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다~~~복더위를 피해 찾은 계곡물도 시원하지만 평상과 그늘막으로 뒤덮였던 계곡 안팎이 깔끔하게 정리돼 더 시원하다.서울근교 유명계곡들은 한때 가게 음식을 사먹지 않으면 계곡에 내려가기 조차 어려웠다. 자릿세 명목으로 도토리묵이나 파전,닭볶음탕 같은 걸 시켜먹어야 그나마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비싸도 울며겨자먹기로 사먹어야 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였는데,이제는 상전벽해가 된 것이다.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 계곡이다.행락객들도 요란하지 않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삼삼오오 앉아 담소하는 모습이다.이재
가지런히도 세워놨다. 보도블록 위에 잘 정돈돼 올려진 퀵보드들이 보기에도 좋다.길거리에 마구 잡이로 나뒹구는 퀵보드에 익숙해서인지 정렬해있는 모습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다.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하게 만드는 '쏜살 퀵보드'들이 여전하다. 그런 탓에 퀵보드 사고도 증가추세다.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운전면허를 가진 성인이나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가 있는 만 16세 이상만 탈 수 있다. 주행 시엔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하며, 한 대에 두명 이상이 타서도 안된다.안전수칙이 전보다 강화됐지만 사고와 사망자가 계속
[논객닷컴=동이] 코로나 기세가 꺾이자 관광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즈음 봄 꽃구경까지 겹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지나 유적지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위)은 강화도 고인돌 유적지를 찾았다가 만난 플래카드다. 관리소측이 관광객들의 취사행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그러나 취사금지를 당부(?)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고인돌 유적지내 곳곳에 있는 탁자와 의자에는 아예 앉지도 못하게 비닐테이프(사진 아래)를 둘러 쳐놓았다.탁자까지 점령해가며 취식하는 관람객을 막으려는 고육책이겠으되, 지나쳐 보인다.유적지를 찾는
전기는 여전히 씀씀이가 헤픈 공공재임에 틀림없다.저 육교(위 사진)의 조명등은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매일 저녁,1년 365일 어김없이 켜진다.횡단보도가 육교 옆에 있어 육교가 세워진 것도 의아하다. 육교도 그렇고,밤이면 휘황찬란하게 육교를 밝히는 조명도 불필요해보이는 까닭이다.이런 시설이 어디 이곳 뿐이랴. 도시마다 야경이랍시고 흥청망청 전기를 써대고 있는 현실.전기요금은 원가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때문에 한전으로선 전기를 팔수록 손해보는 '아이러니한 구조'다. 한전은 지난해에만 32조 6000억원의 적자를 냈다.올 1
“아줌마?~~~"수인분당선 열차에서 ‘아줌마’라고 불렀다며 흉기를 휘둘러 승객 3명을 다치게 한 여성이 22일 구속 기소됐다.가해여성은 "아줌마라고 한 말이 기분 나빠 그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아줌마’란 표현이 험한 말이 됐음을 보여준 사건이다.아줌마란 본래 친족어로 앗어머니(앗+어머니)에서 온 말이다.‘앗’은 씨앗할 때의 ‘앗’처럼 작다는 뜻. 애초 작은 어머니(작은 아버지의 부인)를 부르는 존칭어였고, 앗어머니>앗엄마>아점마>아줌마로 변해왔다.집성촌 씨족사회에선 가까운 친척들이 한동네에 살았기에 작은엄마(아줌마)들이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학폭을 주제로 한 K-pop 그룹 뉴이스트의 페이스(FACE) '커버댄스 Shorts 영상'이 요즘 뜨겁다.역동적인 리듬에 맞춰 춤추는 '챌린지 영상'이 유튜브에 줄지어 올라온다.역(逆)주행하는 뉴이스트 FACE란 이름으로...살펴보니 10여년 전(2012년)에 발표된 곡이다. 당시엔 이렇다 할 인기를 얻지 못했던 곡이었다는 설명과 함께...왜?묵직한 주제여서 탄력을 받지 못했던 걸까. 뉴이스트 그룹은 지난해 해체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체 뒤에 더 조명받는 모습이다. FACE 영상 조회수는 현재 1.3
[오피니언타임스= 동이 ]주말에 들른 서울 근교의 빵 카페.'빵 카페가 인기라고 하니, 좀 붐비겠지~’ 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아니었다. 말그대로 만원. 주차장도,카페 안 자리도 노소남녀 입추여지가 없었다.젊은 커플은 물론이고 아이 데리고 나온 부부,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대동한 3대 가족에 이르기 까지 나들이 양태도 다양했다. 근처의 다른 빵 카페 역시 마찬가지.언제 이렇게 까지 됐나,놀라웠다.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랄까.빵 카페가 가져온 이 신드롬이 반짝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였다.적어도 그 겉모습만으로는...이즈음 사람 좀
성남에서 70대와 40대 모녀가 생활고 끝에 극단선택을 했다는 소식이다.A4용지 두장 유서에 "폐를 끼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보증금으로 (밀린)월세를 처리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마지막 길을 떠났다. 그들이 살던 다가구주택은 18평에 보증금 500만원/월세 50만원 짜리였고...송파 반지하 세모녀,신촌 원룸모녀 사망 등등...이젠 새롭게 느껴지지도 않는 ‘생활고의 죽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언젠가는 뉴스로서의 생명력마저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그들 세상의 한편에선 잔치가 한창이다.이자 장사,기름 장사로 떼돈
[오피니언타임스= 심규진] 지금은 사라진 0교시 새벽등교도 이 악물고 참아냈던 학창시절.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간 대학은 마치 보물섬과 같았다. 따먹고 싶은 탐스러운 사과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왜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가지 직장을 선택해야할까’ 의구심도 잠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탐스러워보였던 대기업이라는 사과를 아사삭 깨물었다. 그러다 먹지 못한 푸른 사과, 새빨간 사과, 큼직한 사과가 저만치 달아났다. 미국에서의 라디오DJ, 스타트업 운영, 제주도 철밥통 인생, 어느 하나 놓치기 싫었던 그 많던 사과는 어디로 가버렸을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화장품 매장을 다녀왔다.화장품 매장이라고 하면 고급스럽고 깨끗한 이미지인데, 공병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뭔가 예사롭지 않다.매장의 이름도 이채롭다. ‘공병공간(空甁空間)’이다. 바닥, 벽면, 가구 등 이 공간의 약 70%는 재활용 공병으로 만들어졌다.자연주의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이 화장품 브랜드는 2003년부터 ‘공병수거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을 정도로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공병 수거를 환경단체가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에서 한다는 점이 신비롭게 다가왔다. 실제로 화장품 공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8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6세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안고 발을 내딛은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 평생을 몸 바쳐 일하겠노라며 동네방네 자랑했지만 재직기간은 겨우 4개월이었다. 명함의 로고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사직서를 내던졌다. 희망의 잔디에 썩은 꽃이 피어오를 때쯤, 두려웠지만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2011)』퇴사 후 만난
Ⓒ제주대학교 홈페이지[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인터넷을 하다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트에 접속하곤 한다. 이런저런 키워드를 포털에 검색하고, 눈에 유독 들어오는 링크를 클릭한다.그날도 그랬다. 중국 지역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관련 검색어를 부지런히 자판 위에 두들겼고, 어느새 필자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 한 국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됐다.그러다 동서양 비교사상, 중국정치사상 등을 세부전공으로 삼고 있는 고성빈 교수의 프로필을 접했다. 중국, 대만, 티베트 등 중화권 이슈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고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석혜탁 촬영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본 동상이다.거리를 지나치다 우연히 봤는데, 나중에 책에서 보니 이른바 ‘상인 선원 동상’이란다.직업만 유추가 가능하고, 특정 이름은 갖고 있지 않다.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사이 소련 시절 유행했던 옷차림을 한 이 이름 모를 인물에게 왠지 모르게 눈길이 오래 갔다.저 선원 아저씨와 악수하며 찍은 사진이 나와 그녀의 휴대전화 속에 고이 저장되어 있다.가끔 그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유명’과 대조되는 ‘무명’의 얼굴에 환하게 빛이 난다.이런 무명의 동상이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규진아, 아빠 발 좀 주물러 주라”학창시절, 아버지는 잠자리에 들기 전 종종 발 마사지를 주문했다. 두터운 굳은살을 뚫고 시원함을 전하기 위해서는 힘을 다해 주물러야 했다. 때때로 요상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일순간 숨을 참고 마사지사의 임무를 다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도대체 아버지는 왜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서야 당뇨병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아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발바닥이 저려오는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기사를 읽다 보면 자주 접하는 표현이 있다.너무도 쉽게 쓰이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관용어.스포츠, 정치 관련 기사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싸움’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승리와 패배가 분명하게 나뉘는 영역에서 유독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함을 은연 중에 강조하곤 한다.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작가 이기주는 이런 언어 사용에 반기를 든다. 그는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자신과의 살벌한 싸움보다는 자신
[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돼요." 너무 맞는 말이다. 때로는 감정보다도 오락가락 하게 되는 기분이 태도가 된다면 예측가능성으로 굴러가는 사회는 쉽게 무너져 앉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한 규칙을 이행하기에 너무나 어설프고 모자란 인간들이다. 감정은 때때로 나의 의식을 요리조리 비켜나며 비대해지고, 붉은 용암처럼 꾸덕꾸덕 흘러나온다. 따뜻한 불인줄 알고 자박자박 걸어 들어오던 사람들의 발이 버석하게 갈라져 버린다. 서로가 당황하고 두 눈길이 오갈 데 없다.정말 아무렇지도 않았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석혜탁 촬영키타가와 에미의 를 다시 폈다. 아래 문장과 조우한다. “회사원에 대한 동경 따위 없었다. 하지만 열을 올릴 만큼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어느새 주위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구직 활동에 애썼다.”요 근래 몇 년 사이에 발간된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식의 ‘유사성’을 느끼게 될 때마다 굉장히 곤혹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 동기’를 작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역이겠는가. 취준생 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다.“한 군데라도 더 많이, 조금이라도 더 유망한 기업에 선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카우스의 작품 ‘Passing Through’ Ⓒ석혜탁 촬영“예민하다고 자책하지 마.”외모는 ‘상남자’인데 스스로 예민하다는 것을 유별날 정도로 못마땅히 여기는 후배 D에게 한 말이다.그는 특히 자신이 ‘남자라서’ 예민한 것이 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예민함의 정도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과 시점에 따라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의 크기는 늘 다르다. 또 예민하든, 둔감하든 간에 이런 개인이 특질까지 성별과 연결을 짓는 것은 굉장히 촌스러운 작태다. 옳지 못하다, 문제가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4살 된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틈만 나면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밥은 잘먹을까' '응가는 잘했을까' '나쁜 친구는 없을까'걱정에 걱정이 더해진다. 그런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면 실내화를 신고 다니는데, 금요일이 되면 그 실내화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가 혼자말로 '실내화를 빨아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거룩한 임무를 가로챘다.'내가 하고 싶어. 내가 씻
Ⓒ석혜탁 촬영[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피곤해, 지친다.”이런 말을 나도 모르게 최근 들어 자주 내뱉곤 했던 것 같다.일을 하며 글을 쓰는 게 참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갔다. 욕심이 커지면서 보다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내게 글쓰기는 분명 ‘놀이’였다. 그래서 즐거웠던 것이다. 그런데 점점 ‘작업’의 이름으로 나를 짓눌렀다.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정신과 전문의 양찬순 박사의 글이다. “피곤하고 쉬고 싶을 때 자신에게 과감하게 휴식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호흡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