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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만해요?”“아뇨. 사실 X같은데요.”어머니의 말로는,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울음소리부터가 우렁찬 느낌은 없었고, 간신히 숨을 쉬면서 ‘애앵-’하는 느낌이었다나. 그래서 엄마 품에 오래 있지도 못한 채 나는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지금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진 않다. 작년, 폐기능 검사에서 62점이 나오자 서울대병원 교수님은 ‘사실 당장 입원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에요’라고 했으니까. 다만 몸이 낮은 폐기능에 익숙해져 가지고 본인 스스로는 심각성을 잘 못 느끼고 적응해버린 거라고.그래서 달리기는 평생
청년칼럼
신명관
2025.02.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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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신명관]작년에 한창 논란이었던 덮죽덮죽 사건에 대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백종원의 도움과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합쳐저, 포항의 한 음식점 사장님이 ‘덮죽’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돈에 눈이 먼 프랜차이즈 하나가 덮죽으로 프랜차이즈를 만든 뒤, 상표를 등록하고 그 덮죽과 관계가 있다는 듯이 장사했다. 다행히 외식 사업의 정점에 백종원이 있었고, 백종원은 해당 문제를 인식한 뒤 덮죽의 오리지널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데 힘쓰기로 했다. 2020년
청년칼럼
신명관
2021.01.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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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 = 칼럼니스트 신명관]작년 6월, 맨 처음에 출근할 때에는 어차피 사장님이 아내분과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주 3일 출근이었다. 8시간씩 일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근무도 해서 100만원 정도를 가져갔었다. 사장은 나와 꽤 오래 알고 지냈던 사이라서, 가게가 좀 더 안정화 되면 내게 맡긴 뒤 다른 가게 하나를 더 열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 제안이 퍽이나 좋아보였기에 별 생각없이 받았다. 그리고 7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순간부터 가게는 조금 어려워졌다.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불매운동이 터
청년칼럼
신명관
2020.12.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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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신명관]주문을 받아온 누나가 짜증을 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야끼니꾸(‘야끼’는 굽는 것을, ‘니꾸’는 고기를 뜻하는 일본어. 다시 말해 고기구이다)를 손님이 주문하는데 뭐냐고 물었다는 거다.단박에 귀찮은 진상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달랑 ‘야끼니꾸’라고만 메뉴판에 표기되어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겠지만, 우리는 옆에다가 메뉴에 대한 설명을 모두 집어넣은 상태였다. 고기 부위는 뭐고, 어떤 소스가 나오고,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까지.고기가 무슨 맛이냐고 물었다는데 애매하다. 삽겹살 구이는 무슨 맛이 납니까. 삼겹살
청년칼럼
신명관
2020.04.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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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OO입니다~ 오늘은 요리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건데요. 요리 잘하는 방법. 저도 참 궁금하네요. 그럼 여러분 안녕~”블로그가 만들어낸 폐혜를 극단적 사례로 만들어놓은 드립이 화제다. 제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뒤 막상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내용이 별 게 없다. 하지만 이미 클릭을 해버렸고 트래픽이 올라갔다면 포탈에서 계속해서 상위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블로그가 상위권에 노출되었단 사실 자체만으로는 솔직히 좋을 건 없다. 하지만 그 블로그가 광고를 받아 수입을 버는 공간이고, 왜곡된 정보로 혼란을 야기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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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관
2019.12.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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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메시지는 대통령님! 오로지 하나만 하시면 됩니다. AI. AI. AI.”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7월 청와대에서 한 말이다. 손정의는 국가 수뇌부들에게 자신의 안목을 믿고 AI에 투자해달라고 강조했다. 그가 아니더라도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나같이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외치고 있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은 머나먼 이야기 같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3년 전 전 세계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결투를 넘어, 지금은 스타크래프트에도 AI.
청년칼럼
신명관
2019.11.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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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신명관] 필자가 일했던 파스타집은 2층에 있었고, 그 아래로는 술을 같이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던 편이었다. 맨 왼쪽은 호프집 프랜차이즈가 치킨을 팔았고, 중간에는 간단한 안주와 같이 먹을 수 있는 맥주집 프랜차이즈로 메뉴에 치킨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20초를 걸어가면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문을 닫기는 했지만 개인 치킨집이 하나 더 있었다. 세 개 매장의 메뉴 중에 치즈와 감자튀김 등등도 겹친다는 사실이 있지만, 일단 넘어가자. 왜냐면 건물의 뒤편으로 가면 음식점이 또 있었으니까.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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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관
2019.09.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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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신명관] 배우 곽도원이 있다. 연극배우로만 14년을 활동하고, 말 그대로 배고픈 삶을 살다가 10년 전 즈음에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가수 현철이 있다. 내 세대가 아니라, 내 어머니 세대의 가수다. 1969년에 가요계를 데뷔했는데 83년에 트로트로 성향을 바꾸기 전까지 무명이자, 굶어야 했던 가수였다.코미디언 박나래가 있다. 12년정도의 무명이었다. 비호감 소리도 많이 듣고, ‘그렇게 하면 방송 못할 거’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트와이스의 멤버 지효는 연습생으로만 10년을 지냈다. 10살 남짓한 나이부터 학창시절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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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관
2019.09.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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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신명관] “나도 OO나 해볼까”라는 소리는 자신의 현 상황이 대체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대기업을 다니지만 미래가 불명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공사판에서 노동직을 담당하고 있어 힘에 부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하는 소리다. 그리고 ‘OO’은 주식이 되거나, 장사가 되거나, 사업이 되거나, 부동산, 혹여는 유튜브가 되기도 한다.다시 말해 그들은 직종 내지 환경의 전향을 희망하고, 자신의 현 상황에 불만족스러움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쪽이다. 음식점 하나 잘 해서 연 매출 10억원이 되었다는 사람, 주식투자 하
청년칼럼
신명관
2019.08.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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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신명관] SNS에서 한창 논란이 된 사진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차려준 아침상을 두고 네티즌들에게 어떤지 의견을 묻는 거였는데, 게시글을 올린 남자는 평범하다고 말했고, 여자친구는 수라상이라 했다고 한다. 나는 당연히 모든 댓글들이 여자의 편을 들어줄거라고 확신했다. 사진에는 데워진 햇반 두 개와 김치찌개, 떡갈비로 보이는 고기와 같이 튀긴걸로 보이는 마늘, 고등어구이, 계란말이, 김치 등이 놓여져 있었으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아니, 아침인데? 아침이라니까?요 근래 2
청년칼럼
신명관
2019.07.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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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나는 별일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장기하 - 별일 없이 산다3년간의 우울증이 끝났다. 16,17,18년도를 갉아먹었으니 길고도 길었다. 내가 요즘 행복하게 산다고 하면 다들 말한다. “니가 조교가 끝나서 그래.”그렇게 말하는 이유야 알고 있다. 나는 학사조교를 하는 1년 동안 정말로 힘들어했으니까. 학기 초에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벌어졌던 해프닝부터 시작해서, 복잡한 일이 벌어지자 “그럼 진즉에 처신을 잘했어야죠”라며 내게 따지던 여직원, 별 짓도 하지 않았는데 날
청년칼럼
신명관
2019.04.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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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신명관] 누군가가 나를 편하게 대해주는 것과, 그런 누군가가 내게 익숙해져버리는 것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 나는 상대방에게 정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란 ‘뻔하다’는 감정이 들 때라고 보는 편이다.이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나를 대할지. 어떻게 다른 사람을 대할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는 상대방에게 별 기대를 걸지 않는다. 그 와중에도 매일 마주쳐야 하는 상대방이라면 우리들은 그 사람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사람. 똑똑한 줄 알았더니 허당이네. 생각보다 게으르네. 옷
청년칼럼
신명관
2019.01.08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