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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설 전날 성묘를 가다가 길 위의 맨홀에 걸려 차가 많이 부서졌다. 어머니 산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당한 사고라 당혹스럽고 화가 치밀었다. 성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견인차에 실려 가는, 나름대로 아끼던 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뒷머리가 뻣뻣해질 지경이었다. 이 때 옆에서 아내가 말했다.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한 어머니의 배려’였다고. 나는 비로소 숨을 쉴 수가 있었다.같은 사안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에 가깝다.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정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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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9.02.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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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2018년 10월 30일, 강호의 큰 별이 졌다. ‘영웅문’과 ‘녹정기’, ‘소오강호’ 등으로 전 세계 3억 명 이상의 가슴을 뛰게 했던 사람이다. 그의 무협소설 ‘천룡팔부’와 ‘설산비호’는 중국 고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사조영웅전’은 베이징 초등학생 필독 도서 명단에 포함되기도 하였다. 타이완에는 그의 소설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우리에게도 그는 1980년대 무협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사람이다. 그의 주요 작품인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영웅문 3부작’으로 번역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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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9.01.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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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남북의 정세가 극도로 흉흉하던 1994년, 나는 베이징에서 대 북한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당시 북한은 NPT(핵확산 금지조약)를 탈퇴하면서 핵개발을 공식화 했고 이에 미국이 이를 저지하면서 ‘영변 폭격설’ 등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승부는 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우리는 3개월을 굶어도 버틸 수 있다. 이미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 만나던 북측 파트너와 작금의 흉흉한 사태에 대해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가능하면 정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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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8.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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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얼마 전 북미 간에 세기의 협상이 진행됐다. 우리는 물론, 향후 동북아의 미래를 좌우할 이 협상의 진행과 결과의 추이에, 일본과 러시아 나아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리고 새삼 협상이라는 말이 언론을 중심으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중국 역사에 기록된 세기의 협상을 다시 살펴봤다.중국의 춘추 시대(BC 770~BC 403)에서 전국시대(BC 403~BC 221)로 넘어가는 역사적 모멘텀은 당시 중국 북쪽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던 진(晉)의 분열이다. 즉 범(范), 중행(中行), 지(知), 조(趙),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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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8.06.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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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사자성어 중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라는 이 고사는 중국 춘추 시대 사상가인 열자(列子)의 제자들이, 열자의 철학 사상을 기술한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실려 있다.어떤 일이던 간에 우직하게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라는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고사이다. 그러나 근자에 들어 이 말은 일의 효율성을 무시하는, 좋지 않은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무모한 고집과 집착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고생과 희생이 부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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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8.05.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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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새해를 맞아 산에 올랐다. 오를 땐 힘들어도 산 정상은 언제나 좋다. 눈 아래 풍경이 더 넓게, 더 멀리 보이기 때문이다.헬리콥터(Helicopter)는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직승기(直昇機)라고 부른다. 고정된 날개대신 로터(Roter)라고 부르는 회전 날개를 이용하여 양력을 얻는다고 한다. 밀림에서 길을 잃어 헤맬 때 헬리콥터를 타고 이륙하여 내려다보면 갈 길이 명확해진다. 높이 올라갈수록 그것은 더욱 뚜렷해진다. 올라가서 높이 보면 더욱 잘 보이는 것. 이를 두고 어떤 이는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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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8.01.0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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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인민대회당 중앙무대 제일 앞자리에 가로로 늘어서 앉은 42명의 주석단 상무위원석에는 놀랍게도 100세의 쑹핑(宋平)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리펑(李鵬·89), 주룽지(朱鎔基·89), 원자바오(溫家寶·75) 등 3명의 전 총리가 앉아 있었다. 상하이(上海)시 당 서기 출신의 장쩌민을 무사히 베이징의 권력 무대에 정착시킨 쩡칭훙(曾慶紅·78)을 비롯한 전직 상무위원급 원로들도 총출동했다.’2017년 10월18일 중국공산당 대표대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그동안 중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확신케 한 것은 절묘한 타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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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7.11.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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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2017년 가을이면 시진핑 2기 집권을 알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가 열린다. 벌써 언론에서는 중국 권력의 핵심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과 관련하여 각종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칠상팔하(七上八下)’‘능상능하(能上能下)’이다.‘칠상팔하’는 지도자의 나이제한을 67세면 유임하고, 68세면 은퇴한다는 공산당 내부의 불문율 같은 것이다. ‘능상능하’는 시진핑의 복심인 1948년 생 왕치산(王岐山)의 유임과 관련된 것으로 ‘칠상팔하’의 관례를 깨고 능력이 있으면 유임하고 능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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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7.08.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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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주재원으로 있을 때 북한 사업을 담당했던 필자는 당시 북한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았다. 가라오케도 곧잘 같이 가곤 했는데 그때 들은 북한 노래 중 ‘내 고향 내 능금 내가 따먹고’ ‘내 고향 내 부모 내가 모시는’ 이곳이 지상 천국이라는 가사를 기억한다. 많은 북한 노래들은 단조로 돼 있어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경향이 있다.필자의 고향은 시골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청운의 뜻을 품고 서울로 올라왔다. 객지는 언제나 낯설고 물설다. 말씨도 틀리고 있을 곳도 마땅치 않으며 언제나 따뜻하게 반겨주고 먹을 것 챙겨주는 부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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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7.02.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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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6세의 양치기 소년 다윗이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돌팔매로 물리쳤다는 이야기는 구약성서 사무엘서 상(上) 17장에 나오는 얘기이다. 상대도 안 되는 약자가 거대한 세력을 물리쳤을 때 우리는 이 얘기를 자주 인용한다. 오늘날 신체적, 환경적으로 열세인 사람들이 객관적인 불리함을 딛고 일어서게 하기 위한 동기 부여에도 요긴하게 활용된다.중국 역사에서 절대적인 불리함을 딛고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한(漢)의 유방(劉邦)이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를 물리친 ‘초한지쟁(楚漢之爭)’이다.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술이나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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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수
2016.12.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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