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소름이 돋네요...서로를 존중해주며 각자의 입장을 차근차근 말씀해주시는 데 양측 다 공감이 되고 한 국민으로서 20대 대학생으로서 어떻게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렇게 점잖고 건강한 토론이 앞으로 많아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훨씬 밝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홍 대표님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오늘 토론은 정말 감명 깊게 봤습니다...”‘홍카×레오’에 쏟아진 찬사와 비판지난 6월 3일 유튜브로 방송된 ‘홍카×레오’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혐오와 증오, 대립과
[논객칼럼=이상요] 1992년쯤이었던 것 같다. 동대구역 플랫폼에서 서울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 한 대학교 행사에서 특강을 마치고 귀경하는 길이었다. 한 사람이 지나가다 나를 보더니 반가운 듯 웃으며 다가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어떻게 여기 왔냐고 묻길래 이러저러해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도 대구에서 특강 마치고 귀경하는 길이라고 했다. 동대구역 플랫폼에서 만난 사람1990년에 ‘야합 거부한 젊은 의원들’이란 KBS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1990년은 당시 집권 여당인 민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누구나 SNS를 통해 즉각적이고 쉽게 정보를 퍼트릴 수 있는 시대다. 매스미디어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정보 유통 플랫폼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SNS 확산 이전 커뮤니케이션은 매스미디어나 홈페이지, 기관지와 사보 등에 의존했다. 불리한 내부 정보는 사전에 미디어를 통제해 ‘악성 정보’를 차단할 수 있었다. 이제 정보를 인위적으로 확산시킬 수는 있지만,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막막한 바다와 같은 온라인 공간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소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며칠 전 한 학생이 뜬금없이 연구실로 찾아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왔는데 영화평을 쓰겠다는 것이다. 감동을 가득 담은 얼굴 표정이었다. 학생이 쓴 글 ‘외로운 예술가가 폭발시킨 음악의 힘’은 영화평이라기보다 ‘퀸(Queen)’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찬사였다. 어쨌든 그 글은 모 신문에 실렸고, 다음 사이트에서는 인기 1위 글로까지 등극(?)했다. 해외 콘텐츠에 빠졌던 구세대와 한류 콘텐츠에 탐닉하는 신세대‘보헤미안 랩소디’는 70년대부터 활동했던 영국 락 밴드 퀸(Q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인터넷은 ‘괴물’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열린 ‘정보의 바다’였다가 누구든 익사시키는 ‘정보의 홍수’로 변하더니 이제는 약탈적 ‘괴물’이 되었다. 인터넷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인터넷 거대기업이 제어할 수 없는 제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기업들은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올리는 SNS와 호기심에서 검색하는 단어를 통해 먹이를 섭취한다. ‘괴물’의 먹이가 된 개인정보 빅데이터‘빅데이터’라 불리는 괴물의 사료는 이용자가 직접 입력하거나 부지불식간에 동의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개인이 자신의 필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지난 9월 18일, 문재인 정부 들어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평양에서 진행된 2박 3일간의 정상회담 주요 장면을 전 세계는 거의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북측은 실시간 중계를 위한 남측 중계차 반입과 위성송출을 허용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했다.전 세계로 실시간 송출된 남북정상회담 방송평양에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전송된 영상들은 한국 지상파 3사와 YTN·JTBC 등 케이블 및 종편방송, 중국 CCTV, 일본 NHK, 미국 CNN, 영국 BBC 등의 채널을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방송은 남북한이 심리적 동질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에 적합한 매체다. 지금까지 남북 정부는 방송을 상호비방적인 심리전 매체로 이용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를 맞이한 지금 방송은 남북간의 신뢰성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심리적, 문화적 동질감이 있어야 인적, 물적 교류도 원활해질 수 있다. 서독방송 시청을 사실상 허용한 동독정부동독정부는 분단 후 서독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했다. 서독방송이 사회주의 반대 선전매체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행정조직을 동원해 서독방송 수신을 감시하고, 서독방
#1.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36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23%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36개국 평균 43%의 절반 수준이다. 검열제도가 존재하는 말레이시아 29%, 정부와 언론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슬로바키아 27%보다도 낮다.#2. 한국의 언론자유도도 최악이다. “언론이 정치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응답은 36개국 평균 25%였지만 한국은 11%에 불과했다.#3. 한국은 세계 36개국 가운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비율이 가장 낮고, 검색엔진이나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이 가장 높다.#4. KBS 뉴스의 디
“귀하가 접속하려는 정보(사이트)에서 불법·유해 내용이 제공되고 있어 해당 정보(사이트)에 대한 접속이 차단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런 경고창이 뜨는 경우가 있다. 주 대상은 성인 사이트,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혐오감을 주는 사이트, 청소년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이트들이다. 그 외에도 국가 및 국민 모독과 훼손, 전복 등의 불온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나 테러단체 사이트, 개인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을 조장하는 사이트, 자살을 방조·교사 사이트, 도박이나 현금지불 강요 등의 영리목적 사이트, 불법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우리나라는 어느덧 봉건제 신분사회와 유사한 신분제 저성장 사회가 되고 말았다. 고도성장의 과실이 넓게 분배되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저성장으로 인한 한정된 과실을 불공정하게 나누어 갖는 구조가 고착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과실의 많은 부분을 기존의 소수 특권계층이 가져가고, 다수가 나머지를 나누어 갖는다.불편한 진실은 이것이 세대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윗세대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많은 기회와 부를 얻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러했듯이 이들은 부의 분배가 소수에게 집중되도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2006년 MBC 예능프로그램 에서 나경은 아나운서는 멤버들에게 문제를 내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목소리로만 출연해서 누구인지 신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목소리만 출연한 나경은 아나운서를 두고 멤버들이 누구냐고 묻자 나경은은 “사내방송입니다, MBC”라고 대답을 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니셜을 따 ‘마봉춘’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고, 메인 MC였던 유재석도 프로그램 진행 중에 “혹시 이름이 마봉춘?”이라고 질문하면서 MBC에게 마봉춘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유재석과 나경은은 그 후 부부가 되었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몇 년 전 북한산 둘레길이 완성될 무렵, 지인들과 둘레길을 완주해 보기로 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나는 북한산 등산을 몇 차례 하기는 했지만 전체를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둘레길을 완주하면 켜켜이 쌓여있는 서울의 역사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둘레길 1, 2 구간부터 시작했다.삼각산, 봉황각, 그리고 순국선열묘소들이 구간에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과 순국선열들의 묘소가 즐비했다. 3·1운동을 주도했던 의암 손병희 선생의 묘소와 3·1운동을 계획했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요]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구성과 함께 언론인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2008년 1월 1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인수위가 문화관광부에 공문을 보내 언론사 간부진은 물론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주, 산하 단체장 등 광범위한 대상을 조사대상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며 단독 입수한 정부 공문서를 공개했다. 인적 장악을 위한 준비였다.그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대통령의 멘토라 불렸던 최측근 최시중을 언론의 독립성 보장에 앞장서야 할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민주당이 방통위원 후보를 재공모키로 했다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 추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모양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을 방통위원 후보로 내정한 바 있다. 3월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홍 부위원장 후임을 채우기 위한 절차였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최 전 원장에 대한 추인을 보류했다.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장과 위원 1명, 여당이 추천하는 1명, 야당이 추천하는 2명을 대통령이 임명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추천 김재홍 부위원장과 대통령 지명 및 여당이었던 새누리
2008년 2월 MB 정권이 출범하고 시간이 흘러 유난히 더운 7월 무렵이다. 교양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있던 나는 오랜만에 서로 만나기 어려운 드라마 담당 프로듀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왔다. 모 본부장이 모처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나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로 갔다.프로듀서 직종이었던 나는 정책·조직·예산을 담당하던 KBS 기획팀장을 거쳐 프로그램 제작 담당인 ‘KBS스페셜’ 팀장으로 복귀해 재직하고 있었다. 사장-본부장-국장-부장-차장-직원으로 짜여있던 직제를 사장-본부장-팀장-직
19대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답을 찾느라 언론들은 분주하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신뢰도 95%에 오차 범위 얼마’ 하는 식으로 과학성과 합리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의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상반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여론조사와 선거 결과는 다르다작년 4.26 총선의 경우, 언론이 보도한 여론조사는 압도적인 여당 승리를 예측했다. 300석 중 200석까지도 휩쓸 것 같다는 정도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표정관리에 애를 먹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결과는 야당의 압도적 승리였고, 그 여
“대전은요?”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카터칼에 피습을 당했다. 병원에 입원했던 박 대표가 회복 후 가장 먼저 한 말이 “대전은요?”였다고 조선일보가 대서특필했다. 이 선거 여론조사에서 열세였던 한나라당 후보는 현역 시장인 상대 당 후보를 이겼다.1979년 10월 26일, 아버지의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도 “휴전선은요?”가 첫 말문이었다고 당시 언론은 전했다. “전방은요?” “휴전선은 괜찮습니까?” “전방은 이상 없습니까?” 등 언론사에 따라 했다는 말이 조금씩 다르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장면 1: 목동에서보도교양프로그램 심의를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입주하고 있는 목동 방송회관으로 화요일마다 간다. 이곳이 지난 1월 중순경부터 시끄러워졌다.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PC 보도를 조작했다며 이를 심의하라고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시위 때문이다. 이들은 한때 1층 로비도 점거했다가 물러나 지금은 건물 밖에서 시위 중이다. 목동 주민들도 조용하던 동네가 시끄러워지니까 신기하다고 한다. 경찰이 건물 출입을 통제해 드나들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는데 심의위가 임시출입증을 발급해줘 요즘은 사정이 나아졌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이 표류하고 있다. 작년 7월, 야3당 162명이 발의했던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등 4개 법안 개정안이다. 방송법은 KBS, 방송문화진흥회법은 MBC,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EBS의 이사 선출과 이사회 구성의 근거법이고, 방통위법은 이 모두와 관련이 있다. 여야 이사 비율 개선과 특별다수제 도입개정안은 여야 7대4 구조로 되어있는 KBS 이사회, 여야 6대3의 방문진 이사회, 여야 7대2의 EBS 이사회의 이사 수를 모두 13명으로 늘리고
“우리나라 재벌들은 기본적으로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일단 누구라도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그거를 확실히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말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는 그런 논리가 있습니다.” 세습권력, 재벌은 영원하다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주진형 한화증권 전 대표가 작심하고 재벌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재벌 총수 9명이 처음 증인으로 출석한 청문회를 온 국민이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전 고용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바로 뒤에 참고인으로 앉아 있었다. 국회의원은 재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