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청년칼럼을 쓸 때처럼 글을 실명으로 올리다보면 가끔 필명을 만들어 속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가족이 이름을 검색해 내 글을 보곤하는데 사실 반갑진 않다. 애석하게도 가족과 맞아 떨어지는 가치관이 거의 없고, 오히려 부끄럽기 마련이다. 스스로 주제를 검열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난감해진다. 글감이 없어 머리를 감쌀때면 괜히 실명을 탓하고 싶어진다.필명을 든든하게 세우고 더 짙고 재밌는 문장을 슥슥 써나가는 상상을 해보지만, 이내 접는다. 핸드폰 기록이 노트북에 공유되고, 전화번호가 인스타그램에 연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책을 세 권 출간했는데 아마추어라고? 그렇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글쓰기 강의도 들어본 적 없으며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글을 쓸 생각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러한 나의 글쓰기 방법에 ‘전략’ 이라는 육중한 단어를 덧붙여 아마추어의 글쓰기 전략(STRATEGY)을 논해보려고 한다.첫째, 공간(Space)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고도의 노가다 작업이다. 근데 이 노가다는 벌거벗고 하기에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 청년칼럼 = 앤디] 내가 한창 취업을 하려고 준비했던 약 10여 년 전 여기저기서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워서 큰일이라고 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신문과 TV 뉴스에서는 그 시절 뉴스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한 건가 싶을 정도로 (여전히) 청년 실업 문제를 언급하기 바쁘다. 날이 갈수록 취업하기 힘든 환경에서 청년들은 각자 희망하는 회사와 기관이 요구하는 스펙을 착실히 쌓고, 그 조직이 표방하는 인재상에 스스로를 욱여넣는다. 그렇게 힘겹게 입사했으면 꽃길이 열려야 할 텐데, 애석하게도 진짜 본 게임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일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지하철로 이동할 때나, 잠이 들기 전. 매일같이 아르바이트 구인 앱의 스크롤을 내리고 또 내렸다. 거리가 조금 멀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도 일단 스크랩을 해두었다가 정성스럽게 지원서를 넣었다. 일자리에 나를 구겨 넣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서는 열람조차 되지 않았고 간혹 조회된 이력서에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몇 군데 면접을 보러 갔지만 사람은 많고 자리는 한정되어 있었다. 한 명을 뽑는데 지원자는 수십 명이었다. 탈락했다는 문자가 날아오는 건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외출은 제한되고 돈을 벌지도 못하는 시간이 길어
가수 유승준 입국 비자가 또 거절 되었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유승준측 손을 들어 준 대법원 판결도, 이번에 또 비자발급을 거절한 법무부 외교부등 정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 이슈를 청년의 시각에서 들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지금 내 나이의 아저씨들이 그랬을까. BTS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확실히 구세대에 진입한 듯하다. 내게 BTS는 이해불능이다. 노래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다른 남자 아이돌과의 변별되지도 않는다. 아미에게 선물 받은 cd를 열심히 들었지
20여년 전의 발표가 아직도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 [오피니언타임스=양재현]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었다. 학교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셨다. 한국전쟁에 대해 집에서 조사해온 뒤 발표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의 나는 숙제하는 것은 정말 싫어했다. 결국 숙제 검사의 날은 다가왔고, 그때까지도 나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그날따라 선생님은 나를 가장 먼저 지목했고, 나는 꼼짝없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한국전쟁에 대해 발표를 해야만 했다. 숙제를 했다는 티를 내기 위해선
교동창들의 '카톡 채팅장'엔 다양한 삶이 살아있어...고등학교 동창생 스무 명 남짓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채팅창이 있다. 채팅창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잘 기억 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이끌림에 가입했고, 지금은 한 발짝 떨어져서 관람만 하는 형국이다. 졸업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나, 대부분 결혼도 하고 직장에서 자기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녀석들이다. 모든 집단처럼 대화를 이끌어가는 빅 마우스도 있고, 매번 새로운 이슈를 물어다 주는 충실한 전달자들도 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연예인 가십 기사, 인사치레 성 생일 축하
[청년칼럼=서은송]매미가 갓 울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노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편히 쉬고 있는데, 별안간 툭 하구 빗방울 하나가 이마에 내려앉았다. 비가 오나 싶어, 황급히 창문에 머리를 들이밀자, 이번에는 눈에 한 방울이 떨어졌다. 하늘은 몹시도 청량하고 뜨거운 햇살이 아스팔트 위를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도대체 이 빗방울은 무엇이란 말인가!15층의 아파트,11층에 살고 있는 나에게 용의자는 4개의 세대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 그런 소박한 재미의 화를 돋구다, 밥 먹으라는 소리에 금세 나의 화는 사그라들었다. 그러다 오늘이 왔다.
[ 오피니언타임스=하정훈] 아버지 생신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다. 결혼하기 전엔 아버지 생신이라고 서울에서 고향인 여수로 굳이 내려간 적은 없었다. 약간의 용돈을 계좌이체하고 가족 단체 카톡창에 아들로서의 도리적인 글을 남겨 좋은 아들로서 부모님에게 잘하는 아들로 스스로 믿고 지내왔다.< 우리는 각자의 상처를 가져....>결혼을 하고 나서 아내가 생기고 나서 아버지, 어머니 생신 때 거의 매번 내려가게 되었다.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다. 부모님은 며느리가 생긴 이후로, 뭔가 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꾸미시는 듯 했다. 달라진 분위기는 분명했
[오피니언타임스= 신명관] 얼마전 ‘남의집 프로젝트’라는 O2O(Oneline To Offline) 사이트를 발견해서, 이용해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내 집의 호스트가 되어서 게스트를 초대한 다음 일정량의 금액을 받는 시스템이다. 나는 초대한 손님들과 특정한 테마를 잡고 이야기를 하거나,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거나,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교육을 하면 된다. 이미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보여주고, 상대를 초대하고, 다같이 즐기는 중이었다. 수수료로 20%만 가져가는 이 플랫폼 시스템( 남의집 프로
[청년칼럼=석혜탁] 싱가포르는 600만이 안 되는 인구를 가진 도시국가다.중국계,말레이계,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이 싱가포르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중 중국계가 7 할이 넘고, 말레이계가 13%, 인도계가 9%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다양한 문화가 숨 쉬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각기 다른 매력적인 문화를 체험해 보자. ‘싱가포르 속 3개국(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여행’이라는 테마로 이채로운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싱가포르 속 중국, 차이나타운싱가포르의 웬만한 곳은 다 지하철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출국하기 전 한국에서 싱가포르
[청년칼럼=하정훈]계약직이 마무리 돼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실업급여는 그냥 주지 않는다. 적극적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지급된다.그러나 그것을 떠나 나도 안정적으로 직장에 귀속되고 싶다. 10년 넘게 무명 예술활동과 프리랜서로 일하다 30대 중반이 넘어 처음으로 계약직 일을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첫 직장같은 개념인데, 프리랜서 때와 비교해보면 좀 답답한 측면이 많았다.일단 자리에 박혀 9시부터 6시까지 일이 있든, 없든 앉아 있어야 하니 말이다. 시간을 때워야 하는 지루함이 있어 조금은 '때우는 태도', 즉 소극적
[청년칼럼=허서정]“백만 년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던 것이죠. 정말 멋진 얼룩 고양이였습니다.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습니다.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동화 《100만 번 산 고양이》는 이렇게 시작한다. 네버엔딩 코로나 여파로 우울하던 와중에 뜬금없이 이 책이 생각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어린 날 기억의 한 조각일 수도 있고 너무 별일 없이 사는 까닭에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떠올랐을
[청년칼럼=김연수]영화 은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큰 관심을 모았다. 보수적인 미국 방송국 폭스 기업에서 벌어진 실화 성희롱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실제 인물들의 싱크로율을 높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국내외 정치계, 예술계, 체육계 등에서 성희롱, 성폭행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폭로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 유명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 국내 여러 배우 등 연예계에서 높은 신임을 받던 유명인들과 관련된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이
[청년칼럼=한성규]잠잠해질만하면 여기서 터지고 잠잠해질만하니까 또 저기서 터진다. 이제 갈 때도 되었건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곁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여름이 되면 잠잠해질 것 같았지만 그것도 아니고, 나만 조심하면 될 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다.코로나에 붙은 숫자를 한글로 적어놓으니 욕 같다. '코로나씹구'가 유행함에 따라 대한민국에 전격적으로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이 전격적인 재택근무가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까발려 주었다. 우리 회사에 할 일 없고 쓸데없는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았
[청년칼럼=윤유진] "유토피아라는 단어에 항상 긍정적인 뜻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사회를 뜻하는 한편 희망 없는 비현실적 이상을 뜻하기도 하는 까닭이다. 토머스 모어가 1516년 발표한 에서 이 단어를 처음 사용했을 때 염두에 두었던 것도 아마 후자의 의미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어 ‘οὐ(없다)’와 ‘τόπος(장소)’를 합성한 이 단어는 ‘어디에도 없는 곳(nowhere)’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란 단어는 우리는 완벽한 사회를
[청년칼럼=김우성]“과외를 해볼까?”예전에 과외 잠깐 하다가 그만두었는데, 다시 시작해보기로 결심했다. 돈도 벌 수 있고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을 뿐더러 마침 여름방학이라 시간 여유도 많으니 안 할 이유는 없었다. 뭘 고민해, 당장 시작해야지!과외 모집 사이트에 나의 이력과 소개글을 올렸다.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회화를 가르친다며 나 자신을 홍보했다. 어느 학교에 다니고, 외국에서 얼마 동안 살았고, 어떤 경력이 있고, 과외 경험은 얼마나 되는지 언급했다.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무료로 시범수업 한 시간 해드립니다’.
[청년칼럼=고라니]결혼 직후 우리 부부는 한동안 대화가 없었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보낼 거라 선언했고, 우리가 계획했던 것들은 백지가 되었다.아내는 서울에, 나는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에 다닌다. 서로 직장이 멀어 결혼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오랜 고민 끝에 신혼집은 수도권에 구하기로 했다. 아내는 지옥철로 나는 통근버스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아내는 무더위에도 KF94 마스크를 꽁꽁 싸매고 지하철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나는 허리
[청년칼럼=하정훈]실.업.급.여! 실업을 당한 자들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위로의 급여를 제공한다...?아마 저 정의는 맞지 않을 것이다. 실업급여는 실직자들에게 실직상태의 어려움을 겪지않게 생활급여를 제공하고, 빨리 재구직할 수 있도록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나오는 급여라고...고용센터갔더니 설명하는 아저씨가 그랬다. 그렇군. 그런거였군. 근데 문제는 실업급여 한달 받아보니 구직하기 싫단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점이다.그냥 놀고 싶은 것이다.구직의 의욕을 꺾게 하는, 놀고 싶단 욕망은 인간에게 당연한 것인가?어제, 고
[청년칼럼=서은송]“사과 맛은 사과 속이 아니라 사과와의 접촉에 있다. 시 또한 오브제와 시인의 접촉에 있다”내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인 이경교 시인은 내게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속에 이 주제에 대한 답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데 앞서,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대상에 대한 무관심으로부터 시작하지만, 이는 곧 철학을 배제해서일 수도 있다.눈의 시력이 좋지 않아서 글자들이 잘 보이지가 않는데, 안경을 쓰지도 않고 책을 보는 행위는 ‘척’에만 불과한 것. 글을 잘 쓰는 행위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담론화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