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우리집 입구방은 나름 서재다. 서랍과 책꽂이 달린 책상에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그 방은 이사온 다음날처럼 어수선한 상태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그렇게 된 데는 방 정리를 제대로 못한 우리 가족의 게으름 탓이 크다. 변명같지만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그 방이 가구들로 그득해 책이며 문구용품을 제대로 정리하기 어렵다. 책상과 붙박이장 외에 두 벽면에 3.5짝 크기의 혼수장이 들어서 있어 책꽂이용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서재에 큼직한 혼수장이라니…. 안방에 붙박이장이 설치된 집으로 이사하며 안
변시지 시리즈 전체보기 황인선, 변시지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우리나라는 어느덧 봉건제 신분사회와 유사한 신분제 저성장 사회가 되고 말았다. 고도성장의 과실이 넓게 분배되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저성장으로 인한 한정된 과실을 불공정하게 나누어 갖는 구조가 고착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과실의 많은 부분을 기존의 소수 특권계층이 가져가고, 다수가 나머지를 나누어 갖는다.불편한 진실은 이것이 세대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윗세대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많은 기회와 부를 얻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러했듯이 이들은 부의 분배가 소수에게 집중되도
12017년 8월29일은 국치(國恥) 10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완전멸망 직전의 썩은 왕조 대한제국이 침략국 일본제국에게 나라의 주권을 넘겨준 합병조약(合倂條約)이 이루어진 날이지요. 100년 세월이 넘었지만 그날의 치욕(恥辱)은 우리 한국인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흉한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대구 달성공원 앞에서는 주목할 만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대구 중구청(청장 윤순영) 주관으로 국비 70억을 쏟아 부어 조성한 총 연장 1km에 달하는 이른바 ‘순종어가길’, 그 최종적 지점에 세워진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純宗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3개의 구슬이 있다. 각각 창의, 용기, 공감이라고 쓴 구슬이다. 다 탐이 나는데 하나를 꼽으라면 당신은 어느 구슬을 고르겠는가. 답은 없다. 개인의 생각, 시대의 방향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구슬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창조경제를 말하는데 정작 미래는 AI와 혼족 그러면서도 글로벌 노마드의 시대! 어떤 구슬이 필요할지 좀 생각해 보자. 파주출판단지의 작은 곳에서나는 LED조각 작가, 새 책 출간 그리고 노트 전문회사 스토리텔링 등 때문에 파주출판단지에 주 1-2회 방문한다. ‘지혜의 숲
[오피니언타임스=이호준] 가을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초대장이 날아듭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활동하기 좋은 때가 되면 무리부터 짓는 모양이라며 혼자 웃습니다. 초청장이 아니더라도 카카오톡이니 밴드니 하는 ‘문명의 총아’들이 각종 행사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용자들의 연령대도 높아져서, 50~60대도 소위 ‘단톡방’이라고 부르는 단체 대화방에 활발하게 참여합니다. 제가 다닌 학교의 동문회도 가을에 열리는 큰 행사를 앞두고 단톡방을 열었습니다. 체질적으로 집단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저는 여전히 ‘구경꾼’의 자리에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오른팔에 바늘을 꽂고 천장을 바라본다. 잠시 후 몰려오는 짜릿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에너지 게이지가 차오른다. 일단은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관자놀이를 짓누르던 송곳도 없어졌다. 20대 때는 링거 한 통이면 거뜬했는데 이제는 세 통이나 맞아야한다. 슬며시 녀석을 바라보니 각기 색깔도 다르다. 내 몸에 도대체 무엇이 주입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게 무엇이면 어떠리.눈을 감고 잠을 청해본다. 이 얼마 만에 누리는 안식인가. 거동이 불편하니 휴대폰도 볼 수 없고 그저 잠만 자야하는 신세이다. 오히려 잘됐다. 아이러니
[오피니언타임스=이대현] 1958년 비가 내리는 어느 가을 저녁, 독고준의 하숙집으로 친구인 김학이 소주 한 병과 오징어 두 마리를 들고 찾아온다. 둘은 소주를 마시며 학술동인지 ‘갇힌 세대’에 실린 독고준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이 땅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회의를 품고 있는 독고준은 집단과 혁명을 앞세우며 동인회(同人會)인 ‘갇힌 세대’에 들어오라는 친구의 제의를 시니컬하게 거절한다. “혁명은 언제나 최대의 예술이지만 그 예술이 불모의 예술인 것은 이미 실험이 끝난 것”이라는 말과 함께.그는 한국전쟁의 포로로 남도 북도, 타락한
[오피니언타임스=임종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한국 미국 일본에 대한 공격용 무기다. 그들은 핵미사일로 이들 세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그리고 실제 일본 상공을 넘어서 미국의 군사기지가 있는 서태평양의 괌 섬의 앞뒤로 떨어지게 미사일을 쐈다. 괌 섬 좌우에 떨어지게 두 발을 더 쏘면 이른바 ‘괌 포위사격’이다.머지않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 미국 서해 쪽의 공해 상에 떨어뜨리며 미국 본토 공격도 위협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이 세 나라의 영토, 영해, 영공, 어디에 떨어지던 그것은 전쟁으로 간주될 것이다.
교육혁명① 교육혁명② 교육혁명③ 교육혁명④ 교육혁명⑤ 교육혁명⑥ [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Jose] 우리 교육이 ‘큰일 났다’는 데에 많은 국민이 공감한다. 교육부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도 교육부/교육권위주의는 멀쩡하다. 왜인가? 괴물이라 그렇다. 우리 교육은 희랍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9개인 물뱀 괴물 ‘히드라(hydra)’와 비슷하다. 이 괴물의 머리 하나를
[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세상이 온통 불확실하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는 더 그럴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안보도, 기후도 모두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에 갇혀 있는 형세다. 칠흑 같은 밤, 거친 바다에서 길잡이가 되어줄 별이나 나침반도 없이 항해하고 있는 기분이다. 여기서 불확실성(uncertainty)이란 앞으로 예상되는 여러 가지 상태들(states) 가운데 어떤 상태가 실현될지 모르는 상황을 지칭한다. 예컨대 내일의 날씨를 ‘맑음’과 ‘흐림’이라는 두 가지 상태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 현재 우리는 날씨에 관한 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골프가 그렇게 좋단다. 나로서는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36홀을 돌고도 싫증은커녕 불이라도 켜놓고 더 치고 싶단다. 오래전 젊었던 때, ‘반강제’로 골프장에 끌려 다녔던 시간을 나는 아직도 아깝게 생각하는 정도로 골프와는 인연이 없다. 내게 있어 골프는 체질에도 맞질 않지만 한번 나갈 때마다 기십만원이 든다는 비용도 감당할 처지가 아니다. 게다가 골프나 스키가 일종의 금기인 영역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라도 나는 골프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한번 나갔다하면 최소한 오전시간이나 오후시간을 몽땅
[오피니언타임스=김준범]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이하 수뇌부들 앞에서 군을 강하게 질타했다. 8월28일 정부 세종로 청사에서 진행된 국방부·보훈처 업무보고 자리에서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그동안 군의 자세와 태도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호통을 쳤다.“북한과 남한의 GDP를 비교하면 남한이 북한의 45배에 달한다. 그러면 절대 총액상으로 우리의 국방력이 북한을 압도해야 하는데 실제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나?”라고 묻고 “(이렇게)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의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해 오로지 (한미) 연합 방위 능력에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요즘처럼 청년실업율이 높을 때 자식으로부터 받는 선물 중 가장 뿌듯한 것에 명함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고 나서의 기쁨은 비교하기 힘들다. 첫 직장에 들어간 뿌듯함을 두고 두고 느끼고 싶어해 지갑 속에 자식명함을 넣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마치 기다리던 손주를 보고 손주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것에 비할 수 있다.애들이 첫 출근하고 집에 돌아온 날 명함 받아왔냐고 부터 물었던 기억도 난다. 그 다음엔 명함을 한장 받아 지갑 속에 넣고 다녔다. 시간이 지나며 자식의 명함에 대한 특별했던 관심
[오피니언타임스=서동철] 우리 사회 각 분야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발전 속도가 크게 높아졌음을 실감한다. 언론 분야도 일정 부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문화 분야의 언론만큼은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저 물리적으로 문화 분야를 다룬 신문이나 방송의 지면이나 시간이 늘어났다고 발전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지금은 신문이나 방송같은 전통적 매체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인터넷과 SNS가 맹위를 떨치는 시대다. 하지만 전통 매체나 새로운 매체를 막론하고 문화 분야 만큼은 양(量)만큼 질(質)이 높아
자살을 부르는 그림자, 우울증①[오피니언타임스=묘심화] 수험생 우울증이나 게임중독, 왕따, 군대, 취업, 외모, 비만 등의 이유로 우울감에 빠져 현실을 비관하거나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소중한 목숨을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끝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예전보다 신경정신과 의사들의 수가 늘고 심리 상담자들도 넘쳐나는 데 왜 환자는 점점 더 늘어만 가는 걸까? 갑갑한 작금의 사태가 아닌가 싶다.차라리 암이나 성인병은 치료결과에 따라서 확실히 결말이 나지만 정신의 장애는 그 원인이 갈수록 복잡다양화하고 있어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사회 모두가
[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사상 최고의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으로 최악의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됐던 허리케인 어마는 다행히(?) 예상보다 훨씬 적은 피해만 남긴 채 사실상 종료됐다. 불과 1주일 전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 또다른 허리케인 하비가 사전 대피의 중요성 등 많은 교훈을 주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래도 미 플로리다주에서만 14일까지 25명이 숨지고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서도 6명이 죽는 등 미국에서만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카리브해 지역에서 38명이 사망한 것까지 합치면 70명 가까운 생명이 삶을
교육혁명① 교육혁명② 교육혁명③ 교육혁명④ 교육혁명⑤ [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Jose] 우리 대학입시는 암기공부를 유발하는 주범이다. 얄팍한 암기지식을 물어서 학생들을 생각 없는 암기기계(돌대가리)로, 좀비로 만든다. 학벌주의를 초래하여 국민적 사기를 죽인다. 지식의 시대가 가고 두뇌의 시대가 오는 시점에서 이런 시험은 시대착오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 뒤집어야 한다.뒤집는 방법을 예시해 보자. ‘
[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그래도 전에는 자신이 불리해지거나 희생이 따르더라도 끝까지 주군을 위하여 몸 바친 사람의 이름이 언론이나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 행위의 잘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소위 의(義)를 지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의(義)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라고 나온다. 근자에 들어 이러한 사례를 보거나 듣기 힘들어졌다는 건 그만큼 사람의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것이 버거워졌다는 의미일지 모르겠다.‘사기(史記)’의 ‘자객열전(刺客列傳)’에 보면 예양(豫讓)이란 이름이 나온다. 그는 전국시대(B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최근 한 경제 매체가 주관하는 포럼에 참여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의 열띤 강연이 펼쳐졌다. 학교에 다닐 때 책으로 접했던 CSR을 기업의 일원이 된 후 다시 마주하게 됐다. 유익한 시간이었다.한 기업에서 CSR팀장을 맡고 있는 연사의 20분 남짓한 프레젠테이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CSR팀이 없어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을 꽤나 진지하게 청중들에게 전달했다. 이유인 즉슨 CSR팀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각 부문, 각 팀에서 알아서 윤리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