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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일부역자에 토착왜구 자식이런가? 내게 인마살상용 짱돌을 던지시라.마치 친일 판정관인 듯한 소설가 조정래의 말에 따르면 내 아버지는 악질 친일파다.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 고향에서 소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일본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쳤으니 친일파요, 졸업 후 귀국해 조선총독부 공무원으로 일했으니 친일부역자다. 또한 해방 후 농업은행을 거쳐 재무부에서 평생 일하고 은퇴한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199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교활하게 숨어 있어 미처 척결하지 못한 토착왜구라는 거다.나는 아버지가 늘 자랑스러웠지만, 오래전에 돌아가
일반칼럼
안희진
2020.10.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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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칼럼=안희진]20여년 전쯤 됐으려나? 학생 때 KSCF(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라는 각 대학 기독학생회의 연합체에서 만났던 선후배, 동료 10명과 그들이 추천한 1명씩, 도합 20명이 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목사도 있고, 가톨릭 신부, 성공회 신부 등 네명의 교역자(敎役者)와 열여섯명의 평신도로 구성된 스터디그룹이자 실천모임이었다.1년이면 6월과 12월에 두 번 만난다. 매번 첫 번째 ‘의제’인 가 끝나면, 회원들이 준비한 에 관련된 발제를 듣고, 케이스 스터디와 실천방안
일반칼럼
안희진
2020.08.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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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칼럼=안희진]모 대학에 재직중인 A모 교수는 대학후배이자 신문사 후배다. 10년전 재직하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영국에 유학하여 ‘독일통일과 유럽사정’으로 학위를 취득하고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유럽전문가다. 그가 어제 전화했다. 가라앉고 그렁그렁한 목소리에 바튼 기침을 계속하길래 이상해서 물었다. 3주전쯤 아내와 예배당 예배를 함께 봤는데, 아내는 지난주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포항의료원에, 자신은 자가격리 중 확진을 받고 안동병원으로 후송 입원 중이란다. 1만여명 확진자가 내 가까이에도 있음을 새삼 깨닫고 더욱 사태의 심각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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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20.04.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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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칼럼=안희진] 해가 바뀌었다고 모두들 기뻐한 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새해가 되었다고 뭐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이 나라에 할 일이 태산 같고 우리의 갈 길도 아득히 먼데 말이다. 아마도 내게 할 힘이 남아 있고, 할 일이 있으며, 내 앞에 남은 날도 있고, 남은 일도 있으니 새날과 새해를 기뻐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이슬람 수피(회교의 신비주의)의 성자로 알려진 루미(Rumi)의 이야기다.어느 날 한 여인이 소년을 데리고 와서 루미에게 말했다.“루미 선생님, 이 아이가 설탕을 너무 많이 먹는데 아무리 타일러도 영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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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20.02.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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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오래 전부터 식자층이나 무식자층이나 가릴 것없이 우리 주변에서 “한국사람들은....”하면서 어떤 유형화를 꾀하려는 일들이 눈과 귀에 거슬린다. “한국사람의 분위기에는 은근과 끈기가 있다”든가, “한국 건축이나 예술이나 생활양식에는 곡선의 미가 많이 깃들어 있다” 정도는 뉘앙스도 내용도 나름 우호적이고 괜찮다. 그렇지만 때로는 매우 부정적으로, 심지어 ‘저런 한국인들과 같이 사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을 고약하게 특정짓고 묘한 근거까지 들이대며 거품을 무니 순박한 이들은 졸지에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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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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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어머니가 처음 앓아누웠던 1982년 즈음에 파주시 야동동에 있는 감리교묘지를 마련했다. 이곳에 어머니가 1988년에, 1994년에는 아버지가 차례로 묻혔고, 6.25 피난길에 돌아가신 할머니 묘도 1996년 수원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교회묘지라서 안심했던 묘원이 근처의 개발바람을 타고 '정체를 알 수없는' 사람들의 이권 다툼장이 되더니, 급기야는 묘지관리 주체가 바뀌기까지 했다. 아직까지는 별일이 없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부모님 묘지문제는 언제든 논의를 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현안이다.그러나 가부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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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10.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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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미국 사람들은 걸핏하면 고소하고 재판정으로 간다. 몇 년 전 통계에 따르면 주정부 법원에 나온 민사, 형사 사건 수가 무려 1억 건이 훨씬 넘는다. 이는 평균 성인 두명 중에 한 명이 재판을 한 셈이다. 모든 문제를 법률적으로 해석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이성적인 태도일지는 모르나 이렇게 너무 많으면 사회 발전에 저해가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미국은 가히 변호사의 천국이랄 수 있다. 이런 일로 먹고 사는 변호사가 100만명이 넘는다. 미국에는 변호사를 놀려대는 조크가 많아 이를 따로 ‘Lawyers Joke'라고 한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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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09.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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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었다. 한국장애인연맹(한국 DPI) 기획실장/국제위원을 겸했던 시절, 호주DPI에서 전문이 왔다. ‘한국개의 종류와 애완견 문화에 대해 알려 달라’고 했다. DPI(Disabled Persons' International)에서 난데없이 개종류? 애완견 문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진돗개, 삽살개, 풍산개는 물론, 똥개, 잡종개 등등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조사하여 전문을 보냈다.이틀 후 다시 전문이 왔다. 한국 개역사를 상세히 알려달라고 했다. 개역사? 개역사라니? 살큼 짜증이 일었지만, 국제회의 때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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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07.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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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칼럼=안희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임시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등 선거구 개편안이 장애인계를 비롯한 여러 직능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비례대표는 대부분의 선진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써 이를 통하여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소외계층 또는 특수계층을 대변할 수 있게 한 정치제도이다. 이 제도는 직능대표로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입법과 정책활동, 평가와 감시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재삼 강조할 필요없는 대의정치의 유용한, 검증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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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05.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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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칼럼=안희진] 벌써 오래 전 일이다. 집안 혼사 때문에 경상남도 거창에 갈 일이 생겼다. 1월 초순,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새벽. 첫차를 타려고 터미널광장으로 나갔다. 혼자 가는 길이라서 운전 자체가 망설여졌고 꽤나 장거리인데다가 혹시 빙판길이나 눈이라도 만날까 두려웠다. 기차는 직접 가는 노선이 없었고, 고속버스라면 안전하고 난방도 잘되리라는 생각에 망설임없이 고속버스를 택한 것이었다. 따스한 온기를 느끼면서 두터운 옷도 벗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창 밖을 보며 새벽여행의 낭만을 만끽하리라 생각하고 떠난 길이었다.여섯시 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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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9.03.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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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한때는 여행이 취미라고 말한 적도 있고, 음악감상이 취미였던 적도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낚시터에서 이어폰 꽂고 볼륨을 높여놓고 들으며 낚시를 하니... 따지고 보면 몇가지 취미를 집대성한 것이 낚시로써, 나의 취미생활은 결코 편향되지 않은 것이고, 그쯤이면 나로서는 취미로써 부족함이 없다. 이미 50년 가까이 된 취미이기 때문에 내가 낚시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는 사람도 없거니와 묻는다 해도 나 역시 대답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혹시라도 누가 물으면 어느 시인처럼 "그냥 웃지요"가 된다.골프가
일반칼럼
안희진
2019.02.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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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만일 우리가 주어진 운명을 미리 알 수 있어서 앞으로의 일을 대비할 수 있다면 세상 살기가 얼마나 수월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특히 내가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상당부분을 영어로 인해 고통받을 줄 알았더라면 학교 다닐 때 영어를 그토록 소홀을 넘어 미워할만큼 싫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영어의 기초를 다져야 할 중요한 시기에 영어는 물론 대부분의 공부를 제쳐 놓았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갑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기를 쓰고 공부했지만 특별한 효험을 보지는 못했다. 그런 벼락치기로 효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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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2018.12.3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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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weeks of Optimum Health)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앤드류 와일 박사는 그 책에서 정신적인 치유를 통해 몸의 건강을 회복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 어느 것도 접하지 말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소식에서 눈을 돌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공원 등을 찾아가서 자연의 기운을 몸속으로 받아들이라고 권유한다.예전에는 이름난 명승지를 찾아가는 것이 휴가를 잘 보내는 방법이었으나, 요즘은 전화도, 텔레비전도 없는
일반칼럼
안희진
2018.10.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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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안희진]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 피지의 수바(Suva)에서 열리는 DPI 리더십 트레이닝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후에도 태평양에 떠 있는 몇몇 섬나라를 가 볼 기회가 있었지만 처음이었던 그 때의 감흥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창조주의 절묘한 솜씨로 색칠해 놓은 듯한 그곳의 경치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열심히 카메라와 캠코더를 눌러댔다. 그러나 곧 그 현란한 풍경을 조그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남기려는 일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촬영을 포기하고 눈부신 남태평양의 아름다움을 그냥 즐기기로 했다.덕분에 비디오
일반칼럼
안희진
2018.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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