울에 오면 연락해서 만나고, 궁금할 때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고, 가끔은 선물도 주고받던 평범한 사이였습니다. 그러던 그와 나는 지난해 삶과 죽음, 환희와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을 보냈습니다.그 친구는 스스로 ‘걸어다니는 병원’이라고
‘이밥에 고깃국’은 ‘쌀밥에 쇠고기국’의 북한식 표현이다. 북한의 시정(施政)목표 1호였던 ‘이밥에 고깃국’은 김일성 주석에서 아들 김정일, 손자 김정은 3대에 걸쳐 80년이 다 되도록 이루지 못한 꿈이다.북한에선 식량난으로 쌀밥은커녕 강냉이밥도 제대로 먹기 힘든 상황이라, 고깃국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기야 남한에서도 지금은 어느 가정에서나 먹을 수 있게 됐지만, 개발연대까지만 해도 '쌀밥에 쇠고기국‘은 있는 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긴 했다.대우그룹의 고 김우중 회장이 1990년대 초 대북밀사 자격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임종건 드라이펜]“개망골 가서 개 잡아서, 뚜두랭이 가서 뚜드려서, 솥동뫼 가서 솥 걸어서, 삼막굴 가서 삶아서, 웃뜸 가서 뜸 들여서, 먹골 가서 먹자꾸나.”여기에 나오는 지명은 제 고향 충남 서천군 종천면 종천리 일대에 있는 마을의 옛 이름들입니다.어렸을 적 어른들이 부르던 타령 속에 들어있던 마을 이름들입니다. 잔치 때 돼지 잡는 일은 있었지만, 개를 잡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개망골이라는 마을 이름에 운을 맞추기 위해 개 잡는 노래가 됐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개망골은 쑥골처럼 개망초가 많은 동네라서 붙인 이름일 것
[임종건 드라이펜]지난 10월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 갔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북녘 땅이 내려다보이는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사업구역 안 임진강변의 동화(同和)경모공원에 안장돼 있습니다. 이 공원묘지는 노 대통령 재임 중인 1992년 통일을 갈망하는 이북도민들과 파주 시민들의 생전에 이루지 못한 망향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노 대통령은 유일한 외지 출신자로 이곳에 묻혔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별한 지위 외에도 통일동산 조성사업의 공로가 인정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립현충원에 안장
한국ABC(Audit Bureau of Certification)협회는 신문과 잡지의 발행부수를 산정하는 민간 언론기관이다. 신문 뉴스의 소비형태가 발행배포에서 인터넷 검색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협회에 대한 주목도는 낮아졌다. 필자는 2021년 9월 이 협회의 정기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돼 2022년 8월 사퇴했다. 그 기간은 정치의 잘못된 개입으로 제도가 어떻게 망가지는 가를 확인한 기회였다.이 협회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 역할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신문 잡지들 가운데 각각의 발행부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아는 것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 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회담에 대해 서방의 언론들은 ‘왕따(Pariah)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에서 왕따인 것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푸틴의 경우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도발 전까지만 해도 G7이나 G20 회의에서 당당했던 위상에서 급전직하한 것이다.과거 러시아 제국과 소련연방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야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으로서 이같은 급격한 위상 추락은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
[임종건 드라이펜]한미일 정상 간의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계기로 한국이 3국시대를 맞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한국사에서 3국시대라면 신라 백제 고구려의 삼국시대와 신라 멸망 후 짧은 후삼국 시대가 있었지요. 그것은 한반도 내부적인 각축관계였지 역외의 제3국과의 관계는 아니었죠.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짧게 신라 당나라 간의 나·당 연합 시절이 있었지요. 그 후론 이 땅에서 중국과의 불평등 관계가 오래 지속되었고, 조선조 말에 와서 청 일본 러시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죠.한국은 지금 세계 거의 모든 나라
언론인 친목단체인 관훈클럽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모임 중에 영시공부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창립 9주년을 맞아 6월 13일 문학평론가 구중서 씨를 초청하여 ‘이니스프리와 향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특강을 가졌다.강연은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암 예이츠의 ‘호수의 섬 이니스프리’와 정지용의 ‘향수’에 담긴 서정의 의미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인들이 자연을 예찬하는 서정을 읊었고, 예이츠와 정지용은 최소한 그들이 태어난 나라를 대표하는 서정 시인이다.김희갑이 작곡하고 박인수와 이동원이 부른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관광객으로 위장했다가 자진 월북한 주한 미군 소속 트레비스 킹 이병의 송환문제가 미북 사이에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주한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킹 이병의 송환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북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침묵은 이 사안의 복잡성으로 인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킹 이병의 월북 동기는 외형상으로는 그가 주둔지 한국에서 저지른 폭력 o등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의 두려움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 내에서 처벌을 받다, 본국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탈영
[임종건 드라이펜]1942년 11월 생으로 만 80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장에서 프롬프터 받침대에 발이 걸려 넘어졌습니다. 자전거에서 넘어지고,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다 넘어진 것을 포함해 재임 중 세 번째였습니다. 말실수도 잦아 치매의심도 받고 있습니다.내년의 미국의 대선에서 재출마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의 적수는 그의 나이라고 합니다. 그가 재선에 승리한다면 그는 82세에 취임해 86세에 퇴임하는 최초의 최고령 대통령이며, 이 기록은 아마도 미국 대통령 선거사에서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
[임종건 드라이펜]데이비드 메이슨 씨(65)는 41년째 한국에 살면서 외국인을 위한 관광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한국 이름은 최매선(崔梅仙). 스스로 경주 최부자집 양자라고 말한다. 그가 경주 최씨 양자가 된 것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몰년 미상)과의 인연 때문이다.신라의 학자로 당나라에 유학을 가 현지에서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지금의 중국 강소성 양주에서 고위 관직을 지낸 고운의 특이한 업적과 생애에 매료돼 그의 일대기를 다룬 최초의 영문 책 ‘외로운 현인(Solitary Sage)'을 쓴 것이 경주 최씨 문중과의
[임종건의 드라이펜]지난달 말 인천 강화도 앞 바다에서 다리에 마약을 매단 북한인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매달린 마약은 70g 안팎으로, 2,300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했다. 이 괴이한 사건은 필자에게 오랜 의문이었던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마약과 북한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한국은 해방 이후 마약 청정국으로 간주됐다. 마약은 패가망신의 동의어였고, 당국의 단속도 강했다. 마약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도 높았다. 그러다가 2020년대 접어들어 마약사범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청소
[임종건의 드라이펜]2020년 11월3일 미국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배한 트럼프 후보는 미국 28개 주에서 도입한 도미니언 투개표기의 조작으로 자신의 표를 도둑맞은 것이 패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도 이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내년 선거 재출마를 꿈꾸고 있다.트럼프의 ‘표도둑’ 주장은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 거부에 이어 2021년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이라는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치욕적인 사건을 불러왔다. 트럼프 편에 서서 이 주장을 가장 열렬히 또 반복적으로 선전해온 방송이 케이블 뉴스전문
[임종건의 드라이펜]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정쟁이 지속되고 있다. 여당과 대통령실은 미래를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주장하고, 야당은 굴욕외교라고 맞받는다.공방의 핵심은 강제징용 피해보상에 대한 일본의 반성 유무와 보상방법에 대한 시각차이다. 야당은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에 대한 명백한 사과와 반성을 받아내지 못했으면서도,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먼저 한국기업의 돈으로 하기로 한 것을 문제 삼는다.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리면서 과거에 집착하지
[임종건 드라이펜]작고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지난 3월13일 미국 뉴욕에서 난데없이 SNS에 나타나 할아버지 전 대통령은 ‘학살자’이고,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남긴 거액의 비자금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을 때 “이게 뭔소리인가?” 어리둥절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그는 17일에는 SNS 생방송을 하면서 마약을 먹고 헛소리를 하며 실신한 끝에 경찰과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어리둥절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병원에서 나온 뒤 그는 5·18희생자에게 사죄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칼럼니스트] 지금 시대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고, 최근 그것에 바탕한 대화의 도구로 GPT가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챗GPT는 유사 이래 지구상에 존재했던 인류가 남긴 많은 지식을 섭렵한 뒤, 인간이 던지는 질문에 전지전능자(Almighty)처럼 답변합니다.그것이 내보이는 지식의 수준은 보편적인 인간의 지식수준을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AI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육체노동을 수반하는 직업의 상당부분을 로봇에게 빼앗긴 인간이 이제 정신노동 분야의 직업마저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칼럼니스트] 북한의 비핵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의 전술핵 한국 재배치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거론되고 있다. 두 가지 주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아직 의회, 행정부 및 전문가 그룹의 소수 의견에 불과한 반면, 한국 내에서는 상당한 여론의 지지를 업고 논의가 확장되어 가는 추세다.두 가지 방법 모두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실현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아직은 한국의 희망사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는 핵무기 자체가 미국의 것이므로 아무리 우리가 원한다 해도
[오피니언타임스= 임종건 칼럼니스트]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정보는 바른 정보와 가짜 정보를 종합 평가한 것이기에 정확도가 매우 높은 정보라고 할 수 있다.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작년 11월 3일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백악관을 떠난 지금에도 부정선거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자신의 선거 패배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그는 정녕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패배한 것을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