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20여년 전쯤 됐으려나? ‘장애판’에서 만난 동료 10명과 그들이 추천한 1명씩, 도합 20명이 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관련기관 종사자와 장애인, 장애인부모와 목사 신부 스님 등 종교계 인사까지 참여한 스터디그룹이자 사회통합의 교두보를 자처하는 인식개선 실천모임이다.1년이면 분기별로 네번 만났다. 등 관련 발제와 사례연구를 통해 실천방안을 토론했다. 반기별로 가졌던 세미나와 초청강연은 당시로는 꽤나 센세이셔널한 주제와 내용을 다뤘기 때문에 조금은 괜찮은 모임으로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나에게 있어 최초의 독서, 독서다운 독서는 중학교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경험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이었는데, 문예반 선생님이던 국어과 유영근 선생님께서 영어로 된 펭귄문고 책 한권을 선물하시며 여름방학 동안 읽어보라는 것이었다.담임선생님도 아니고, 나만 문예반이 아닐진대, 또 특별히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하필이면 왜? 라는 의문은 개학하고 나서야 풀렸다. 나를 특별히 기억하고 있던 김 선생님(영어)은 유 선생님(국어)과 서울대 사범대학 선후배 사이로서 가장 가까웠다고 하는데, 그들 대화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후배 Y군은 나를 무척 따랐다. 나도 그 후배를 무척 좋아했다. 남자답고 서글서글한 성품에 항상 웃는 인상 때문에 누구나 좋아하던 사람이라서도 그랬겠지만 어쨌거나 나를 좋아해주니 나도 그를 좋아하는 것이 ‘의리’가 아니겠는가.내 꼴도 심상찮게 생긴 처지에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여간 찜찜하지 않으나, 그 후배의 용모는 특이한 생김새로 조합과 배열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178cm로 큰 키에 속했던 그는 일본의 프로레슬러 출신의 중의원이었던 안토니오 이노끼를 닮았다. 이마는 세금폭탄 김모 교수를 닮아 뒤통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집안 좋고 학벌 좋고 미모까지 갖춘 여성이 역시 비슷한 조건의 청년을 만났다. 서로 꿀릴 것도 없고, 마다할 이유도 없는 만남이니 곧 바로 혼담이 오갔고, 결혼 날짜를 잡은 청년은 여자 집을 왕래하기 시작했다. 뻔질나게 드나들던 어느 날, 청년은 여성의 집안에서 처음 보는 ‘이상한 생명체’를 보게 되었다. 뒤틀리고 웅크린 생명체는 중증 뇌성마비인 여인의 언니였다. 당황한 청년은 집으로 돌아가 엄마와 상의했다. 논의 끝에 그들은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했다.유전일지도 모른다며 2세 걱정을 하게 됐고, 그 자체로써 창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내 주변에는 정치개혁을 해보겠다고 국회에도 진출하고 정당생활, 정치를 하고 있는 선후배들이 많이 있다. 이들의 정치적 성패는 차치하고라도 이들을 통해 본 정치계는 철저히 돈과 계보, 이권과 먹이사슬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겉보기에 우아해보이는 학계도 마찬가지다. 비교적 합리적이며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배하는 지성의 전당일 줄로만 알았는데 여기에도 교수 임용에서부터 학문적 계승에 이르기까지 학연과 지연에 따른 계보가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계보, 파벌을 나누는 풍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각종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상(賞)의 본질은 한마디로 기쁨이다. 그 기쁨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만 한다. 주는 사람만 즐겁다거나, 받는 사람만 즐거워서도 안되며, 보는 사람이 ‘뭐 저런 사람이…어떻게?’ 따위의 의문을 갖게 된다면 기쁨은커녕 이미 상이 아닌 것이 되고 만다.벌써 오래전부터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자랑스러운 ~~상’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중심으로 1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비교적 역사가 깊고 명문으로 자처하는, 사회적으로 출세한 동문이 많은 학교로부터 비롯됐다. 상
I.일본의 각종 제도를 연구한 논문을 보니 과거 일본 교육제도 중 가장 문제가 있던 것이 고사(高師)제도였다고 한다. 인격형성이나 철학과 사상, 교육관이나 세계관도 형성되지 않은 어린나이 사람들에게 선생으로서의 방법론만을 주입하려 했던 것이 고등사범학교였다는 반성이었다. 그러니까 선생은 배출했으되 스승은 만들어내지 못하는 제도였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였다. 말하자면 선생이 될지 뭐가 될지도 모르는 대학생을 아예 입학 때부터 으로 만든 교사양성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고사제도가 폐지됐다는 것이다.어쨌든 당시 고등사범학교는 우수
#벌써 30년도 훨씬 넘었다.연세대학교 신학과 J교수에게 기독교계통 책을 펴내는 K출판사를 소개 받았다. 전에도 그의 소개로 M사의 이라는 백과사전 번역에 참여한 바 있었으니 기독교계통 번역이 처음은 아니었다. K출판사에서는 새로운 해석과 주석의 성경책을 번역하여 출판한다고 했다. 성경을 번역할 만한 빵빵한 영어실력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다, 모태신앙이라고는 하나 ‘못된 신앙’의 기독교인 일뿐 최소한의 신학적 배경이나 훈련도 없는 터라 찜찜했다. 그렇지만 과대평가해 준 선배에게 ‘사실 영어를 잘 못...운운’ 하며 불편한
I. 동계올림픽에 앞서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하라!충북에서 지난달 9월15일~19일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은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대회였다. 경기도의 12연패를 막은 충북선수단이 종합우승을 한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에서 역대 최고인 8500여명의 선수단과 역대 최대관중이 참가했으며 체계적인 자원봉사 운용도 돋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개회사에서 말했듯이 ‘장애인체전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전보다 먼저 열린 대회’로서 의미가 크다. 이 총리가 “정부도 장애인 먼저의 정신으로 관련정책을 수행하겠다”고 결의를 밝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골프가 그렇게 좋단다. 나로서는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36홀을 돌고도 싫증은커녕 불이라도 켜놓고 더 치고 싶단다. 오래전 젊었던 때, ‘반강제’로 골프장에 끌려 다녔던 시간을 나는 아직도 아깝게 생각하는 정도로 골프와는 인연이 없다. 내게 있어 골프는 체질에도 맞질 않지만 한번 나갈 때마다 기십만원이 든다는 비용도 감당할 처지가 아니다. 게다가 골프나 스키가 일종의 금기인 영역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라도 나는 골프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한번 나갔다하면 최소한 오전시간이나 오후시간을 몽땅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내가 처음 결혼식 주례를 섰던 것은 마흔 두 살 때였다. 내 자신이 결혼한지조차 10년이 겨우 넘었을 때였고 토닥토닥, 티격태격 싸우면서 결혼생활에 대한 확신 또한 서지 않았던 그 때 내게 주례 요청은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었다. 주례를 요청했던 사람은 후배, 굳이 말하자면 제자인 셈인데, 지금은 S자동차의 촉망받는 간부가 되어있는 이 청년은 다소 즉흥적이고 생각이 깊지 못한 면이 있긴 해도 더벌더벌 친화력이 높아 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인기있는 청년이었다.어린 나이에, 전혀 예상치 못한 주례요청이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우리에게는 IMF 구제금용으로 끔찍했던 1997년. 그해 늦여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두 여성이 일주일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 사람은 ‘빈민굴의 성녀’ 테레사 수녀(1910-1997.9.5)였고 또 한사람은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1961-1997.8.31)였다. 이 두 여인의 삶은 여러 관점에서 비교가 되며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두 여인은 말할 것도 없는 유명인사였으며 인류애를 실천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염원에서는 같았지만, 그들의 삶과 실천방식은 사뭇 대
자기 것과 남의 것을 가르는 것은 거의 동물적인 습성인 것 같다. 그러나 외국을 오가다 보면 남의 것을 배척하는 한국인의 제한성이 절실하게 느껴진다.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계화 시대에 이중국적(dual citizenship) 문제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개각 때를 비롯해서 무슨 때만 되면 이중국적자가 문제가 되고, 이중국적이라는 이유로 인사 대상에서 탈락되거나 낙마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 14년 전, 이른바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의 정보통신부장관이 된 연봉 60억원의 삼성전자 진대제 사장이
은 벌써 오래 전에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앞쪽에 있다가 삼청동으로 옮긴 사주풀이, 인생상담 집이다. ‘통집’ 주인장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꼬방동네 사람들’로 유명한 L(69) 전 국회의원이다.세상에 가장 불쌍한 것이 전직 국회의원이요, 세상에 가장 새빨간 거짓말이 ‘전직 의원이 바쁘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전직 의원들은 별도의 전문직이나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정말 한가하다. 현역일 때 워낙 바빠서이겠지만, 이젠 전직 의원이란 묘한 수식어 마저도 민망할 만큼 세월이 지났다. 65세가 넘으면서부터 대한민국 제헌
I.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신문은 독자에게 아첨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독자들의 수준이 언론인보다 낮다고 지적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교만이요, 망발이니 당연히 피한다. 방송이 시청자를 태하는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형태에서든 독자를 비판하는 일은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하면 부패정치인의 등장은 국민들이 투표권을 잘못 행사한 결과이며, 부실기업의 뉴스를 미리 탐지하여 발표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공생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언론과 국민과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여러 면에서 약진
명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병원을 개업한 스티브 요르라는 친구는 뉴욕에서 ‘사랑씨 뿌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택시운전사에게는 운전을 아주 침착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무자에게는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해준다. 식당에서는 하다못해 맹물 맛이 좋다는 인사까지 건넨다.물론 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건네는 친절한 말 한마디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그
2차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군을 격파한 영국군 사령관, 서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북대서양군사령관 등을 역임한 전쟁영웅 몽고메리 장군이 퇴역 후, 자동차를 몰고 런던시내를 지나다가 속도위반으로 교통순경에게 ‘딱지’를 떼었다. 몽고메리 장군은 “내가 독일군을 추격해서 베를린까지 휘몰아나가도 딱지 뗀 일이 없었는데…”하며 중얼거렸다고 한다. 영웅은 영웅이고 위반은 위반이라는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또한 그 교통순경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집행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미국 신문과 한국 신문의 뉴스를 물량적으로 비교해보자.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한국 신문에는 정치인 동정 기사가 많다. 권력을 중심으로 권력 안팎의 동정,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관한 내용이다. 총선이니 대선이니 하는 특정한 시기가 아니라도 많다. 선거철이 아니라도 국민들의 관심이 거기에 있으니 그것이 반영되는 것이다.한국 정치뉴스는 주로 정치인 중심이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관련된 회동이라든지, 모임, 정당의 세력 판도가 어떠하든지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단히 권력지향적 판단에 의한 뉴스들인 것이다. 반면에 미국신문에는 법원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위해 작년 기록을 들춰보던 루터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무려 6000달러라는 큰 돈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 직원과 친구들에게 준 선물, 크고 작은 모임 참석, 매년 자신의 집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파티 비용 등등.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해왔던 일들을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로 보게 된 것이다.마침 대학을 졸업한 외동딸이 피스 코(Peace Corps·평화봉사단)로 페루에 일년 동안 가 있는 것을 계기로 올해는 일체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건너뛰기로 결심했다. 그 대신 평소에 꿈꾸던 카리브 해안으로 크루즈
미국의 최종 상소법원이자 연방헌법에 대해 최종 해석을 내리는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은 건국 후인 1787년 제정된 연방헌법에 따라 설립되었다. 물론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긴 하지만 미국 연방대법원의 역할을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우리나라 대법원의 역할을 미국 50개주에 있는 50개의 주 대법원과 비교하면 미국의 사법제도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지난 2월 앤터니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자기 사망하여 대법관 1석이 공석이 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