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상찮다. 관세폭탄을 주무기로, 각종 비관세 수입장벽을 보조무기로 사용하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경제규모 1, 2위를 차지하는 두 나라 사이의 마찰은 비단 두 나라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들과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여러 나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미국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겨냥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하자 중국이 즉각적으로 이에 대한 보복 관세를 물리기로 했고, 이에 미국은 다시 규모를 확대해 추가 상품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2. 노타모레와 부키의 탄생노트로 옮겨 간 요정들은 스스로를 노타모레라고 했다. 노트를 사랑하는(Amore) 요정이라는 뜻이다. 노타모레는 연한 감귤색의 피부와 녹색 기운이 감도는 긴 머리칼에 날개를 가졌다. 노트로 옮겨간 후부터 한 손에는 노트를, 다른 한 손에는 펜을 든 모습으로 변했는데, 점점 더 모습이 바뀌더니 왼쪽 눈은 예전과 다름없지만 오른쪽 눈에는 유선의 줄무늬가 또렷해져갔다. 노타모레는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았다. 다른 요정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는데, 그럴 때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귀를 기울이고는 했다. 똑 부러지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오피니언타임스=김인철] 25년 전인 1993년 문화유산 답사 열풍을 일으켰던 미술사학자 유홍준 씨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펴내면서 서문에 소개해 널리 알려진 글귀입니다. 조선 후기의 문장가 유한준(俞漢雋)이 남겼다는 이 명문을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데, 바로 이 땅의 풀과 나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꽃샘추위가 간간이 기승을 부렸다 한들 화창한 봄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산마다 골마다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고 매화, 산수유,
[오피니언타임스=유세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세계 경제를 짓눌렀었다. 그러나 지난 며칠 사이 이런 우려는 상당부분 진정됐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증시는 지난 10일 크게 상승했다. 무역전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기대 덕분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올해 중국 시장 개방
1. 위대한 나무의 죽음위대한 창조의 신 오딘의 이야기가 남아 있는 핀란드 북부 로바니에미 지역의 울창한 자작나무 숲에는, 높이를 알 수 없고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가늠할 수 없는 신성한 나무가 있었다. 신목의 나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사람들은 나무의 깊은 뿌리 끝에는 샘물이 있다고 믿었고, 이 물을 미미르(mimir)라고 불렀다. 미미르는 지혜와 기억의 샘물로 사람들은 미미르를 품은 신목을 ‘세계의 위대한 기억’이라고 부르며 공경했다. 이 위대한 기억의 나무에는 녹색 날개를 가진 작은 요정들이 살았다.13세기로 추정된다
노트의 요정저자: 써니(Sunny. H)캐릭터: 김 한제공: 7321디자인편집: 전종령 등장인물문지별명 노트꽁주. 이야기를 좋아하여 가방에는 시집이나 소설책 한 권쯤은 늘 들어 있었다. 대학교 독서와 사진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와 4년의 연애 끝에 졸업하자 결혼했다. 책과 노트밖에 몰랐던 문지는 가정생활에도 육아에도 항상 좌충우돌, 아등바등 했다. 그래서 문학책은 요리책으로, 노트하는 습관은 육아일기와 가계부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가슴 깊은 곳에 소녀시절의 열정을 가진, 이제 막 마흔 된 엄마이다. 주로 해외를 돌아다니며 사진작가로 활
[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집안 좋고 학벌 좋고 미모까지 갖춘 여성이 역시 비슷한 조건의 청년을 만났다. 서로 꿀릴 것도 없고, 마다할 이유도 없는 만남이니 곧 바로 혼담이 오갔고, 결혼 날짜를 잡은 청년은 여자 집을 왕래하기 시작했다. 뻔질나게 드나들던 어느 날, 청년은 여성의 집안에서 처음 보는 ‘이상한 생명체’를 보게 되었다. 뒤틀리고 웅크린 생명체는 중증 뇌성마비인 여인의 언니였다. 당황한 청년은 집으로 돌아가 엄마와 상의했다. 논의 끝에 그들은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했다.유전일지도 모른다며 2세 걱정을 하게 됐고, 그 자체로써 창
[오피니언타임스=써니] 온라인·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그러나 아주 좋았던 습관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노트하는 습관입니다.네이버 창에 ‘노트 습관’을 치면 이런 글들이 나옵니다.- 메모 습관의 힘- 미루기 습관은 한 권의 노트로 없앤다.- 엄친딸, 엄친아 되는 지름길~ 하루 10분 노트 습관!- 직장 생활을 변화시키는 노트 메모 습관- 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 등등이들은 그러나 역설적으로 요즘 사람들이 종이노트를 현저하게 안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안 하는 이유, 못하는 이유를 우리는 어느 정도 압니다.
[오피니언타임스=서석화] 그렇게 ‘환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지나가던 내 발걸음에 순간 ‘환하다’는 형용사가 정말, 환하게, 감겼다. 일행들에게 만개한 벚꽃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여주는 어떤 여자의 목소리. 심 봉사가 눈뜬 것만큼 환했다니, 기가 막혔다. 어떤 비유, 어떤 문학적 수사가 환하다는 표현을 그렇게 절창으로 뽑아낼 수 있을까?심 봉사는 우리 고전 의 주인공 심청의 아버지다. 아내가 죽자 무남독녀 심청을 젖동냥으로 키웠다. 심학규라는 본명이 있지만 앞을 보지 못해 심 봉사로 불린다. 심청은 자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게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볼 게 많아서 봄이라 했다죠. 텃밭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습니다.겨우내 땅속에서 음기를 충전한 풀씨들이 양기를 받아 텃밭 여기저기 하나 둘 고개를 내밉니다. 냉이는 이미 꽃을 피웠고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쑥들도 이름값 하듯 쑥~쑥~ 올라옵니다. 덤불 속에서 기지개를 한껏 켜고 있습니다. 어디서 날라왔는지 모를 화초들도 삐죽~ 솟아납니다. 텃밭농군들도 바빠질 때죠. 중부지방은 봄감자 심을 때가 꽉 됐습니다. 지난해 퇴비와 지렁이비료를 뿌리고 감자를 심어봤더니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은퇴하기 전에는 어쩌다 드물게 이용하던 대중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게 되면서 서울의 대중교통체계가 눈부시게 개선된 걸 보고 놀랍고 뿌듯하다.시내버스와 지하철의 연계성도 무척 좋아졌다. 특히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실시간 정보로 해당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마다 얼마 후 도착하며 자리에 여유가 있는지도 알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놀랍다.지난 겨울처럼 추울 때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추위를 피하는 시설까지 마련해놓은 강남의 어느 버스정류장을 지나치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좋아질지 궁금해지기도 했다.버스야
[오피니언타임스=황인선] 정치 쪽에서 일하는 후배와 저녁을 먹다가 당연히 미 투(me too) 이야기를 했다. 정치 분야뿐 아니라 국회, 언론, 종교, 학원가 등등. 그러다가 전문가의 가치 인정문제가 나왔다. 점점 강의, 심사, 크리에이티브 자문 또는 컨설팅 등 종사자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가치 인정이 턱없이 낮아서였다. 차마 말은 못하지만 이것이 또 다른 미 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보이지 않은면 가치가 아니다?내 책 의 ‘창맹(創盲)’ 파트에서도 다뤘지만 내가 알던 한 프랑스
[오피니언타임스=황진선] 권력 기관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는 것은 기대 밖의 일이다. 역사는 권력 기관이 개혁 요구에 저항해 왔음을 증명한다. 우리 검찰이 형사사법 절차에 관한 권한 가운데 일부를 스스로 내려놓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역시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지 않을까. 청와대와 법무부가 주도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문무일 검찰총장이 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얘기가 돈다고 한다. 개혁 반대 세력들의 ‘희망 사항’인지도 모르겠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요직을 지냈거나 공안을 전문 분야로 맡았다가, 문재인 정부
[오피니언타임스=서석화] 오늘, 오래된 질문이 발사된 총알처럼 생생하게 뜨거운 울림으로 가슴에 물음표를 꽂는다. 이미 수천 번 꽂혔고 그러다가 제풀에 삭아 넘어지기도 저절로 빠지기도 했던 마음의 소리다.시인으로 등단 후 장르를 넘나들며 이십 년 넘게 글을 써오면서 내가 얻은 것과 내게 남은 것, 그리고 나는 왜 글을 쓸까!꽃샘추위에 어깨와 등, 사이사이 시린 늑골을 두 팔로 감싸고 거실 창 앞에 쪼그려 앉아 거대한 레고 같은 앞 동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중이었다. 연 이틀 거대하게 불어대던 바람은 잦아든 듯했지만, 세상의 먼지와 소음이 다
[오피니언타임스=신세미] 근래 평생 가까이 하고픈 삶의 귀중한 동반을 만났다.오랜 세월 주변에서 많이 권하고 또 개인적으로 관심은 있었지만 그닥 가깝지 못했던 상대가 내 일상으로 들어섰다. 나의 새 친구란, 이즈음 하루의 주요 일과가 된 운동이다.지난 해 연말 즈음 탁구 강습을 받기 시작했고, 올 들어 2월 어느 날부터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서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고 있다. 탁구며 PT를 막 시작한 초보자로서 운동을 일상의 새 친구라고 소개하려니 좀 과하고 성급하다는 생각도 든다.사실 무언가 벼르고 시작했다가 작심삼일이 됐던 경험이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열풍이 뜨겁다. 도처에서 PC 오프제 도입을 공언하고, 주말 근무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한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의 육아휴직까지 보장한다고 나서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라이프’보다 소중한 게 또 어디 있으랴.며칠 전 여섯 명의 취업준비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그중 한 학생의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저는 주말 포함해서 매일 야근해도 좋으니 일단 어디든 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 성실하게 하루하
[오피니언타임스=김철웅] 클래식(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은 끝없이 교류해왔다. 음악비평가 최유준은 아예 둘 사이에 그어진 경계선을 지우고 그냥 ‘음악’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서구에서도 21세기 들어 ‘음악 이분법’의 신화는 해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 그 허구적 이분법을 넘어서’란 책에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큰 틀에서 보면 클래식이나 대중 음악이나 결국은 같은 음악 현상을 다루는 것 아닌가라고 필자는 속 편하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대중 음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게 클래식과 국악이라고. 이
전(前)과 후(後)의 기준이 되는 책평범한, 그래서 흔한 남자의 이름이다. 데미안은 미국식으로 하면 스미스이고, 한국식으로 하면 김철수이다. 그래서 한국 작가가 이러한 소설을 썼다면 이 될 것이다. 하지만 데미안은 전 세계 사람이 아는 이름이다. 소설 속 주인공 중에서 그 이름만으로 데미안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여자 중에서는 테스가 으뜸이다). 은 한국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계명작 베스트 3에 든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수억 권이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나의 독서는 데미안 전과
[오피니언타임스=이동순] 한국영화사(韓國映畵史)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줄줄 눈물을 쏟게 만들었던 가장 대표적인 비극배우는 누구였을까요?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함경도 함흥 출신의 배우 전옥(全玉, 본명 전덕례)이라 대답할 것입니다. 전옥도 ‘항구의 일야’, ‘눈 나리는 밤’ 등 비롯한 여러 악극과 영화에서 최루성(催淚性) 연기를 펼쳐 ‘눈물의 여왕’이라 이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옥 이전에 이미 원조 격 눈물의 여왕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경설(李景雪, 1912∼1934)입니다. 그러니까 전옥은 이경설 사후에 그녀의 역할을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이란에 한국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한국식 편의점 문화가 중동에 수출된 것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이란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도 호재다. 한국산 가전제품의 이란 현지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하고, 로만손 시계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T&G의 담배와 홍삼도 인기가 많다. 동부대우전자는 히잡이 훼손되지 않게 부드러운 세탁을 가능케 한 세탁기로 화제를 모았다. 코란에 나오는 히잡 세탁법 규율까지 참고했다. 자신의 물건에 타인이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하는 중동인의 특성을 간파해 자물쇠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